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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갯속 반포주공1단지-조합원 제명 운동까지…사업 장기화 불가피
2019/10/14  09:30:03  매경ECONOMY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불리며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이하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사업이 안갯속이다. 분양 신청을 두고 조합원 간 갈등이 발생하면서 소송전, 조합원 제명 운동 등이 이어졌고 당초 올해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진행하려던 주민 이주에 차질이 생기면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 사업은 기존 6층 이하 2120가구를 최고 35층 5388가구로 재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서울 강남권에서도 반포동, 반포동 내에서도 핵심 입지인 데다 일반분양 물량이 많아 사업성이 높은 편으로 알려졌다. 예상 사업비 10조원, 공사비 규모만 2조2000억원에 달해 1군 건설사들이 재건축 시공권 수주에 공을 들였던 단지기도 하다. 지난 2017년 현대건설이 GS건설과 치열한 경쟁 끝에 시공권을 따냈다. 같은 해 9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또 그다음 달인 10월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해 두 달 뒤인 12월 서초구청으로부터 인가를 받았다. 빠른 사업 추진 덕분에 지난해 1월 1일 이후 관리처분계획을 신청한 단지가 대상인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해 갔다.

순조로워 보이던 반포주공 1단지에서 잡음이 발생한 것은 지난해 1월부터다.

전체 조합원 2293명 중 10% 이상인 267명(이후 266명)이 분양 절차와 가구별 평형 배정에 문제가 있다며 ‘관리처분계획 총회 결의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전용 107㎡를 보유한 조합원이 ‘1+1’으로 2주택을 신청할 때 조합으로부터 전용 59㎡+135㎡는 신청할 수 없다고 안내받았으나 일부 세대에는 이를 승인해줘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전용 107㎡ 주택을 보유한 조합원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일부에게만 특혜를 제공했다는 취지다.

이에 법원(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은 지난 8월 16일 재건축 조합원 한 모 씨 등 266명이 조합을 상대로 낸 관리처분계획 총회 결의 무효확인 소송에 대해 “조합원 간 불균형을 초래한 관리처분계획은 취소돼야 한다”고 판결하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관리처분계획 일부만 취소해서는 문제를 바로잡기가 불가능해 전체를 취소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반포1단지 전용면적 106㎡ 38억원▷일부 조합원 소송에 이주 계획 차질조합은 즉각 반발하고 항소를 제기했다. 관리처분계획이 최종 무효화되면 관리계획 절차를 다시 받게 돼 반포주공 1단지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는다. 조합이 관리처분인가 효력을 유지하려면 원고 측에서 소송을 취하하거나 조합이 항소심에서 승소해야 하는 상황이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으로 조합원이 얻은 이익이 인근 집값 상승분과 비용 등을 빼고 1인당 평균 3000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 금액의 최고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2006년 처음 시행했다가 주택 시장이 침체됐다는 이유 등으로 2013~2017년 유예됐고 지난해 1월부터 다시 시행됐다. 업계에서는 반포주공 1단지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을 경우 조합원 1인당 부담금이 1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본다.

어쨌든 이번 소송으로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 사업은 막다른 길목에 부닥쳤다. 당장 올 10월 중 주민 이주를 계획했는데 관리처분계획이 취소되면서 당분간 이주가 어렵게 됐다. 조합은 올 10월부터 오는 3월까지 예정돼 있던 이주 일정을 2심 재판 결과가 나온 이후로 잠정 연기한 상태다.

또 조합원 일부는 최근 ‘관리처분계획 총회 결의 무효확인 소송’에 참여한 조합원 제명 등의 대책을 세우고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 정관상 전체 조합원 20%(459명)의 동의를 얻으면 총회에 제명 안건을 올려 소집을 요구할 수 있다. 현재 참여 조합원 수는 필요 인원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해당 조합원이 제명된다 해도 재건축 사업을 단기간에 재개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조합원 제명 안건을 담긴 총회 일정도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인 데다 항소심 판결 일정도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

또 원고 측 조합원이 재항소해 대법원까지 간다면 판결까지 이르는 데 최소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공산이 크다. 이 경우 재건축 일정은 더욱 늘어질 수밖에 없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만일 반포주공 1단지에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주민 간 갈등이 해결된다 하더라도 사업 추진이 쉽지 않다”며 “정부가 모든 투기과열지구를 분양가상한제 지역으로 지정한다면 이번 정부 내에서 정비사업 추진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반포주공 1단지에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적용되면 조합 1가구당 최대 10억원가량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는 만큼 조합과 소송에 참여한 조합원 간 합의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내놓는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조합이 대법원에서 승소한다는 보장도 없고 원고 측도 관리처분이 취소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담금을 떠안는 것을 원치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번 소송전이 계속 이어지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한다고 해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기다린다. 이 역시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 사업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포주공 1단지는 일반분양 물량이 많을 뿐 아니라 재건축 후 조합 1가구가 집 2채를 배정받을 수 있을 정도로 수익성이 큰 곳이었는데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일반분양 수익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당초 정부가 올 10월부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소급 적용을 제외해달라는 정비사업조합 측 요구가 거세지자 정부는 지난 10월 1일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단지에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6개월 유예해놓기는 했다. 이에 따라 재건축·재개발 추진 단지의 분양 일정이 앞당겨질 여지가 어느 정도 생겼다.

일례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의 분양가 문제로 일반분양이 중단됐던 세운3구역 등 세운재정비촉진지구도 내년 4월 안에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면 분양가상한제 대상에서는 제외된다. 신반포3차·경남 재건축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도 상한제를 피해 갈 길이 열린 만큼 분양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포주공 1단지는 조합원 소송과 이주 중단 등의 이유로 내년 4월 분양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관리처분인가가 취소로 확정되면 정비계획 허가 승인에 8개월 이상이 걸리고, 조합이 승소해 분양가상한제를 피하더라도 HUG의 분양가 통제 문턱도 넘어야 하는 과제도 남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반포주공 1단지에서 전용 140㎡가 지난 9월 9일 41억8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최고가는 아니지만 대형 평수치고 5월(41억7500만원), 7월(43억원)에 거쳐 꾸준히 거래가 이뤄지는 편이다.

거래가 가장 잦은 전용 106㎡는 지난 8월 38억원에 주인이 바뀌었다. 3.3㎡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1억원이 넘는다. 반포주공 1단지 전용 106㎡를 보유하면 전용 59㎡와 전용 84㎡를 각각 한 채씩 분양받고 6550만원가량을 돌려받을 수 있다. 전용 59㎡만 두 채 받을 경우 환급금은 4억5000만원 이상으로 대폭 늘어난다. 반포주공 1단지와 가까운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59㎡는 최근 21억~23억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정다운 기자 jeongdw@mk.co.kr][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28호 (2019.10.09~2019.10.15일자) 기사입니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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