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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식 뚜껑 알고보니 "일본에서 왔어요"
2020/05/23  08:03:00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우리가 흔히 즐기는 즉석밥 뚜껑은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물이나 외부 공기로부터 밥을 지키거나, 전자레인지에 돌려도 녹거나 타지 않야 하고 햇빛과 같은 자외선도 차단해야 하는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일본산 소재를 써야 한다는 점이다.


이 소재의 이름은 '에틸렌 비닐 알코올(EVOH)'이다. 1970년대 일본에서 개발된 이후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일본에서만 생산되는 소재다. 즉석밥 포장재는 물론, 외부와의 차단이 필요한 대다수의 포장 식료품은 이 소재를 쓴다. 이 외에도 화장품이나 의약품의 포장재나 자동차 연료탱크 등에도 필수 소재로 사용된다. 연간 세계 시장 규모는 8000억~1조원 정도로, 시장 전체를 일본이 독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한국산 신소재가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국내 업체인 효성화학(종목홈)과 공동 연구를 통해 EVOH를 능가할 신소재를 개발해,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간편식 뚜껑 소재 개발


KIST-효성화학(주) 공동개발한 폴리케톤 고분자 기반의 고차단성 패키징 필름 신소재를 제작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신소재는 효성화학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인 '폴리케톤'의 성능을 한 차원 끌어올린 소재다. 폴리케톤은 친환경 열가소성 중합체이면서 우수한 내구성·내화학성·기체차단성을 갖췄다. 다만 기체 차단성은 EVOH만 못해 포장재로는 사용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폴리케톤과 EVOH를 7 대 3 비율로 섞고 화학적 변화를 유도하는 방식(Blend & Alloy)을 통해 두 소재의 강점을 모두 갖춘 신소재인 '폴리케톤 고분자 기반의 고차단성 패키징 필름'을 개발했다. EVOH와 같은 수준으로 외부 기체를 차단하면서도 EVOH보다 수분에 강하며(수분 저항성), EVOH보다 10배 가량 더 늘어나는 성질(연신성)을 갖췄다.


특히 이 신소재의 단가는 EVOH보다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소재는 EVOH의 사용 비율을 30%로 줄이고, 값싼 폴리케톤을 70% 섞어 제조된다는 점에서 가격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 EVOH는 통상 포장재보다 약 9~10배 가량 가격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화학은 신소재의 가격을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국내시장부터 해외까지 포장재 시장 커진다


폴리케톤 제품


시장에서는 한국산 신소재가 개발되면서 EVOH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EVOH보다 한 단계 성능을 높였다는 점에서 사용처가 다양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대두된 일본의 수출 규제가 식품 포장재 시장에 닥쳐도, 대처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곽순종 KIST 광전하이브리드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식품을 저렴한 비용으로 장시간 안전하게 보존할 수 있는 신소재 개발에 따라 세계적 식량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간편식 포장재는 물론, 경량화 추세인 자동차의 연료탱크와 파이프, 침출수를 막기 위한 포장막, 송유관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성민 효성화학㈜ 폴리케톤 사업단장은 "이 기술에 대한 파일롯 단계의 실험 검증은 이미 마친 상태이며, 현재는 식품저장성 평가 및 양산 공정 테스트와 같은 제품 생산의 마지막 검증 단계를 밟고 있어 사업화에 매우 근접해 있다"고 설명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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