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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서 태어나 배터리로…'녹색변신' SK
2021/09/16  11:37:44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카본(탄소)에서 그린(친환경)으로 전환전략을 실행할 것이다."


김준 SK(종목홈)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16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한 말이다. SK이노베이션(종목홈)은 국내 첫 정유회사인 대한석유공사(유공)를 전신으로 한 회사로 우리나라의 석유·화학산업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그간 인수합병·분할 등을 거쳐 SK에너지·SK인천석유화학(원유정제), 최근 사명을 바꾼 SK지오센트릭(SK종합화학) 등도 여전히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번에 배터리와 석유개발(E&P) 사업을 따로 분리하기로 한 결정을 두고 업계에서는 단순히 한 회사 차원의 결정을 넘어 에너지산업을 둘러싼 패러다임 변화의 한 단면으로 본다. 탄소 중심의 사업이 지속가능하지 않은 만큼 차세대 동력원으로 꼽히는 배터리를 비롯한 친환경 사업에 박차를 가해 미래 에너지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그간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선 기술과 자본을 가진 기업이 제 역할을 할 책임이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이에 맞춰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 스토리데이서 그동안 주력해 온 정유·화학 위주의 탄소 사업에서 배터리·재활용 플라스틱 중심의 친환경 분야로 회사의 정체성을 탈바꿈시키겠다며 그린 사업 분야로의 완전한 체질 개선을 선언한 바 있다.


60년간 정유사로 각인된 SK이노베이션의 체질 개선을 주도하는 사업은 단연 배터리다. 배터리 제조는 물론 그룹 차원에서 소재사업을 육성하는 한편 폐배터리 활용 등 전·후방사업과 유기적으로 연계할 방침이다. 환경에 덜 해로운 사업을 하면서 시장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배터리와 함께 이번에 별도 법인으로 분할된 E&P 사업은 차세대 친환경 기술로 꼽히는 탄소포집·저장(CCS) 사업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 역시 그린전략의 일환이다. SK는 1984년 북예멘 일대 광구탐사를 시작으로 석유개발 사업을 본격적으로 해왔는데, 앞으로는 이러한 광구개발이나 원유탐사 대신 CCS 사업 비중을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CCS는 미래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수소를 환경친화적인 공정으로 만들기 위한 필수기술로 꼽힌다. 재생에너지로 만들 경우 원천적으로 탄소배출이 없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재생에너지 기반이 약한 곳에선 기존 석유화학·제철 공정에서 부산물로 나온 부생수소를 가져다 탄소를 제거한 블루수소가 현실적 대안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CCS 기술이 필수다. 이산화탄소를 모아 따로 저장할 장소로는 기존에 쓰임이 다한 광구를 대안으로 꼽는 터라 석유개발사업에서 다져둔 노하우나 역량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총괄사장은 이날 "각 사업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더욱 높여,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겠다"며 "회사 분할을 시발점으로 각 사에 특화된 독자적인 경영 시스템을 구축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질적, 양적 성장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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