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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부처님 오신날도 부활절도 코로나에 막혔다
2020/03/18  17:03:39  매일경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교단 최대 행사인 부활절(4월 12일)과 부처님 오신 날(4월 30일)을 앞두고 천주교, 불교,개신교 등 종교계가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평소 같았으면 많은 신도가 참석하는 대형 종교 행사를 전국 곳곳에서 치렀겠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를 수밖에 없다.

불교계는 올해 부처님 오신 날 행사를 한 달 뒤로 미루기로 결정했다.

대한불교조계종을 비롯한 30개 불교 종단 협의체인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18일 서울 종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월 30일(음력 4월 8일)로 예정되어 있던 불기 2564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법요식을 한 달 뒤인 5월 30일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부처님 오신 날 법요식이 미뤄진 것은 한국 불교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원행 스님은 "국가적 위기상황에 처하여 그 아픔을 국민과 함께 하고 치유와 극복에 매진하고자 부처님 오신 날 봉축 행사 일정을 윤 4월인 5월로 변경하여 치를 것을 고심 끝에 결정했다"고 밝혔다. 원행 스님은 또 우리나라 전통 세시풍속에는 윤달을 '걸릴 것도 없고 탈날 것도 없는 공달'이라 했다"면서 봉축행사를 한 달 연기해도 명분상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부처님 오신 날 한 주 전부터 열리는 연등행사는 오는 5월 23일 시작된다. 부처님 오신 날 당일인 4월 30일에는 대중 동원 없이 간단한 입재식을 치르는 것으로 법요식을 대신할 계획이다.

조계종 관계자는 "이대로는 4월 30일 행사를 치를 수 없다는 절박함에 행사를 미룰 수밖에 없었다"며 "다행스럽게 올해 윤달이 있어서 한 달 뒤로 봉축을 미뤄도 큰 문제가 없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조계종 측은 "지금 상태로는 더 이상 코로나19가 확산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상황이 나빠져 5월 30일 행사도 제대로 치르지 못할까 싶어 종단 전체가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활절을 앞두고 있는 천주교와 개신교 측도 행사를 대폭 축소하거나 취소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개신교는 일단 부활절인 4월 12일에 서울 도심에서 열기로 한 '이스터(Easter·부활절) 퍼레이드'를 두 달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스터 퍼레이드는 전국 교회와 학교, 단체가 참여해 초교파 성격으로 열리는 행사로 총 30만명이 참여할 예정이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아시아 최초의 이스터 퍼레이드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던 행사라 전격 취소보다는 연기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교총 측은 "미뤄진 행사를 언제 어떻게 열 것인지 구체적인 사항은 서울시와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교총이 같은 날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에서 올릴 계획이던 부활절 연합예배도 온라인 예배로 대체했다. 한교총 사무총장인 신평식 목사는 "연합예배를 교단장들을 비롯 극소수 대표자들만 참석한 채 치르고 예배 상황을 교계 방송사를 통해 생중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외 교단별, 지역별로 계획하고 있던 다른 대부분 연합예배들도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부활절을 성탄절 이상으로 중시하는 천주교도 난감한 상황이다. 부활절 직전 일주일을 부활주간으로 정해 특별 미사와 행사를 해 왔던 천주교 측은 일단 교구별 상황에 맡긴다는 입장이다.

교구 연합기구인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측은 "교구가 결정할 일"이라면서도 "아무래도 예년과 같은 대규모 행사를 치르는 건 불가능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허연 문화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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