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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팬데믹에 지친 우리를 위해…다가올 여행의 의미를 담다
2021/01/14  04:03:01  매일경제

HS애드가 제작한 한국관광공사의 `Color your Korea` 캠페인 영상의 한 장면. [사진 제공 = 한국관광공사]

괴테의 여행은 글이 됐고, 안도 다다오의 여행은 건축이 됐으며, 안데르센의 여행은 동화가 됐고, 체 게바라의 여행은 새로운 세상이 됐다. 예나 지금이나 여행은 많은 사람이 필요로 하는 힐링이고 영감이며 경험이다. 수많은 작가·화가·음악가·철학자·지도자는 여행을 했고 여행에서 얻은 생각과 영감으로 새로운 세상을 창조했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당장 먹고사는 일이 힘든 경우도 부지기수지만 여행을 쉬어야 한다는 데도 큰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여행은 단지 놀러 가는 의미를 넘어 '치유와 쉼, 돌아옴'에 의미가 있다. 여행은 단순히 떠나는 것뿐만 아니라 제자리에 제대로 돌아오기 위한 여정, 일상을 잘 살아내기 위한 과정이다. 하지만 우리는 해외여행은커녕 국내 여행도 여의치 않은 상황을 맞았다.

여행은 하지 않던 일을 하게 한다. 동시에 하던 일을 멈추게 한다. 그 과정이 사람들에게 '쉼'이 되고 힐링이 된다.

파블로 네루다의 망명을 다룬 영화 '일 포스티노'에는 아름다운 여행이 있다. 정치적 망명으로 카프리섬에 살게 된 네루다. 그는 거기서 순수하면서 말재주가 없는 우체부 마리오와 우정을 나눈다. 우체부는 네루다가 평소 만나는 사람과는 다른 부류다. 그렇기에 그와의 만남은 새로운 경험으로 이어진다. 시(詩)를 접해본 적이 없는 마리오는 네루다를 통해 시적 재능을 발현하게 되고 아름다운 시적 세상을 여행한다. 비록 망명으로 섬을 찾았지만, 네루다는 마리오를 통해 순수하고 아름다운 청년의 로맨틱한 세상을 여행한다. 낯선 서로가 서로에게 여행이 돼준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섬을 떠난 네루다를 위해 마리오가 녹음하는 섬의 아름다운 소리 8가지는 영화가 보여주는 가장 아름다운 시이자 여행이자 힐링이다.

지난 6일 유튜브에 첫선을 보인 한국관광공사의 '컬러 유어 코리아(Color your Korea)'는 '일 포스티노'처럼 잔잔함을 담은 한국 이야기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와 이날치가 협업한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에는 즐거움이 있고 유쾌함이 있다. 'Color your Korea'에는 이 작품과 다른 감정이 녹아 있다. 한국의 아름다움이 조용하고 잔잔하게 다가와 말을 거는 이야기. 영상은 천연염색을 하는 장인으로 시작된다. 한국에서 얻은 재료로 정성을 들여 물들이는 염색은 한국 곳곳의 아름다운 색으로 이어진다. 염전과 하늘의 아름다움을 담은 청색, 가을의 깊이가 우러난 빛을 담은 황색, 청량한 자연 속 여름을 담은 녹색, 바다의 생동하는 힘을 담은 쪽색, 한식의 조화로운 맛을 빚어내는 불의 적색, 해 질 녘의 여운과 야경의 아름다움을 담은 자색. 한국관광공사 로고 '이매진 유어 코리아(Imagine your Korea)'를 구성하는 색깔 다섯 가지에 녹색을 더해 만들어졌다.

우리 민족은 색깔에도 의미와 철학을 담는다. 음양오행의 조화를 오방색에 표현했다. 하지만 한국의 아름다움을 담기에는 오방색보다 로고 색깔이 더 다채롭다. 한국을 잘 모르고 한국에 와본 적 없는 구미주인을 타깃으로 만든 영상이라 글귀가 모두 영어로 표현됐지만, 색깔이 담아내는 의미는 모두 우리 마음과 정신에 관련된 이야기다. 영감을 받고(inspired), 감동을 받고(touched), 치유되고(healed), 생기를 얻고(energized), 감정을 불러일으키고(ignited), 균형을 찾고(balanced). 마치 마리오가 네루다를 위해 섬의 소리들을 담아내듯, 코로나19로 지치고 삭막해진 우리 모두에게 치유가 될 수 있는 컬러를 담았다. 보는 이들이 그 컬러에 빠져들 수 있도록 음악은 영상 속으로 떠나는 여행을 돕는다.

사람을 즐겁게 하는 데는 색다른 것이 필요하다. 이날치의 신명 나는 가락처럼,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중독성 있는 춤처럼. 그들의 음악과 춤은 전통 음악에 신선함을 더해 세계인을 놀라게 했고 주목하게 했다. 하지만 사람을 치유하는 데는 익숙한 것이 필요하다. 자연의 청아한 빛깔, 좋은 재료로 빚어낸 음식, 밤하늘의 반짝이는 빛, 깊은 맛의 차 한 잔, 울려 퍼지는 종소리…. 영상은 한국의 가장 기본적인 아름다움의 정수를 담아내는 데 주력했다. 한국인에게는 너무 익숙하지만 아름다운 것, 외국인에게는 익숙한 요소이지만 한국적인 것. 3분 길이의 영상은 그 자체로 한국 속으로 떠나는 3분의 힐링 여행이다.

여행은 집을 나섰다가 돌아오는 순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지친 일상 속 문득문득 찾아와 위로가 되고 격려가 된다. 지금도 많은 이가 코로나19 이후 건강한 여행을 떠나길 꿈꾸며, 혹은 지난 여행을 돌아보며 지금을 견딘다. 2020년 10월 여행사 부킹닷컴이 전 세계 28개국 2만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중 3분의 2가 여행 정상화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언제쯤 세계인이 걱정 없이 각 국을 여행할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여행은 떠나기 위한 것 같지만 사실 돌아오기 위한 것이다. 돌아올 곳이 없는 떠남은 방랑이지만, 돌아올 일상이 있는 것은 여행이 된다. 우리는 2020년 초부터 예기치 못했던 긴 여행을 떠나왔다.

하지만 기필코 이 코로나19 시대라는 여행이 일상으로 돌아갈 것을 안다. 모든 여행이 궁극적으로 집을 향하듯이. 우리는 '겪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이 시절'을 여행처럼 살아내야 한다. 여행은 결국 일상으로 돌아오게 돼 있으니까. 한국관광공사 영상들은 지금을 위로하고, 다가올 건강한 여행을 함께 준비하자는 메시지다.



[신숙자 HS애드 크리에이티브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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