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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재테크]미지의 '제로금리 시대', 피난처는 어디에
2020/03/23  11:32:24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사상 첫 '제로 금리 시대'를 열었다. 세계 각국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통화 완화로 대응하면서 우리나라도 그 흐름에 뛰어들었다.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코로나19처럼, 초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가뜩이나 어두운 재테크의 시계를 '제로(0)'로 떨어뜨렸다.


주가는 급락했고 환율은 널뛰기 중이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시중은행들도 예ㆍ적금과 대출금리를 조만간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에 돈을 맡기면 이자 대신 수수료를 내야하는 시기가 눈 앞에 다가왔다. 수익을 기대하는 대신 손실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둘러 제로금리 시대에 맞춘 재테크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루라도 빨리 준비할 수록 제로금리가 불러온 험난한 파고를 넘을 수 있다는 조언이다.


◆예대출금리 똑똑하게 활용하자=은행들은 통상 기준금리 인하 이후 2주 내에 예금 금리를 인하한다. 한국은행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0.5%포인트 낮춘 0.75%로 정했다. 빠르면 이번달 마지막주, 늦어도 다음달 초에는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은 일부 상품에 대한 금리를 한차례 내린 바 있다. 이달초 하나은행은 22개 예ㆍ적금 상품의 금리를 최대 0.45%포인트 낮췄다. 하나 원큐 정기예금(만기 1년)의 기본금리가 기존 1.35%에서 1.10%로, N플러스 정기예금(만기 1년 기준)은 1.50%에서 1.25%로 내리는 등 정기예금의 금리를 조정했다.


신한은행도 21일부터 주거래 미래설계통장과 주거래 S20통장의 우대 이율을 연 최고 1.50%에서 1.25%로 내렸다. 저축예금의 기본이율도 연 0.20%에서 0.10%로 조정했다.


우리은행은 원(WON) 예금 금리를 연 0.50~0.95%에서 0.50~0.87%로, 위비정기예금 금리는 1.40%에서 1.10%로 낮췄다. KB국민은행도 국민수퍼정기예금 단위기간금리연동형(1~6개월) 금리를 0.70~1.10%에서 0.60~1.00%로 인하했다.


금리는 낮아졌지만 안정적인 투자를 원한다면 예ㆍ적금처럼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에 자산을 많이 분배하는 것이 좋다. 현금을 보유하다가 확실한 투자 기회가 왔을 때 투자에 나서는 것도 재테크의 중요한 전략이다.


어쩔 수 없이 대출을 활용하게 된다면 최근 은행들이 확대하고 있는 모바일 신용대출을 활용해보는 것이 좋다. 금리는 최근 연 3% 안팎으로 비대면 프로세스를 통해 절감된 비용을 낮은 금리로 제공한다.


금리인하요구권 등 기존 대출의 금리를 낮추기 위한 방법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취업이나 승진, 재산 증가 등에 따라 신용상태가 좋아졌을 때 기존 대출 금리를 인하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 모바일ㆍ인터넷뱅킹, 콜센터 등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중수익 대체상품 '눈길'=금리변동기에는 장기상품에 돈을 묶어두기 보다는 단기 상품을 활용해야 한다.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면서 원금보장형 상품 위주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무리하게 고수익을 노리는 것은 그만큼 위험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은 금과 예금 등 안전자산과 함께 위험성이 낮으면서도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는 대체투자 상품을 적절히 섞어 자산을 배분하기를 추천했다.


안전자산으로는 대표적으로 달러나 금을 꼽았다. 달러는 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분배차원에서 소액 투자를 하는 것을 추천했다.


금은 한국거래소(KRX)를 통해서도 투자할 수 있다.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계좌를 통해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다. 투자로 인한 소득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금 통장을 이용할 경우 소액 투자가 가능하고 원할 때 언제든 환매할 수 있지만 투자 차익에 15.4%의 이자배당소득세가 붙는다.


적당한 리스크를 지면서 중간 이상의 수익을 내고 싶은 사람은 대체 투자 상품을 주목하는 것이 좋다. 부동산 리츠나 상장지수펀드(ETF)가 대표적이다.


리츠시장은 2016년 25조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50조원으로 두 배 가량 성장했다. 투자자의 자금을 위탁받아 투자ㆍ운용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그 대상이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자본ㆍ지분이며, 임대수입이나 매각차익을 배당하는 간접투자 상품이다. 퇴직연금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에서도 리츠를 운용할 수 있다.


국내 상장 리츠는 모두 4종이다. 이리츠코크렙, 신한알파리츠, 롯데리츠, NH프라임리츠 등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상장 리츠는 예금과 같은 낮은 금리의 상품보다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해 수익률 증가에 유용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 초 혜성처럼 등장한 ETF는 '지난 30년 사이 금융투자산업에서 가장 혁신적인 발명품'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ETF는 주식이나 채권, 통화, 원자재 등 가격지수를 추종하는 것이 목표인 인덱스펀드의 지분을 거래소에 상장해 주식처럼 거래토록 한 금융상품이다. 개인 주식거래계좌를 통해 손쉽게 거래할 수 있는 데다 증권거래세 면제 등으로 거래비용이 낮고 소액으로도 분산투자가 가능하다.


선택지는 다양하다. 매월 배당금을 노후생활비로 활용하기 원하는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월지급식 ETF나, 클라우드나 전기자동차처럼 성장 분야에 초점을 맞춘 ETF도 있다. 포트폴리오에 부동산 자산을 편입하기 원하는 이들을 위한 리츠 ETF도 등장했다. 최근 증시 추락으로 인버스 ETF에 투자하려는 수요도 급증했다.


이상건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는 "ETF를 활용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분할 매수다. 매수 가격을 평균화하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동안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며 "적립식으로 투자하거나 하락 때마다 추가 매수하는 전략을 섞는 것처럼 변동성 관리를 위한 스스로의 투자 원칙이나 방법을 사전에 마련해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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