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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요자 청약 기회 늘었다지만…집 사기는 더 어려워져(종합)
2019/08/28  13:45:46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현정부 들어 무주택자의 청약 기회가 늘어난 반면 실제 집을 구매하는 일은 더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가구 소득이 늘고 대출금리는 내려갔지만 정부의 규제로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든 데다 집값이 크게 오른 탓이다.


◆서울 주택구매력지수 2년여간 7.1포인트↓= 28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주택구매력지수(HAI)는 지난 6월 57.7을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64.8에서 2년여 만에 7.1포인트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의 경우 해당 지수가 같은 기간 55.1에서 43.6으로 11.6포인트 떨어졌다.


주택구매력지수는 중간 정도 소득을 가진 가구가 금융기관의 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수준의 주택을 구입한다고 가정할 때 현재 소득으로 대출 원리금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수치다. 통계청이 분기별로 발표하는 가계동향조사와 한국은행이 매달 내놓는 주택담보대출금리를 바탕으로 지수를 산출한다. 지수가 100을 넘어갈수록 집을 살 수 있는 능력이 커지고 100 아래로 내려가면 집을 사기가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특히 서울 강남권보다 강북권의 주택구매력지수 하락 폭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강북권 아파트의 주택구매력지수는 현정부 출범 이후 16.3포인트 하락한 데 비해 강남권은 9.5포인트 내린 것이다. 다만 지수 자체는 강남권이 지난 6월 기준 35.0으로 강북권(60.5)보다 크게 낮았다. 그만큼 강남권에 집을 사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수도권으로 범위를 넓혀 봐도 주택구매력지수는 현정부 출범 이후 4.2포인트 내렸다. 수도권 아파트는 9.0포인트 하락해 낙폭이 더 컸다.


이 기간 동안 중위가구 월소득이 395만원에서 419만원으로 24만원(6.25%) 늘었고, 주택담보대출금리는 3.26%에서 2.74%로 0.52%포인트 내린 점을 감안하면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집값이 많이 오른 셈이다. 실제 현정부 출범 이후 이달까지 서울 집값은 14.87% 뛰어다. 전국 평균(3.88%)의 4배에 달한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19.18% 치솟았다. 전국 평균(3.18%)의 6배다.




◆서울 주택구입잠재력지수 2년새 9.2포인트↓= 주택구입잠재력지수(HOI)도 하락했다. 서울 주택구입잠재력지수는 올 2분기 13.7로 2년 새 9.2포인트 내렸다. 주택구입잠재력지수는 연간 지출 가능한 주거비용과 주택담보대출금리 등을 감안해 아파트 총 재고량 대비 구입 가능한 아파트 재고량의 비율을 산출한 것이다.


서울의 경우 올 2분기 말 현재 아파트 총 재고량 138만8000가구(국민은행 시세 조사 대상) 가운데 구입 가능 물량은 19만가구에 그쳤다. 최근 2년간 서울 아파트 총 재고량이 4만1000가구(3.0%) 늘어난 반면 구입 가능 물량은 11만8000가구(38.4%) 급감했다. 서울의 경우 연간 지출 가능한 주거비용이 2017년 2분기 1730만원에서 올 2분기 1816만원으로 86만원(4.9%) 늘었고, 구입 가능한 주택가격도 같은 기간 3억6041만원에서 3억9029만원으로 2988만원(8.3%) 올라가긴 했지만 이로써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아파트값이 뛴 셈이다.


국민은행이 조사한 서울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은 현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6억635만원에서 이달 8억6245만원으로 2억5610만원(42.2%) 증가했다. 집값을 순서대로 쭉 나열했을 때 중앙에 위치하는 가격인 중위가격은 올 1월 표본이 개편되면서 가격 변동이 발생해 시계열로 비교할 때 증감 수치의 확대 및 축소가 발생할 수 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중위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대출 규제로 자금 마련 어려워= 현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크게 옥죈 점도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무주택자들의 청약 당첨 기회는 크게 늘었지만 정작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계약을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서울 민간 아파트 평균 초기 분양률은 올 2분기 91.3%를 기록했다. 이는 주택도시보증공사가 해당 통계치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3분기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전분기보다 6.1%포인트, 전년 동기보다 8.4%포인트 떨어졌다.


아파트 초기 분양률은 분양을 시작한 날부터 경과기간이 3개월 초과 6개월 이하인 30가구 이상 단지를 대상으로 전체 공급 물량(조합원 분양분 제외) 중 분양계약이 이뤄진 비중을 전수조사한 것이다. 지난 1분기에 분양을 시작한 단지가 2분기 집계 대상이 된다. 통상적으로 90% 후반대에서 100%를 오가는 서울의 민간 아파트 초기 분양률이 90% 초반대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분기에 분양한 서울 민간 아파트 13개 단지(총 1979가구)의 평균 청약경쟁률이 10.5 대 1에 달했고, 이 중 광진구 화양동 'e편한세상 광진그랜드파크'(4가구 미달 발생)를 제외하고 모두 1·2순위 청약이 마감된 점을 감안하면 대출 규제에 따른 주택 구매자금 부족 등으로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청약에서 무주택자 당첨 비율(특별공급 포함)은 8·2 부동산 대책이 나오기 전인 2017년 1월1일부터 같은 해 8월2일까지 74.2%였으나 신혼부부 특별공급 비율을 2배로 확대한 지난해 5월4일부터 올해 5월말까지는 97.2%로 확대됐다. 그만큼 실수요자들이 집을 살 수 있는 기회는 늘어났지만 정작 집을 살 수 있는 여건은 더 열악해지면서 정책 효과가 빛이 바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시장 관계자는 “지난해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주택구입자금대출 지원 수요가 늘어났다”며 “정부가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기회를 확대하고 있지만 대출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현금부자들에게 ‘과실’이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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