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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1알 3만원 순식간에 '완판' ... 회장님, 연예인도 단골 과일몰 어디?
2022/01/17  10:20:05  매일경제
과일?

살 때마다 참 어렵다. 먹어보고 사던 시절과 달리 온라인으로 구매하면 더 그렇다. 기대를 갖고 과일을 한 입 베어 물었다 예상치 못한 씁쓸함, 광고와 달리 덜 달 때는 실망을 넘어 화가 나기도 한다.

온라인몰에서의 과일 구매는 더욱 ‘복불복’이다. 과일에 있어서만큼은 백화점, 대형 마트 과일이라 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이들도 많다.

구매했을 때 ‘실패 없는 과일’을 파는 곳이 있다면 어떨까. 과일 유통 전문 스타트업 ‘진맛과’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탄생했다. 사명 그대로 ‘맛있는 과일’을 파는 회사다.


2019년 문을 열고 '1% 명인 과일'을 판매하고 있는 진짜 맛있는 과일 (진맛과 제공)

어떻게 가능할까.

진맛과는 과일에도 명인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진흥청 등은 농사 방법, 품질 등을 종합적으로 점수를 매겨 과일 명인을 선정한다. 진맛과 경영진은 창업 전부터 전국에 산재한 과일 명인들을 일일이 찾아다녔다. 단순히 한 해 작황만 보지 않았다. 한 명인과 인연을 맺으면 적어도 3년은 지켜보면서 과일 품질을 체크했다.

가격은 신경 쓰지 않았다. 요즘은 핵가족 시대라 한 번에 과일을 대량으로 주문하지 않기 때문이다. ‘조금 더 비싸더라도, 어떤 과일이든 맛있다면 소비자가 화답할 것’이라고 믿었다. 판매하는 과일마다 명인이나 농장 이름과 설명을 자세히 쓰면서 명품처럼 일종의 ‘전통’과 ‘품격’을 강조하는 정성도 잊지 않았다. ‘진맛과’에서 주문하면 ‘실패가 없다’는 입소문이 서울 강남 지역에서부터 서서히 퍼지기 시작했다.

창업 멤버 양진모 진맛과 이사는 “맛있는 과일을 찾기 위해 3년 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녔다. 창업 준비하면서 전국을 다닌 거리만 총 31만㎞가 넘는다. 이렇게 해서 100여곳의 ‘과일 명인’ 농장을 확보한 진맛과는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2019년 문을 연 신생 기업인 진맛과는 3년째 매해 두 배 이상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업계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하 양진모 이사와의 일문일답.


양진모 진짜맛있는과일 이사 (진맛과 제공)

Q. 진맛과를 간단히 소개한다면.

A. 100여곳 과일 명인 농장에서 가져온 ‘실패 없는 과일’을 판다. 일반 매장에서는 12브릭스(당도 기준) 정도면 달다고 한다면 진맛과는 14~16브릭스의 과일만 엄선해 취급한다. 더불어 배송 시스템도 차별화했다. 과수원에서 문 앞까지 짧으면 8시간, 길면 24시간 안에 배송하는 ‘갓딴배송’ 서비스가 인기가 좋다. 과일 청, 즙 등 과일로 만든 가공식품, 오프라인에서는 명인의 과일로 만든 주스 등을 주로 판매하는 카페도 서울 강남과 가산에서 운영 중이다.

Q. 맛있는 과일을 비즈니스 모델로 삼게 된 계기는.

A. 일본 여행과 관련된 사업을 17년 정도 했다. 일본에는 프리미엄 과일 브랜드가 10개가 넘는다. 관련 시장도 조 단위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렇다’ 할 만한 과일 회사도, 브랜드도 없었다. 국내에도 맛있는 과일은 많은데, 전혀 산업화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개인적으로 과일을 정말 좋아한다는 점도 창업 동기가 됐다. 나 같은 과일 마니아는 고급 백화점 청과 코너를 선호한다. 그런데도 실패할 때가 많았다. 비싸게 샀는데 맛이 없으면 더 속상하다. 그래서 ‘실패 없는 과일’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창업에 나섰다.

Q. 과일 명인은 이미 백화점에서 거의 다 확보하고 있는 것 아닌가? 명인 입장에서도 스타트업 ‘진맛과’보다는 이름 있는 백화점과 거래하고 싶어 할 것 같은데.

A. 그렇지 않다. 명인들에게 물어보면 백화점 같은 대형 유통 업체는 직원이 와서 거래를 한다. ‘잘해준다’고 해놓고 거래를 텄는데 몇 년 있다 이들은 다른 부서로 가버린다. 그러면 새로운 직원이 와서 종전 조건과 또 다른 얘기를 한단다. 그러니 명인 입장에서는 신뢰가 안 가는 것이다. 도매업자들은 더 반갑지 않다고 했다. 꾸준히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자꾸 가격으로 장난칠 생각만 한다’는 시각이 경험칙으로 쌓여 있었다. 명인들은 과일을 아들, 딸이라고 부르고, 그렇게 키운다. 시집, 장가보내듯 대접받을 수 있는 곳에 보내고 싶어 한다.

Q. 어떻게 설득했나.

A. 명인들을 설득하는 과정은 삼고초려가 아니라 ‘백고초려’였다. “장기 계약은 안 한다. 3상자만 줄 테니까 돌아가라”고 해도, “또 주십시오” 하고 찾아가서 인사드리고 설득하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거절당하고, 설득하는 일을 반복했다. 그런데 한 명인이 진맛과와 거래해보니 무엇보다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을 높게 사줬다. 이후 해당 명인이 다른 명인 농장을 소개해줬고, 그런 식으로 점차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품질 좋은 프리미엄 과일을 파는 곳이라는 평가가 쌓이면서 지금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1알 3만원짜리 황도 복숭아는 순식간에 완판됐다. 그래서 진맛과는 1년 전에 미리 예약하는 펀딩 식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호응이 뜨겁다고 소개했다. (진맛과 제공)

Q. 수입 과일이 위협 요인이 될 듯한데.

A. 명인들도 고민하는 부분이다. 국내 농장 중에는 과일을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써서 쉽게 키우고 싼값에 팔아버리는 곳이 꽤 많다. 그러면 소비자들은 자꾸 맛없는 국산 과일을 접하게 되니 수입산으로 눈을 돌리는 거다.

진맛과는 이런 위협 요인에 주목했다. ‘명인들은 실제 올해 작황이 좋지 않으면 아예 팔지를 않는다. 명인의 좋은 과일이 인기를 얻고 높은 값에 거래되면, 또 이것을 배우려는 농부들이 생긴다. 결국 명인의 과일을 알아주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맛있는 과일도 많아진다’는 이른바 선순환 논리를 폈다. 더불어 ‘맛없으면 100% 환불’ 정책도 전개했다. 이 같은 노력이 결국 인정받았다. 창업 첫해 과일만 팔아 12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 31억원, 올해는 100억원 돌파를 기대한다.

Q. 주 고객층과 재구매율은.

A. 서울 강남3구와 용산, 평창동 쪽에서 가장 많이 찾는다. 전통 부촌은 물론 판교 등 신흥(종목홈) 부촌에서도 꽤 반응이 좋다. 총 회원이 10만명인데 재구매율이 78% 수준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들 데이터다. 고급 과일에 집중했는데 더 주목할 점은 중산층 이상 소비 데이터가 쌓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명품앱처럼 같은 10만 회원이라 해도 이들 데이터의 폭발력과 구매력은 남달랐다. 이들은 세련된 취향과 높은 안목을 보유했다. 이들 대상의 다양한 맞품형 서비스를 전개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과 희망을 봤다.

Q. 실제 상류층이 이용한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었나.

A. 대한민국에 딱 한 그루밖에 없는 나무에서 났던 복숭아가 있다. 경북 경산의 명인 농장에서 난 황도 복숭아였는데, 워낙 귀해 한 알에 3만원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한 박스에 12개 들어있으니 36만원 정도다. 보통은 맛있는 복숭아가 당도 12~13브릭스 수준이다. 이 복숭아는 거의 20브릭스까지 나왔다. 먹으면 깜짝 놀랄 정도로 달다. 순식간에 품절됐고, 먹어보곤 '왜 없냐, 더 없냐'고 요청하는 고객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1년 전에 미리 예약하는 펀딩 식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벌써 열띤 호응을 얻고 있다. '와~ 역시 부자들은 다르구나'란 생각을 했다.

Q. 자사몰 외에 다른 유통 채널은 없나.

A. 카카오(종목홈) 정기구독에 유일한 과일 제품으로 입점해 있다. 카카오 측에서 먼저 단독 입점을 제의했다. 백화점 VIP 라운지나 식품관 입점 요청이 들어온 적도 있다. 외부 카페나 베이커리에서도 협업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 진맛과의 과일 주스 같은 제품을 메뉴로 하고 싶다는 것이다. 현재 협업을 검토 중에 있다.

Q. 앞으로의 사업 계획은.

A. 단순 고급과일 판매몰이 아니라 중산층 이상 빅데이터 기반 커머스 회사로 진화시킬 것이다. 이를 위해 고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신규 서비스가 유전자 맞춤형 과일 추천 서비스다. 지난해 유전자 분석 업체, 식품 빅데이터 업체와 최근 업무협약을 맺었다. 진맛과 앱을 이용해 과일을 구매하면 유전자 검사 키트를 보내주고, 그 키트로 소비자가 검사를 하면 검사 결과에 따라 고객 유전자에 딱 맞는 과일을 추천해주는 시스템이다. 비타민D, 철분 등 부족한 고객에게는 그에 맞는 과일을 엄선해 제공해주는 서비스로 올해 2월에 시작할 예정이다.

더불어 요즘 뜨고 있는 '앱테크' 즉 앱으로 특정활동을 하면 보상을 해주는 개념도 도입할 계획이다. '진맛과 라이프로그 서비스'가 그것이다. 고객 걸음수를 측정해주고 이를 바탕으로 과일쿠폰 등으로 보상해주는 식이다. 고객 동의를 전제로 한 이들 동선, 구매이력 등 일종의 마이데이터 기반 마케팅 제휴도 활발히 전개할 계획이다.

끝으로 고객의 쇼핑 시간을 아껴주는 큐레이션 서비스 업체로 키울 것이다. 진맛과 외에 고추장, 간장, 쌀 등 한국의 다양한 고급 식재료를 엄선한 앱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미 해외에서도 제휴 요청이 들어오고 있는 만큼 K푸드 수출의 선봉장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싶다.



[윤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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