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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으로 본 1979년생-불행하면 이혼 쿨하게~가사분담은 반반 재테크는 부동산으로…집·차 꼭 있어야
2019/07/12  09:01:04  매경ECONOMY
‘뉴포티’라 불리는 1979년생은 누구일까. 만으로 40세, 불혹(不惑)을 맞은 이들은 저항의 X세대와 변화의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 낀 세대다. 청년은 아니지만 중년이라기에는 서운하다. 공자는 불혹을 가리켜 ‘세상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나이라 했지만, 논어가 쓰여진 지 2500여년이 지났다. 인류 평균수명이 20세가 채 되지 않던 공자의 시대와는 달리 평균수명 82.7세 한국에서 마흔은 ‘제2의 사춘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79년생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정치적으로는 진보를 지향하지만 난민 수용에 대해서는 부정적이고, 결혼은 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지만 결혼생활이 불행하다면 과감하게 이혼을 택한다. 새로운 기술과 문화에 개방적이면서도 내 집과 자동차는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워라밸(일과 여가의 균형)’을 추구하는 이들은 경제적 안정과 가정의 화목에서 행복을 느낀다.

‘마흔앓이’에 시달리는 1979년생은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갈까. 매경이코노미는 그 속내를 들여다보기 위해 모바일 리서치 전문업체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1979년생 200명(남녀 각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정치적으로는 진보…계층갈등 심각▷과도한 사교육비·부실한 공교육 문제1979년생의 정치적 성향은 왼쪽을 가리킨다. 응답자의 16%가 자신을 진보, 28.5%가 중도진보라 답했다. 잘 모르겠다는 답변이 21.5%, 보수라고 생각한다는 사람은 2%에 불과했다. 이는 보수와 중도보수라는 답변이 각각 14%, 23%를 차지한 베이비붐 세대(1950~1964년생, 만 55~69세)나 ‘잘 모르겠다(41%)’라며 정치적 무관심을 드러낸 Z세대(1995~2004년생, 만 14~24세)와는 명확하게 구별되는 지점이다.

1979년생의 진보적 성향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우리나라의 경제적 불평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34.5%가 ‘매우 그렇다’, 52.5%가 ‘그렇다’고 답했다. 복지정책 강화에도 긍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지금보다 복지정책을 강화해야 한다’에 대해 22.5%가 ‘매우 그렇다’, 48%가 ‘그렇다’고 답해 70% 넘는 응답자가 지지를 보냈다.

1979년생은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계층 갈등을 꼽았다. 응답자의 58.5%가 경제적 양극화에 표를 던졌고, 그 뒤를 이어 보수-진보의 이념 갈등이 29.5%를 차지했다. 세대 갈등(9%)과 지역 갈등(3%)에 대한 우려는 비교적 낮았다.

그렇다고 1979년생이 모든 사안에 대해 진보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것은 아니다. 최근 이슈로 떠오른 외국인 이민자와 난민 수용에 대해서는 ‘국내 일자리 감소와 치안 우려 등으로 적극 반대한다(25%)’와 ‘다소 반대한다(25%)’가 50%로 ‘노동 인력 부족 해소와 문화 다양성을 위해 적극 찬성한다(8.5%)’와 ‘다소 찬성한다(22.5%)’를 크게 웃돌았다. 응답자의 19%는 ‘잘 모르겠다’고 중립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특히 남녀 간 시각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남성 응답자의 41%가 찬성, 44%가 반대로 미미한 격차를 보인 반면 여성은 반대 의견(56%)이 찬성(21%)을 압도했다.

학부형이거나 예비 학부형일 가능성이 높은 1979년생이 한국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을 엿보는 것도 재미있다. 한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을 묻는 질문(2개 선택)에 응답자의 75.5%가 ‘과도한 사교육비’를 꼽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9년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던 사교육비는 2015년부터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 지난해 무려 19조4852억원이 사교육에 사용됐다. 초등학교부터 대학 입학 전까지 자녀 한 명에게 들어가는 사교육비는 6000만원에 달한다.

‘수시로 바뀌는 교육제도(54%)’와 ‘부실한 공교육(38%)’을 고른 응답자도 적잖았다. 일관성 없는 교육정책을 펼치는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 밖에 ‘과도한 대학 진학률(19%)’을 지적하거나 ‘평등만을 강조하는 이념교육(8%)’ ‘평준화 중시(5.5%)’ 등 최근 불거진 초등학교 역사교과서 논란과 상산고의 자사고 취소 사태를 겨냥한 듯한 답변도 일부 표를 얻었다.

▶응답자 절반 이상이 ‘행복하다’▷개인생활 중시하는 ‘워라밸’ 추구1979년생은 결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하지 않는 것이 낫다(2.5%)’와 ‘꼭 하지 않아도 된다(38%)’는 응답을 합하면 40%가 넘지만, 그래도 ‘꼭 해야 한다(8.5%)’와 ‘그래도 하는 편이 낫다(46.5%)’고 긍정적인 의견을 밝힌 응답자가 더 많다. 이는 결혼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62.9%를 차지한 Z세대와 두드러지는 차이다. 다만 성별을 나눠 들여다보면 결혼에 대한 남녀 간 시각 차가 확실하다. 남성 응답자의 65%가 결혼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은 반면 여성 응답자는 절반이 결혼을 하지 않아도 되거나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답했다.

맞벌이가 일반화된 1979년생에게 결혼 후 동등한 가사분담은 당연한 일이다. 전체 응답자의 63%는 부부가 똑같이 가사를 분담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여성(67%)이 남성(59%)보다 다소 높게 나타나기는 했지만, 부부가 집안일을 공평하게 나눠야 한다는 생각이 대세임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응답자의 32.5%는 ‘분담하되 아내가 주로 해야 한다’고 답해 아직은 아내에게 주어지는 가사의 부담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생활이 행복하지 않다면? 1979년생은 결혼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만 불행한 결혼생활에 대해서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이혼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 응답자의 17.5%가 ‘매우 그렇다’, 41%가 ‘그렇다’고 답했다. ‘잘 모르겠다’가 20%로 답변을 유보했고 ‘그렇지 않다’와 ‘매우 그렇지 않다’는 각각 19%, 2.5%로 소수에 불과했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1979년생의 행복도는 어느 정도일까. 최근 ‘헬조선’ ‘망한민국’과 같은 자조 섞인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지만 1979년생들은 ‘대체로 행복한 편’이다.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0.5%가 ‘현재 행복하다’고 답했고 ‘행복하지 않다’고 말한 응답자는 19%에 그쳤다. 30.5%가 ‘잘 모르겠다’고 답한 것은 중년의 초입에서 마흔앓이를 하고 있는 1979년생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로 읽힌다.

1979년생이 고른 ‘행복을 결정하는 요인’을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가장 많은 응답자(34.5%)가 ‘가족의 화목’을 행복의 조건으로 꼽았고 ‘경제적 안정(23.5%)’이 그 뒤를 이었다. ‘신체적 건강(14.5%)’ ‘긍정적인 마음가짐(12%)’이라고 답한 사람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남녀를 불문하고 ‘자아 실현(6%)’이나 ‘직장이나 직업에 대한 만족감(4%)’이 행복을 결정한다고 말한 응답자가 거의 없었다는 점은 요즘 40대 초반 세대에게 사회적 성공이 갖는 의미가 상당 부분 퇴색됐음을 보여준다. 이는 최근 ‘워라밸’을 중시하는 세태를 반영한다고도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 워라밸에 관한 질문인 ‘직장생활보다는 개인생활이 더 중요하다’에서 응답자의 13%는 ‘매우 그렇다’를, 53.5%는 ‘그렇다’를 선택했다. ‘잘 모르겠다’가 13.5%를 차지했고 ‘그렇지 않다’는 20%에 불과했다. ‘매우 그렇지 않다’고 답한 응답자는 한 명도 없었다.

창업을 꿈꾸는 1979년생은 얼마나 될까. ‘창업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는 질문에 응답자의 13.5%가 ‘매우 그렇다’, 47.5%가 ‘그렇다’고 답해 전체의 60% 이상이 창업을 고민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데다 긴 노후를 대비해야 하는 1979년생의 고민이 반영된 결과라고 풀이된다.

▶온라인·모바일 쇼핑족이 대세▷재테크는 보수적으로…노후준비 열심과거에는 마흔이라 하면 꽉 막힌 중년의 이미지가 강했지만, 요즘 1979년생은 새로운 문화와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인다. 생애 소득이 정점을 찍는 40대 초반의 소비 패턴은 어떨까. 1979년생은 주로 이용하는 쇼핑 채널을 묻는 질문에 91.5%가 ‘쿠팡, G마켓 등 온라인(모바일) 쇼핑몰’이라고 답했다. 복수응답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이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활용해 쇼핑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대형마트’라 답한 응답자는 68%를 차지했다. 눈에 띄는 것은 주요 쇼핑 채널로 ‘편의점(35%)’을 꼽은 사람이 ‘백화점·복합쇼핑몰(28%)’보다 많았다는 점이다.

1979년생의 경제 관념에 대해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공유경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적잖은 1979년생이 내 집과 차는 필수라고 생각한다. 주택과 자동차 구매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3%가 ‘내 집과 자동차는 꼭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집은 꼭 있어야 한다’고 답한 사람은 22%, ‘집은 없어도 되지만 차는 꼭 있어야 한다’는 사람은 11.5%로 주거 안정성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함을 알 수 있다. ‘둘 다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고 답한 응답자는 13.5%다.

재테크에 있어서는 정치성향과는 달리 보수적인 모습을 보였다. ‘돈을 투자한다면 안정성보다는 다소 위험해도 수익성이 높은 쪽을 택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0.5%가 ‘그렇지 않다’고 말했고, 7.5%는 ‘매우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반면 ‘매우 그렇다’와 ‘그렇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각각 5%, 21%에 그친다.

대표적인 재테크 수단인 주식과 부동산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역시나 주식보다는 부동산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돈에 여유가 있다면 부동산보다는 주식에 투자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48%)’와 ‘매우 그렇지 않다(20.5%)’는 응답이 70%에 육박했다. ‘매우 그렇다’와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는 각각 3%, 15.5%에 불과했다. 최근 몇 년간 부동산 상승장을 몸으로 경험한 1979년생의 인식이 드러난 결과라고 해석된다.

1979년생의 노후준비는 얼마나 돼 있을까. ‘노후를 위해 경제적인 준비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매우 그렇다’와 ‘그렇다’라고 답한 사람은 각각 4.5%, 47%로 전체의 절반 이상은 노후준비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40대는 평균수명이 역사상 최초로 100세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은퇴 이후 40년 이상의 긴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것으로 그 어느 세대보다 노후준비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답자의 24.5%는 ‘그렇지 않다’, 4%는 ‘매우 그렇지 않다’고 답해 노후를 대비한 경제적 준비가 부실한 사람도 적잖았다. 고령화 시대 철저한 노후준비가 되지 않으면 장수는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 될 수 있다. 노후자금 확보를 위한 개인의 노력에 더해 정부의 노인복지정책 필요성이 읽히는 대목이다.

[류지민 기자 ryuna@mk.co.kr][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16호 (2019.07.10~2019.07.16일자) 기사입니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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