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속보 뉴스검색
속보
전체기사
증권속보
시황속보
이벤트속보
속보
[Biz Focus] 위기의 소비재기업…`디지털 혁신`이 생존열쇠
2021/01/14  04:03:02  매일경제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5% 이상 제품 가격을 내릴 필요가 없다." "이 대리점에서는 AB인베브의 A브랜드 제품의 매대를 확장하라." 글로벌 주류기업 AB인베브는 1만명 이상의 B2B 영업사원에게 거래처별 영업 매뉴얼을 수시로 전달한다. 이 가이드라인을 내리는 것은 상사가 아니라 인공지능(AI)이다.

AB인베브가 판매하는 주류를 비롯해 식품, 생활용품, 화장품 등 소비의 속도가 빠른 비내구성 품목을 '필수소비재(또는 일용소비재·Fast-moving Consumer Goods)'라고 일컫는다. 불과 수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업종의 기업은 대량생산을 통해 낮은 마진을 방어하고, 광범위한 유통네트워크를 통해 높은 재고 회전율만 확보한다면 얼마든지 가치를 창출할 수 있었다. 획기적인 성장은 어려워도 꾸준한 매출과 수익이 보장되던 산업이었다.

2006~2016년 BCG 연구조사에 따르면 S&P500 산업섹터별 지수의 연간 총주주수익률(TSR) 1위를 기록한 건 필수소비재였다. 그러던 것이 2017년부터 현재까지는 급격한 하락세에 몰려 7위까지 내려앉았다. 기존의 성공 방정식에 기대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구조적 우위 모델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는 걸 의미한다. 실제로 소비재 시장은 글로벌 수요의 둔화, 쇼핑 채널의 대대적 재편, 다양한 신규 경쟁 브랜드 진입에 팬데믹이 맞물리면서 와해 국면을 맞았다.



대다수 소비재기업은 비즈니스를 재편해야 할 기로에 놓였으며, 글로벌 선도 기업은 과감한 제품 포트폴리오 조정 및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같은 전통적인 방법론과 함께 밸류체인 전 영역에 걸친 디지털라이제이션에서 쇄신의 열쇠를 찾고 있다.

일반적으로 필수소비재 기업의 디지털화에 대해 단지 전자상거래를 통한 영업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성공적으로 디지털라이제이션을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은 상품의 기획부터 출시, 생산 및 재고 관리, 오프라인 영업과 마케팅, 나아가 신사업과도 연계되는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디지털화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소비재 업계 특성상 소비자 및 영업 채널, 내부 운영과 관련된 방대한 데이터가 존재한다. 그러기에 AI를 활용한 고도 분석이 선행된다면 △영업력 확대에 기반한 매출 증대 △자원 및 비용 최적화를 통한 수익 증대 △비즈니스 프로세스 전반의 혁신 △새로운 제품 포트폴리오 및 신속한 서비스 도입 등 훨씬 많은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BCG는 글로벌 소비재업체를 대상으로 구글과의 공동 연구 진행을 통해 선도 필수소비재기업들이 AI에 기반한 고도 분석 역량으로 어떻게 산업을 바꿔가는지 주목했다. 글로벌 식품기업 '다논'은 AI 기반 수요예측(Demand forecasting)을 도입해 높은 효과를 경험했다. 점점 다양해지는 제품 및 채널,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시장 환경에서 재고 관리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다논은 AI를 통한 실시간 수요예측 기반을 마련했다. 거미줄 같은 클라우드 서버를 통해 100개가 넘는 데이터 소스로부터 1200만건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매달 15만회 이상, 실시간 수준으로 수요예측을 업데이트했다. 여기에는 갑작스러운 주문과 같은 예외의 상황도 포함됐다. 또한 이러한 수요예측을 사업 계획에 기민하게 반영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해 여러 제품 카테고리에서 도입 전과 비교해 10~30%포인트 높은 예측 정확성을 기록할 수 있었고 수요예측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도 기존 방식에 비해 50%가량 절감할 수 있었다.

앞서 기술한 AB인베브는 데이터 기반의 B2B 세일즈를 활성화한 모범 사례다. 이 회사는 영업사원들의 현장 의사결정이 대부분 감에 의존하여 발생하는 비효율을 극복하고자 영업 및 마케팅과 관련된 모든 내외부 데이터를 통합하여 영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천 개의 변수를 AI를 통해 분석해 세부 지역별 B2B 고객단위의 구체적인 영업 지침을 산출해 내는 모델을 마련했다. 또한 단계적인 파일럿을 통해 실행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한 후 전 영업 현장에 도입해 5억달러 수준의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처럼 소비재기업이 이러한 밸류체인 곳곳에 디지털을 이식하고 있기는 하지만, 업계 평균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BCG가 개발한 디지털 숙련 지표인 DAI(Digital Acceleration Index)평가지수에 따라 글로벌 유수의 소비재업체를 종합 평가해보면 대부분 소비재업체들은 디지털 숙련의 4단계(숫자가 클수록 높은 단계) 중 초기 2단계인 '디지털 이해' 단계에 놓여 있었다.

코로나19로 필수소비재산업을 포함한 전 산업군에서 일어나던 '파괴의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그러나 난맥상 속에서도 군계일학 기업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필자는 위기를 기회로 바꿔주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 디지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우선 디지털에 대한 원대한 목표 아래 작은 성공들을 연달아 실현해보자. 이를 통해 조직 전반에 혁신의 DNA를 이식할 수 있다면 팬데믹 후 또 다른 위기가 닥쳐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체질로 개선될 것이다.



[이강욱 보스턴컨설팅그룹 매니징디렉터 파트너]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줄달기 목록을 불러오는 중..

회사소개 회사공고 인재채용 광고안내 이용약관 법적고지 개인정보보호정책 사이트맵 고객센터 맨위로
Copyright ⓒ ㈜팍스넷,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