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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th SRE][Issue]신용등급 트리거된 회계 개혁
2019/05/16  00:14:21  이데일리
- 新외감법 도입으로 재무제표 보는 눈 높아졌다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기업의 재무제표를 들여다보는 눈이 한층 까다로워졌다.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촉발된 회계 개혁이 외부감사 강화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재무제표의 주된 이용자인 크레딧 업계에서도 회계 문제는 항상 ‘뜨거운 감자’다. 새로운 회계기준이 속속 도입되면서 기업의 자산 적정성에도 영향이 불가피해 시장 주목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회계 개혁은 주기적 감사인 지정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신(新) 외감법’으로 대표된다. 외부감사인인 회계법인의 독립성을 높이고 책임을 강화해 기업의 회계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분식회계 사태 이후 금융위원회 주도로 회계제도 개선에 나섰고 2017년 회계개혁·선진화 3법 국회 통과로 본격화했다.

아시아나항공(종목홈)으로 대표되는 감사 대란지난해 신 외감법이 시행된 후 증시에서는 ‘감사 대란’이 벌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8 사업연도 재무제표를 작성한 상장사 중 33곳은 외부감사인으로부터 ‘한정’ 또는 ‘의견거절’이라는 감사의견을 받았다. 이는 전년대비 32%(8개)나 늘어난 수준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감사의견 비적정이 상장폐지 사유인 만큼 많은 기업들이 퇴출 위기에 몰린 상태다.

그간 감사보고서 제출은 중대한 회계기준 위반이 있지 않은 이상 큰 문제없이 넘어가는 ‘연례행사’로 여겨졌다. 그러나 감사인을 정부가 지정하게 되면서 이전 감사인들이 향후 문제 소지를 줄이기 위해 좀 더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게 됐다.

대기업도 예외가 아니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사업연도에 대해 외부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이 감사의견 ‘한정’을 내리면서 이슈가 됐다. 유가증권시장은 ‘한정’이 당장 상장폐지 사유가 아니지만 재무제표 신뢰성이 불거졌다. 신용등급 하향 압박까지 커지자 회사는 외부감사인이 요구하는 대로 대규모 부채를 추가로 인식한 후 재감사를 받아 ‘적정’을 받는 데 성공했다. 이로 인해 기업 재무제표는 크게 악화됐고 금호아시아나그룹 총수인 박삼구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퇴진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 사태는 크레딧 업계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컸다. 이미 수년전부터 신용평가시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과도한 부채와 유동성 저하 등에 대한 지적이 나왔지만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며 대응했다. 깐깐한 외부감사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기업 계속성 여부가 도마에 오르자 결국 회사는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처지가 됐다.

깐깐해진 외부감사…신용등급과도 직결외부감사 강화는 신용등급과도 직결된다. 재무제표에 나온 자본, 부채와 현금창출력 등이 신용등급을 결정짓는 주요 요소인데 이 정보 자체에 대한 신뢰를 떨어트리기 때문이다.

감사의견 ‘비적정’은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실제 한국신용평가 조사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해 2월말까지 ‘비적정’을 받은 회사 중 유효등급이 존재한 7곳은 모두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거나 와치리스트 하향검토 등록 또는 등급 전망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잘 알려진 사례는 대우조선해양이다. 이 회사는 2015년 대규모 손실 반영 이후 재무구조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태에서 2016년 반기 검토보고서에 대해 외부감사인이 ‘한정’ 표명했다. 이에 한신평도 회사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하향 조정했다. 이듬해까지 수차례 감사의견 ‘비적정’이 제시되고 재무 상태도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전환하면서 회사 신용등급은 ‘CC’까지 하락했다.

올해는 웅진그룹 계열사인 웅진에너지가 감사의견 ‘의견거절’을 받기도 했다. 앞서 시황 악화와 차입금 상환 부담 등으로 신용등급이 ‘B+’에서 ‘B-’로 낮아진 상태였는데 감사의견까지 받지 못하면서 결국 ‘CCC’로 하향 조정됐다.

신용평가사는 감사의견을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크레딧 이슈로 규정하고 있다. 한신평은 △고의에 의한 회계 부정 △외부감사인의 비적정 의견 표명 △전기오류 수정에 의한 재무제표 정정 공시 △회계 감리 결과 발표 등을 회계 이슈로 판단하고 있다.

재무상태에도 영향…기업·투자자 대응 필요
기업 재무상태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신한금융투자가 회사채를 발행한 200개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0.32% 증가에 그쳤다. 영업이익률은 같은기간 8.69%에서 8.32%로 0.37%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감사 기준이 깐깐해지면서 영업외손익이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판단이다. 2013년 이들 기업의 영업외손실은 5조2000억원 수준이었지만 2016년 8조2000억원으로 확대됐고 지난해도 8조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주 산업 부실에서 시작한 회계감사 기준 강화는 지난해 일반 제조업 영업외손실 확대로 연결됐다”며 “내년부터 감사인 지정이 시작되면 감사 리스크는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외부감사 강화 뿐 아니라 새로운 회계기준 변경도 중요 이슈다. 우선 올해부터는 리스 관련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16이 시행됐다. 새로운 회계기준에서는 운용리스를 활용하는 기업들이 재무제표에 부채로 인식토록 했다.

이 회계기준 변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은 비행기와 배를 리스해 운용하는 항공·선박이 대표로 꼽힌다. 항공 중에서는 운용리스 비중이 높은 아시아나항공과 저비용항공사(LCC)의 부채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장기 임차매장을 활용하는 유통업체도 영향이 클 전망이다.

내년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사들의 고민이 늘어나게 된다. 해당 회계기준은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닌 공정가치, 즉 시가로 평가토록 했다. 이렇게 되면 보험사의 부채 규모가 커져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 혼란을 우려해 올해에서 내년으로 도입이 1년 유예됐고 보험사들도 재무건전성을 방어하기 위한 전략이 한창이다.

일련의 회계 개혁이 당장 재무지표 저하와 신용등급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결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부 감사인의 의견에 따라 회사가 발행한 채권의 단기 가격 변동성은 존재한다”면서도 “중장기로는 감사 위험의 감소라는 점에서 재무제표 이용자인 투자자에게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29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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