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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항마는 나야 나"…민주당 등에 업은 블룸버그
2018/10/11  17:42:22  매일경제

미국 10대 부호이자 전 뉴욕시장인 미디어그룹 블룸버그 창업자 마이클 블룸버그가 17년 만에 민주당원에 재가입하면서 사실상 2020년 대선 출마에 한발 다가섰다. 2020년 미국 대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블룸버그 전 시장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10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민주당원 등록서를 쓰는 사진을 올리고 "민주당이 현재 미국에 간절히 필요한 견제와 균형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판단돼 민주당원으로 등록하게 됐다"고 밝혔다.

젊은 시절 민주당원으로 지내다 2001년 공화당으로 당적을 바꿔 뉴욕시장에 당선된 지 17년 만이다. 그는 시장 재임 당시 2007년 공화당에서 탈당해 11년 동안 당적을 두지 않았다. 이달 초 민주당에 2000만달러(약 229억원)를 기부한 데 이어 곧바로 당원 가입 절차까지 마치며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미국 중간선거에서 본격적으로 '민주당 구원투수'로 나서겠다는 의사를 비쳤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이미 기부한 금액을 포함해 민주당이 승리하도록 돕기 위해 총 8000만달러(약 914억원)를 중간선거에 쏟아부을 예정이다. 이러한 블룸버그 전 시장의 행보는 2020년 차기 대선에 출마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블룸버그 전 시장이 2020년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지난달 NYT는 "과거 수차례 무소속 출마를 고려했던 블룸버그 전 시장이 2020년에는 기성 정당 후보로 출마해야 한다는 생각을 굳혔다"고 언급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인터뷰에서 "내가 모든 문제에서 민주당과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며 "아무튼 (대선에 출마한다면) 공화당으로 출마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민주당 역시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가 공식적인 행사에서 "블룸버그라는 이름은 '탁월함'과 동의어"라고 치켜세우는 등 그를 영입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나서 왔다.

민주당 입장에서 블룸버그 전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맞수'로 적합한 상대다. 금수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블룸버그 전 시장은 직장에서 해고된 이후 스스로 사업을 일궈 억만장자가 된 '자수성가형 사업가'다. 유제품 회사 경리사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존스홉킨스대에 이어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나와 1966년부터 증권회사 살로먼 브러더스의 증권거래 중개인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회사에서 전격 해고된 후 1982년 자신의 이름을 딴 블룸버그를 창업해 세계적 미디어그룹으로 키워냈다. 12년간의 뉴욕시장 재임 기간 중 절반 이상을 어느 당에도 소속되지 않은 채 초당적 시정 경험을 보여줬다는 점도 대권주자로서 경쟁력이 있다.

여기에 블룸버그 전 시장은 자타공인 '트럼프 저격수'다. 그는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 보호무역주의, 이민 정책 등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일방주의 노선에 비판적 입장을 취해 왔다. 한때 공화당이었던 블룸버그 전 시장이 민주당에 돈을 풀기 시작한 배경에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발심이 있다. 그가 중간선거에 8000만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이유는 "공화당이 지난 2년간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탈당 이후 정치적으로 중립적 모습을 보였던 그는 2016년 대선, 총선 때만 해도 균형을 맞춰 민주당·공화당 후보를 동시에 지원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블룸버그 본사에서 진행한 행사에서 "자유무역은 세계의 빈곤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면서 "워싱턴이 세계 자유무역의 큰 걸림돌이 됐다"고 직접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미국 사업가들은 중국과의 강한 비즈니스 관계를 지지한다"면서 "무역이 정치 때문에 위험에 처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를 고려했다 불출마를 선언한 이유 역시 '트럼프 후보를 막기 위해서'였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당시 블룸버그 칼럼인 '블룸버그 뷰'를 통해 "많은 미국인이 무소속 출마를 요구했고 신중하게 검토했지만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나의 선택이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후보(트럼프)가 선출되는 데 도움을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글을 올렸다. 자신이 출마하면 비슷한 성향인 힐러리 클린턴의 표를 잠식할 수 있고, 이로 인해 트럼프 또는 테드 크루즈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되는 원치 않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에 출마를 포기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실제 그가 대선에 당선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단 대통령으로 출마하기에는 너무 고령이라는 평가가 많다. 1942년생인 블룸버그 전 시장은 1946년생인 트럼프 대통령보다 네 살이나 많다. 대선 레이스가 펼쳐질 2020년에는 78세로, 역대 최고령으로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당선 당시 만 70세)보다 여덟 살이 더 많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과중한 일을 고령의 나이로 이겨낼 수 있겠느냐는 공격을 받았다.

블룸버그 전 시장이 직접 언급했듯이 모든 정치적 이슈에서 민주당과 궤를 같이하지 않는다는 점도 변수다. 그가 고액의 후원금 등 전방위로 민주당을 지원하고는 있지만 억만장자인 블룸버그 전 시장이 경제적 불평등 완화 등 진보적 입장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도 받는다.

NYT는 "블룸버그의 중도적 성향은 현재 민주당 활동 멤버들과 마찰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월가 규제를 반대하는 그의 견해 등에 대해서도 당내에서 반발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새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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