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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사고·외고 일괄폐지, 교육선택권 이렇게 박탈해도 되나
2019/11/08  00:03:32  매일경제
교육부가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를 2025년 일제히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했다. 자사고·외고 등이 설립 취지와 달리 입시 위주 교육으로 치우치고 사교육을 심화시키는 등 불평등을 유발했다는 것이 이유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폐지가 아니라 일반고화"라고 했지만 고교 유형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다. 이들 특수목적고는 1974년 고교평준화 시행 이후 교육의 하향 평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보완책으로 등장했다. 영재고와 과학고는 존치되지만 외고는 33년 만에, 국제고는 27년 만에, 자사고는 24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는 점에서 사실상 '제2의 고교평준화'다.

20~30년 이어져온 교육의 큰 틀을 바꾸는 작업은 이렇게 일방통행식으로 밀어붙일 일이 아니다. 교육부는 5년마다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실시하고 선별적·단계적으로 일반고 전환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올해 지정취소 결정에 소송이 빗발치자 공론화 절차도 없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전면 폐지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교육부가 최근 13개 대학 학생부종합전형 실태조사를 통해 자사고·외고 출신들의 대학 합격률이 높다는 결론을 내놓은 것도 고교 서열화를 부각시켜 자사고·외고 폐지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평등교육을 내세워 학생들의 학교 선택권을 박탈하고 수월성 교육을 포기하는 데 대한 반발이 적지 않다.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창의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를 원하고 있다. 미래 인재를 키우기 위해 만들었던 특목고를 한방에 없애고 획일적인 평등교육으로 돌아가는 것은 퇴보다. 서울 곳곳에 산재해 있는 자사고·외고가 사라지면 '강남8학군' 부활로 집값 상승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 자사고·외고 등으로 학생이 몰리는 것은 일반고보다 나은 면학 분위기 때문이었다. 자사고·외고 폐지에 매달리기보다는 황폐화된 일반고를 살리는 대책이 더 절실한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시행령 개정이라는 절차로 국가 교육체계를 뒤흔드는 것은 불합리하다. 실행 시기가 차기 정부이다 보니 또 시행령을 개정해 바뀔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백년대계인 교육은 5년짜리 정권의 입맛대로 손바닥 뒤집듯이 해선 안 된다. 자사고·외고 폐지는 더 신중하게 재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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