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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16일 개봉작 `신의 은총으로`, 회개·용서보다 처벌이 더 중요하다
2020/01/15  13:46:11  매일경제

회개는 옵션이다. 가해자의 진심 어린 반성은 바람직하지만, 언제나 처벌이 선행됐을 때 이야기다. 그것은 몇 가지 이유 때문인데 일단 인류는 아직 진정성을 측정할 도구를 발명하지 못했다. 둘째로 진정성이 입증된다고 한들 회개로는 우리가 맺어둔 '사회계약'을 충족하지 못한다. 다시 말해 '범죄를 저지르면 처벌을 받는다'는 조건문에 예외를 만들게 됐을 때, 처벌을 받은 이와 아닌 자 사이에 불공평이 발생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건 향후 비슷한 범죄를 저지를 사람들이 본인도 예외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한다는 것이다.


'신의 은총으로'는 신의 은총을 입든 말든 그건 개인적으로 하도록 내버려두고, 중범죄를 저질렀으면 감옥에 보내자는 메시지를 담은 영화다. 이야기는 사회적으로 선망되는 일자리와 화목한 가정을 갖추는 데 성공한 중년의 남자 알렉상드르 게렝에게서 시작한다. 알렉상드르는 자신을 어린 시절 성적으로 착취한 프레나 신부가 여전히 아이들을 양육하는 직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공포에 빠지게 된다.



이 문제를 교회 차원에서 해결하고 싶었던 그는 교회엔 해결의지가 없음을 발견하고 2차로 충격을 받는다. "누구도 그 행위의 결과로 고통 받으면 안 된다" "교회가 입은 상처를 치유하길 원한다"는 등의 발언에서 피해자인 그가 입은 고통과 상처는 배제돼 있다. 심지어 그는 프레나 신부와 손을 잡고 주기도문을 외워야 하는 상황에까지 처한다.

그래서 고소하기로 결정한다. 그의 용기는 다른 피해자에게 용기를 북돋고, 피해자 연대 모임인 '라 파롤 리베레'가 결성되기에 이른다. 가해자 프레나 신부뿐만 아니라 범죄를 알고도 묵인한 추기경과 교회를 상대로 한 싸움을 펼친다.



물론 한 단체로 모였다고 해서 모두 같은 생각을 지닌 건 아니다. 피해자마다 피해를 당한 정도도 다르고, 어떤 이는 얼굴을 가릴 이유가 없다고 보는 데 비해 누군가는 본인의 피해사실이 드러나지 않길 바란다. 몇몇 멤버는 사회성이나 인성에서 문제를 드러내기도 한다.

피해자 단체와 개별 구성원이 갖고 있는 문제를 굳이 드러냄으로써 감독은 말한다. 피해자다운 게 따로 있는 건 아니라고. 그들이 착하든 아니든, 화합하든 갈등하든,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이다.


프랑스 가톨릭 리옹 교구에서 발생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아동 성폭행' 문제를 다루면서 성인들의 얼굴을 비춘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20년이 지났든 30년이 흘렀든 그들에게 이 일은 현재진행형이다. 30~50대인 피해자들은 지금도 그날을 떠올리면 눈물을 흘린다. 배우자와 성관계를 할 때면 가해자 신부가 옆에 있는 것 같다고 증언하는 사람도 있다. 적어도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은 피해자를 제외한 이들이 할 이야기는 아님을 보여준다.

꽤나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관객을 몰입시키는 힘이 큰 작품이다. 거두절미하고 사건의 핵심으로 들어가는 속도감 있는 전개 덕분이다. 한 번에 여러 장소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쇼트를 교차시키는 스타일리시한 연출도 한몫한다. 아울러 자신들의 운동이 힘을 얻어가면서 점점 밝아지는 피해자 얼굴을 보여주는 것도 인상적이다. 일련의 사건을 경험한 프랑스는 2018년 아동성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20년에서 30년으로 연장했다. 프레나 신부의 형사 재판과 추기경에 대한 항소심은 이달 진행될 예정이다.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심사위원 대상' 수상작이다. 15세 관람가, 16일 개봉.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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