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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침이 모자람보다 낫다
2019/01/12  06:02:04  매일경제

[골프 오딧세이-13]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제자인 자공이 공자에게 "사(師·같은 제자 자장을 지칭)와 상(商·자하)은 어느 쪽이 어집니까" 하고 물었다. 공자는 "사는 지나치고 상은 미치지 못한다"고 답했다. 자공이 "그럼 사가 낫단 말씀입니까"라고 반문하자 공자는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過猶不及)"고 말했다.

골프는 논어와 다르다. 오히려 지나침이 모자람보다 낫다는 생각마저 든다. 티샷과 아이언샷, 그리고 퍼트 순으로 라운드를 하다보면 지나치지 못해 애를 먹을 때가 허다하다.

우선 성적을 잘 내려면 일단 티샷으로 공을 멀리 보내놓고 볼 일이다. 그래야 아이언으로 공을 그린에 올릴 확률이 높아져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아마추어는 아무리 아이언을 잘 다루더라도 7번보다 긴 클럽으론 온그린할 가능성이 낮다.

"파4홀에서 보통 9번 클럽 이하를 잡고 두 번째 샷을 하면 싱글 자격이 있다고 봐요. 이렇게 투온으로 잘하면 파, 못해도 보기를 번갈아 해야 80타 안으로 접어들 수 있죠."프로선수 최경주(49)가 싱글을 꿈꾸는 아마추어들을 위해 던진 팁이다. 그는 많은 아마추어들이 실제보다 공을 더 멀리 보낸다고 착각한다고 했다.

이런 착각은 가령 파4홀 250야드 지점에 넓고 긴 연못이 있는 것을 가정할 때 잘 알 수 있다. 평소 230야드 전후를 보내는 사람은 평소대로 풀스윙해도 무방한데 공이 물에 빠질까 불안해서 무의식적으로 스윙을 조절하게 된다. 이래서 실제로는 연못에 훨씬 못 미칠뿐더러 거리도 평소보다 덜 나온다.

드라이버로 보통 250야드를 날리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티샷할 때 이미 나도 모르게 맘속으로 거리 조절을 하기 때문에 대부분 공이 연못에 훨씬 못 미친다. 연못에 빠져도 무벌타라고 말해주면 그제서야 공이 빠지기도 한다. 심리가 비거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보여준다.

거리가 짧아 공을 연못 가까이 갖다놓지 못하면 두 번째 샷을 할 때 위기에 직면한다. 충분히 거리를 내야 연못을 넘겨 그린에 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때는 공을 멀리 보내려고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 결국 실패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이래서 아마추어들은 평소보다 거리를 더 낸다는 맘으로 티샷을 해야 실전에서는 자기 거리를 확보하게 된다고 골프 교습가들은 강조한다. 설령 공이 잘 맞아 해저드에 빠진다고 하더라도 1벌타를 먹고 해저드티에서 치는 것이 짧게 공을 보내놓고 두 번째 샷을 연못에 빠뜨리는 것보다 낫다.

차라리 티샷으로 공을 해저드에 빠뜨라는 것이 두 번째 샷으로 해저드에 빠뜨리는 것보다 유리하다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특별한 경우를 빼고는 티샷은 지나침이 모자람보다 낫다는 의미다.

두 번째 샷도 마찬가지다. 골프잡지인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아마추어는 두 번째 샷을 하면 70% 정도가 핀에 못 미친다고 한다. 핀까지 150야드 정도 남았다면 평소 아이언 8번으로 150야드를 보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실제 필드에서 8번 클럽을 잡으면 열에 일곱 번 정도는 핀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공이 잘 맞았을 때 비거리를 본인 평균 비거리로 착각한다는 것이다.

특히 티잉 박스에서 핀까지 150야드 포대그린(주위보다 높은 곳에 위치한 그린)에 공을 올릴 때 평소보다 한 클럽 정도 더 잡아 거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 포대그린이 많은 성남 남서울CC에서 열리는 매경오픈에서 2승을 올린 최상호(64)는 "우리나라 포대그린은 좁고 특히 앞핀이면 공이 굴러내려오기 때문에 비거리만 150야드를 날려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린 주변에 벙커가 있어도 마찬가지다. 교습가 임진한 씨에 따르면 벙커샷도 거리를 더 낸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아마추어들은 혹시 공을 더 멀리 보내버릴까 불안해서 클럽을 과감하게 휘두르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면 벙커 탈출에 실패하고 만다. 조금 더 보낸다고 생각하며 공격적인 샷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몇 년 전 우연한 기회에 프로골프 최나연 선수(32)와 용인 레이크사이드CC에서 라운드할 기회가 있었다. 공이 벙커에만 빠지면 울렁증이 생겨 번번이 탈출하는 데 실패했다. 딱하게 지켜보던 최 선수가 절대 공이 멀리 날아가지 않으니 클럽을 과감하게 공 앞 모래 속으로 내려치면서 끝까지 휘두르라고 조언했다. 그 이후로 벙커를 무서워하지 않고 때에 따라선 짧은 어프로치샷보다 벙커샷이 더 편해졌다.

그린에서야 말로 '지나침은 모자람보다 낫다'는 말이 진리다. 퍼트에서 지나침은 필수다. 골프 격언 '네버 업, 네버 인(Never up, Never in)'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골프 역사 이래 짧아서 공이 홀에 들어간 사례는 없다"는 말이 있다. 오죽하면 퍼트한 공이 홀에 미치지 못하면 벌금을 무는 내기 룰마저 생겨났을까. 퍼트가 홀에 못 미치면 속칭 새가슴이란 소리까지 듣는다. 이래서 프로선수들은 보통 홀까지 거리의 10% 정도 공을 더 멀리 보내는 연습을 한다고 한다.

홀인원도 같은 원리다. 짧아서는 결코 공을 홀에 넣을 수 없다. 핀을 보고 과감하게 샷을 하는 사람만이 홀인원의 영광을 얻을 수 있다. 홀인원 51회로 프로선수 최다 기록을 가진 맨실 데이비스도 좀 더 멀리 보낸다는 맘으로 핀을 향해 과감하게 공을 날려야 한다며 홀인원 비법을 소개한 바 있다.

새해다. 골퍼들도 더 도약하는 한 해를 꿈꾼다. 100타는 90타, 90타는 80타, 80타는 싱글의 꿈을 안고 출발한다. 올해는 버디도 많이 하고 홀인원의 부푼 꿈도 간직한다.

무엇보다 골프로 인해 우리 삶이 더 풍요로워졌으면 좋겠다. 친구, 직장인, 동호인, 그리고 가족끼리 골프를 하면서 심신을 달래고 평온을 찾아가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이런 소망들은 모자라지 않게 좀 더 가져도 좋을 듯하다. 이래서 추운 겨울도 견딜 만하다.

[정현권 골프 칼럼니스트·전 매일경제 스포츠레저부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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