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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진단 불허에 시끄러운 올림픽선수촌-정밀안전진단 C등급…재건축 무기한 연기
2019/10/21  10:24:22  매경ECONOMY
서울 재건축 시장 ‘잠룡’으로 꼽히던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이하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차질이 생겼다. 첫 관문인 정밀안전진단 통과에 실패하면서 사업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림픽선수촌은 지난해 3월 정부의 안전진단 규제 강화 이후 처음으로 안전진단을 시도한 단지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양천구 목동신시가지나 마포구 성산시영 등은 올림픽선수촌의 정밀안전진단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하지만 올림픽선수촌이 정밀안전진단 통과에 실패하면서 다른 재건축 초기 단지도 사업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안전진단 세부 결과에 대해 ‘올림픽선수촌 재건축사업추진단(이하 올재모)’은 “석연찮은 부분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올림픽선수촌은 어떤 단지?▷5500가구, 2만명이 거주하는 대단지올림픽선수촌아파트는 1988년 지을 때부터 화제를 모았다. 당시 흔치 않던 국제현상공모 방식을 채택했다. 국내 건축가 30명 등을 포함해 총 39개 작품이 출품될 정도로 관심이 컸다. 단지 면적은 약 50만㎡에 이르지만 용적률은 137%에 불과하고 가구별 대지지분이 다른 곳과 비교해 크게 넓어 재건축 기대주로 주목을 받아왔다.

지난해 재건축 연한이 지나자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정밀안전진단 비용을 모금하기 시작했다. 총 3억원의 돈을 모아 올해 1월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했다. 송파구청은 5월부터 본격적인 안전진단 검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10월 15일 송파구는 “정밀안전진단 결과 C등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밀안전진단 결과에서는 D·E등급을 받아야 재건축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C등급을 받은 올림픽선수촌은 당분간 재건축 진행이 어렵게 됐다.

이번 결정은 결국 정부가 안전진단 평가 항목별 가중치에서 ‘구조 안전성’ 비중을 20%에서 50%로 상향 조정한 영향이 컸다. 국토부는 재건축 단지 가격이 급등하자 지난해 3월 안전진단 기준 강화를 골자로 한 재건축 규제 정책을 발표했다. 이 규제로 인해 재건축 사업 초기 단지들은 D등급(조건부 승인)을 받더라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공공기관에서 적정성 검토를 거쳐야 한다.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안전진단 종합평가표에 따르면 주거환경(D), 건축마감·설비노후도(D), 비용분석(E)에서 기준을 통과했다. 하지만 구조 안전성 부문에서 ‘B등급’을 받으면서 최종 C등급으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구조 안전성 분야에서 B등급이 나오면서 결과적으로 합계 환산치가 C등급이 됐다”고 설명했다.

올재모는 즉각 반발하는 분위기다. 올재모에 따르면 현재 이 단지는 스프링클러(자동 소화 설비) 노후화로 물이 새고 천장과 외벽 균열, 콘크리트 노출 등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올림픽선수촌이 구조 안전성 부문에서 받은 점수는 81.9점이다. 이 점수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가능한 점수다. 유상근 올재모 단장은 “올림픽선수촌 저층 부분은 단배근(하나의 철근)으로 지었다”며 “최근 10년 이내 짓는 다세대주택에서조차 ‘단배근’이 아닌 ‘복배근’을 사용하는데 단배근을 사용한 올림픽선수촌이 구조 안전성 측면에서 괜찮은 것인지 묻고 싶다”고 반박했다.

▶후폭풍은 어떻게▷목동 ‘우리는 괜찮다’지만올림픽선수촌이 안전진단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준공 30년이 지난 다른 재건축 단지에도 영향이 적잖을 전망이다. 올림픽선수촌 외에도 지난 10월 14일 노원구 월계동의 ‘미륭·미성·삼호3차(미·미·삼)’ 아파트 역시 C등급을 받았다. 이 단지는 1986년 입주해 재건축 가능 연한인 30년을 진작 넘어섰지만 사업 초기부터 흔들리게 됐다.

올림픽선수촌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다른 단지들도 급격히 긴장하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단지가 바로 목동신시가지와 성산시영아파트, 광장극동아파트 등이다. 모두 입지나 학군 등이 탁월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목동신시가지는 6·9·13단지가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했으며 5단지 등은 연구용역을 위한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성산시영 역시 지난 7월 정밀안전진단 연구용역을 발주해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업계 평가는 냉담하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대규모 재건축을 허가하면 시장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 평가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다른 단지 역시 올림픽선수촌과 진단 결과가 비슷하게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 재건축 사업이 극도로 위축되면서 자칫 공급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여기저기서 제기된다. 현재 서울은 정비사업을 제외하면 새 아파트를 공급할 만한 부지가 마땅찮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활, 안전진단 강화, 분양가상한제 확대 등 ‘재건축 규제 3종 세트’로 인해 새 아파트 공급이 줄어 기존 신축 아파트 가격만 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올림픽선수촌이 안전진단 통과에 실패한 것은 전반적인 서울 재건축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분양가상한제 시행에 이어 안전진단 통과 실패로 재건축 초기 단지 시세가 약간 조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강승태 기자 kangst@mk.co.kr][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30호 (2019.10.23~2019.10.29일자) 기사입니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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