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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슈퍼인텔리전스와 거버넌스의 위기
2019/10/10  00:10:24  매일경제

"인간은 슈퍼인텔리전스가 만들어낸 시뮬레이(종목홈)션이다." 그런 '가설'을 주장해온 닉 보스트롬과 이번 세계지식포럼에서 '인공지능의 미래'를 주제로 세션을 진행했다. 물리학과 수학 천재인 그가 옥스퍼드대 철학과 교수가 된 이유는 '과학은 인간의 문제로 귀결된다'는 지론 때문인데 그래서 인공지능전략연구소와 더불어 '인간미래연구소(Future of Humanity Institute)'를 함께 이끌고 있다. 문과와 이과가 엄격히 차단된 한국으로선 상상하기 힘든 존재다.

#어쨌든 황당하게 들릴지도 모를 '인간 시뮬레이션' 가설을 잠시 따라가 보자.

그는 다음과 같은 단순한 세 가지 가설 중 하나는 참일 것이라는 논리를 편다.

첫째, 문명은 어떤 지점에서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해 사라지거나 정체한다.

둘째, 문명은 고도화되지만 인공지능 따위는 만들지 않는다.

셋째, 문명은 고도화되며 인공지능을 갈수록 발전시킨다.

보스트롬이 지지하는 가설은 세 번째로 그는 기술 발전의 폭발적 진행으로 인공지능이 인류를 넘어설 '초지능(슈퍼인텔리전스)' 시대에 다가서고 있다고 진단한다.

'특이점이 온다'의 저자 레이 커즈와일과 비슷한 시각인데 그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어느 '외부 세계(external world)'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초지능이 우리를 시뮬레이션하는 중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가상인지, 현실인지 '피조물'로서는 구분하기 어려운데 그렇다면 그 시뮬레이션의 '목적'은 무엇일까? 보스트롬은 "추측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가 게임이나 영화를 만들듯 초지능도 재미를 위해 그럴 수 있고, 혹은 더 나은 길을 만들기 위해 실험하는 것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믿는 신과 슈퍼인텔리전스의 차이는 무엇인가?' 필자의 우문에 그는 "그것이야말로 큰 질문(Big question)"이라며 "신은 물리학의 엔트로피 법칙을 초월한 불멸의 존재로 인식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보스트롬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 인공지능 연구를 계속하고 있는 이유는 포스트모던의 형이상학을 추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인간의 '지속성'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실존적 해답을 찾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는 교육 문제를 첫 번째로 꼽았다. 궁극적으로는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게 될 것에 대비해 삶의 의미를 찾고 자유롭게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새로운 교육 시스템을 창조해야 한다는 것이다(그에게 한국의 문과, 이과는 기괴한 칸막이다). 그는 또한 기술 혁신은 막을 수도 없고 막아서도 안 되는 만큼 '기본소득'과 같은 새로운 사회 안전망이 필요한데 이것이 자칫 정치인들의 복지 포퓰리즘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통치 능력, 즉 거버넌스를 향상시키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보스트롬의 얘기는 그러나 한국의 현주소에서는 초현실주의로 들릴 따름이다. 다가오는 미래를 사유하며 대비하기는커녕 '장관 인사 문제' 하나가 블랙홀처럼 온 나라를 집어삼킨 지 대체 몇 달째인가. 사람들이 연일 거리로, 광장으로 뛰쳐나오며 세력 대결을 벌이는데도 "국론 분열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국가 리더십은 또 무엇인가. 세계지식포럼에서 만난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역사학과 교수는 "광장의 정치가 무질서로 흘러가면 새로운 타워, 즉 위계적 정치로 대체되기 마련"이라고 갈파했다. 실로 거버넌스의 위기다.

[김상협 카이스트 지속발전연구센터장·우리들의 미래 이사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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