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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공간의 마법을 보여준,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
2019/08/14  06:02:01  이데일리
- 컬러· 흑백의 색채로 현실과 영화 표현
- 턴테이블· 카메라 렌즈 등 색다른 시도
- 관객 흥 돋우는 4인조 '엔젤' 히트 예감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의 한 장면. 작가 스타인(강홍석)이 사립탐정 스톤(테이)과 스톤의 조력자이자 비서인 울리(박혜나)가 등장하는 내용의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스타인이 있는 현실 세계는 컬러로, 스톤과 울리가 있는 영화속 세상은 흑백으로 표현했다(사진= 샘컴퍼니)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어디선가 본 듯한, 하지만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은 ‘익숙함 속 낯섦’으로 다가온다. 극중극(극 속의 극) 형태의 이 뮤지컬은 염세적인 사립탐정, 남자를 이용하는 팜므파탈, 그들을 둘러싼 살인사건 등 고전 탐정소설에서 무척 많이 본 스토리라인이 등장한다. 여기에 남자 주인공의 보이스 오버(전지적 시점) 나래이션, 어둠과 그림자를 표현한 무대는 영화 ‘씬시티’나 ‘탐정 홍길동’도 어렴풋이 떠오른다. 여러모로 친숙한 구도다.하지만 이 극은 다양한 시각적 요소로 익숙함을 지우고,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극중 영화와 현실로 이루어진 이중구조를 표현하기 위해 영화 속 세상을 흑백으로, 현실은 컬러로 색채 대비시켜 직관적으로 표현한 것이나, 영화 필름 롤을 상징하는 턴테이블 무대· 카메라 렌즈 조리개를 여닫는 세트 등 흥미로운 시각적 요소들은 압권이다. 감히 공간의 마법을 보여줬다고 할 만큼, ‘보는 맛’을 극대화한 작품이다.

청각적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막이 오르면 화려한 의상을 입은 재즈보컬 4명이 등장해 “아아아아~”하는 ‘스캣’(아무 뜻 없는 음절로 노래하는 재즈 창법)으로 귀를 홀린다. ‘엔젤’이라고 불리는 이들은 극이 끝날 땐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무대 위에서 다시 한 번 스캣으로 흥을 돋운다. ‘내 모든 숨결에’ ‘너 없인 난 안돼’ 등 재즈 선율의 넘버(삽입곡)들도 인상적이다. 김문정 음악감독이 이끄는 18인조 빅 밴드는 재즈, 블루스, 스윙 등을 자유자재로 풀어내 ‘듣는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의 한 장면. 극중 사립탐정 스톤(이지훈)이 헤어진 연인인 바비(리사)의 노래를 듣고 있다. 무대 뒷쪽에 김문정 음악감독이 이끄는 18인조 빅밴드의 연주 모습이 보인다(사진= 샘컴퍼니)
1940년대 화려한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당시 미국에서 유행했던 필름 누아르(어두운 범죄와 타락한 도시 세계를 그린 영화)를 표방하고 있다. 작가 스타인(최재림·강홍석), 그리고 그가 창조한 영화 시나리오 속 주인공 사립 탐정 스톤(이지훈·테이)이 대립과 갈등, 화해를 하며 극을 이끈다. 1989년 12월 브로드웨이 초연후 879회 공연하고, 1990년 토니어워즈 6개 부문· 드라마데스크상 8개 부문을 수상한 ‘검증받은 뮤지컬’이다. 미국적 정서가 많이 녹아있는 정통 누와르를 오경택 연출이 한국 정서에 맞게 잘 각색해냈다.

국내 초연인 걸 감안하면 완성도는 꽤 높다. 하지만 보완해야 할 점도 더러 눈에 띈다. 현실과 영화 세상을 오가는 배우들의 1인 2역 연기가 관객들 입장에서 혼란스러울 수 있다. 집중하고 봐도 간혹 극 전개를 따라가는데 애를 먹게 된다. 스토리라인을 좀 더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 현실보다 영화 속 세상에 너무 무게가 실린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영화 속 세상은 우리가 익히 아는 ‘사립탐정’과 ‘팜므파탈’의 뻔한 신파극이기에 다소 진부하게 느껴진다. 넘버도 더 늘려야 한다.

조금 다듬어야할 부분은 있어도, ‘시티 오브 엔젤’은 굉장히 매력적인 작품임에 틀림없다. 한국적 누와르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줬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평가받을 만한 ‘수작’이다. 최재림, 강홍석, 테이, 이지훈, 임기홍, 백주희, 리사, 방진의, 김경선, 박혜나 등 국내 정상급 배우들은 절대 관객들을 배신하지 않는다. 특히 극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4명의 재즈보컬(엔젤)은 ‘미친 존재감’으로 히트를 예감케 한다. 공연은 10월 20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다. 관람료는 6만~14만원.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의 한 장면. 막이 오르자마자 화려한 의상을 입은 4명의 재즈 보컬(엔젤)이 등장해 스캣으로 관객들의 흥을 돋운다(사진= 샘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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