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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소리여, 천년의 소리여!
2022/01/22  00:05:02  매일경제


꿈인가 생시인가? K팝, 시네마, 드라마, 게임, 애니메이션, 웹툰 등 한류문화의 물결이 5대양 6대주에 너울성 파도처럼 넘실대고 있다. BTS의 다이너마이트, 기생충, 오징어 게임, 배틀그라운드, 아기상어, 황제사냥이 지구촌에 울려퍼지고 있다. K컬처 힘의 원천(源泉)은 가무(歌舞)를 즐겨온 한민족의 문화 유전자 DNA, 정(情)과 신바람의 한국심(韓國心), 과학적인 한글과 정보기술(IT) 강국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세종조(1418~1450)의 문예부흥기에 이어 6세기 만에 '코리아 르네상스 세기'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겪은 한국은 한(恨)의 문화와 비극적 예술 풍조에 젖었으나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제 발전과 정치 민주화, 서울올림픽과 한일월드컵 개최를 통한 자신감과 문화 정체성 회복으로 신명 나는 춤과 흥이 넘치는 노래가 주류가 되었다.

K컬처의 원천인 천년의 소리 DNA는 가야금·거문고 소리, 판소리, 조선가곡, 농악, 종묘제례악, 뱃노래, 천년학 울음소리에 스며 있다. 이재숙 교수는 천년의 소리 원천으로 거문고 술대로 대점 치는 소리를 꼽으면서 "극작가 이진섭은 이를 천년 묵은 폭포 쏟아지는 소리라고 표현했다"고 전했다. 진고(晉鼓) 소리와 박치는 소리도 그 원천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김복희 교수는 천년의 춤 DNA는 탈춤, 승무, 살풀이춤, 강강술래, 씻김굿, 영산재의 한국성(韓國性)에서 찾을 수 있다고 했다.

한국심에는 장독 깊숙이 숨겨둔 씨간장을 꺼내 손님을 대접하는 정 문화, 구례 운조루 외진 곳 뒤주 뚜껑에 쓰인 누구나 열어서 퍼갈 수 있다는 타인능해(他人能解)의 배려심, 서울올림픽과 한일월드컵에서 보여준 한국인의 신바람이 내재돼 있다.

한류문화에 불을 지핀 사례를 살펴본다. 1991년 유엔 가입을 계기로 이어령 문화부 장관은 명창, 명무와 함께 국립국악원,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136명의 호화 캐스팅 예술단을 파견했다. '소리여, 천년의 소리여' 제하로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열리는 6300석 LA 슈라인 오디토리엄과 뉴욕 카네기홀에서 공연했다.

동 예술단 단장이던 필자는 현장에서 미국 언론과 문화계의 반응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LA타임스, 뉴욕타임스, 주요 방송 보도와 함께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전면 특집기사를 내보냈다. 공연을 관람한 백남준, 존 케이지, 크레이그 콜먼, 주디 페프 교수는 세종대왕 작곡 종묘제례악의 우아하고 장중한 음악, 이준아의 조선가곡 이수대엽의 유장한 멋, 명무 이매방의 승무와 천수고(千手鼓), 명창 조상현·안숙선의 심청가, 황병기의 가야금산조 침향무, 국수호 안무 북의 대합주를 찬란한 인류문화유산이라고 극찬했다.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이 혜성과 같이 나타났다. 랩과 힙합 스타일의 '난 알아요'를 불러 돌풍을 일으킨 서태지와 아이들은 K팝 아이돌의 원조다. 1992년 광복절에 이산가족 상봉과 함께 예술단 교류를 남북 간에 합의했다. 한국예술단에 서태지와 아이들도 위촉해 공연을 준비했으나 북측에서 '피바다' 혁명가극 서울 공연을 주장해 자유분방한 K팝을 북한 주민에게 선보이려던 평양 공연이 무산돼 아쉬웠다.

1990년대 후반 폐지 위기를 넘긴 한국영화 스크린쿼터제, 영화진흥기금 1000억원 조성과 영화촬영소 건립은 한국영화 제2도약의 밑거름이 됐다. 문화부는 초고속 정보망을 갖춘 영상벤처센터와 게임지원센터를 세워 게임, 애니메이션, 영상 산업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고 전자신문과 공동 추진한 '이달의 게임상'으로 규제 대상이던 게임 업계의 사기를 높였다. 작년 게임 수출만 70억달러에 이른다. 문화란 천년을 두고 울리는 소리다. 불이 붙은 르네상스를 꽃피우고 품격 있는 정치를 하는 문화대통령의 탄생을 기대한다. 찬란한 봄을 기다리며.

[신현웅 웅진재단 이사장·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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