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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24시] 포퓰리즘의 중독성
2019/08/15  00:05:05  매일경제

'나를 위해 울지 마세요, 아르헨티나'는 최근 국가 부도 공포에 빠진 부에노스아이레스(BSAS) 금융시장이 떠올릴 말일지도 모른다. 이 노래는 영화 겸 오페라 뮤지컬 에비타 대표곡이다.

에비타는 후안 페론 전 대통령 부인 에바의 애칭이다. 부부는 아르헨티나 포퓰리즘(인기에 연연해 선심성 정책을 남발하는 정치)의 원조 '페로니스모'를 탄생시켰다. 에바 페론은 태어난 지 올해로 100년인데 여전히 인기다. '키르치네리스모'는 페로니스모 계보를 잇는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은 죽은 에바의 뒤를 따르는 인물이다. 남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에 이어 집권해 부부 대통령으로서 '청년층 컴퓨터 무상 제공·가격 통제·민간기업 국영화'를 단행했다. 결국 '마이너스 성장·물가 통계 조작·비리 스캔들' 속에 정적(政敵)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에게 정권을 내줬다가 올해 대선에서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전 총리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출마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치러진 예비대선 결과는 키르치네리스모 진영의 압승이었다.

1970년대 페로니스모는 정치·경제 혼란과 쿠데타를 불렀다. 2000년대 키르치네리스모는 재정난과 가난, 살인적 물가 속에 자원 부국이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후보국이던 나라를 국제통화기금(IMF)의 혹독한 도움을 받아야 하는 신세로 만들었다.

마크리 대통령의 IMF식 신자유주의 긴축이 시민 삶을 팍팍하게 만든 것은 맞지만, 애초에 IMF 위기를 부른 건 포퓰리즘이다. BSAS 플로리다 거리 가판대는 '캄비오(환전)'를 외치는 암환전상의 이동식 금고이기도 하다. 눈치 보며 암시장을 드나들도록 시민을 구차하게 만든 것은 긴축에 앞선 포퓰리즘 정권의 무책임이다.

누군가는 민주주의라는 게 '달콤한 유혹' 포퓰리즘을 낳는다고 비난한다. 그렇지 않다. 철학자 칼 포퍼는 '삶이 문제 해결의 연속'이라고 했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민주주의는 사회가 폭력 없이 문제를 해결하게 하는 제도적 발판이다. 아르헨티나의 교훈은 민주주의 한계나 국민성을 비난하자는 것이 아니라, 실수의 역사를 배우고 민주주의를 이용해 더 나은 시장과 사회를 만들자는 데 있다.

[국제부 = 김인오 기자 mery@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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