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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외식이요? 집밥도 무서워요" 장바구니 물가 상승에 서민들 '한숨'
2022/05/26  05:00:00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김정완 기자] "그냥 한숨만 나오죠. 외식은 생각도 못합니다."


나날이 고공 행진하는 물가에 '먹고 사는 문제'를 두고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외식 물가는 물론 밥상에 올릴 식재료 가격도 상승해 걱정이 태산이라는 푸념도 이어진다. 한국은행(한은)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3%로 2012년10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물가인식은 3.4%로 2013년1월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25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50대 주부 이모씨는 채소 코너 앞에서 한참을 고민했다. 그는 "요즘 장보다 보면 안 오른 게 없다. 감자랑 채소들 좀 사려는데 다 올랐다"며 "최대한 아끼려고 집밥을 해먹는건데 외식은 커녕 집밥도 무서울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집밥 하나 먹기 힘든 물가가 말이 되나 싶다. 경제가 어려우니까 이렇게 됐다지만 어서 대책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은이 24일 발표한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가 예상하는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3%로 4월(3.1%)보다 0.2%포인트(P) 상승했다. 2012년 10월(3.3%) 이후 9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소비자가 지난 1년간 주관적으로 체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의미하는 '물가 인식' 역시 3.4%로 한 달 사이 0.2%P 상승했으며, 2013년1월(3.4%) 이후 9년4개월 만의 최고 기록을 보였다.


또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4.8% 상승한 추세다. 이 가운데 채소류 가격 상승세는 △열무(58.6%) △양배추(29.1%) △시금치(28.5%) △깻잎(21.7%) △무(15.6%) △오이(14.3%) △배추(7.7%) △상추(6.3%) △토마토(4.8%) 등으로 두드러졌다.




그런가 하면 식재료 중에서도 특히 공산품 가격이 부담된다는 푸념도 나온다. 두 자녀를 둔 40대 최모씨는 "시장 물가가 하도 들썩거리다 보니 전반적으로 힘들지만 특히 참기름이나 식용유, 밀가루 가격이 제일 많이 올랐다"며 "꼭 필요한 재료들인데 값이 올라서 부담되기도 하고, 언제 안정될지 답답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식량 위기가 도래하자 세계적으로 설탕·식용유·밀 등 수출 제한을 시작하며 '식량 보호주의'를 강화하는 가운데 국내 밥상물가에도 소비자 체감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전 세계 밀 수출량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국제시장 공급량이 줄면서 인도 정부는 내수시장의 안정을 위해 지난 13일을 기점으로 밀 수출을 전격 금지했다. 이에 더해 24일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인도 정부는 9월까지 설탕 수출량을 1000만톤으로 제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인도네시아 역시 지난달 28일 식용유로 쓰이는 팜유 원유와 대부분의 파생상품 수출을 금지한 바 있다. 국제 시장에서 팜유 가격이 상승한데다 올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가격이 치솟으면서 식용유 가격이 오르고 품귀 현상이 발생한 탓이다. 다만 조코위 위도도 인니 대통령은 국내 식용유 가격이 안정되고 농민들의 반발이 거세짐에 따라 지난 23일 팜유 수출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외식 물가도 치솟은 상황이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4월 기준 서울 지역 삼겹살집 1인분 가격은 1만4538원으로 2년 전 같은 달 1만3923원보다 4.4% 올랐다. 서울 기준 냉면값은 1만192원으로 1년 새 9.5% 상승했으며, 자장면 가격은 14.1% 올라 6000원을 돌파했다. 칼국수 가격도 10.8% 올라 8000원을 넘어섰다.


직장인 박모씨(50)는 "아이들과 나가서 한 끼 먹으려면 10만원은 각오하고 나선다"며 "돼지고기는 서민 음식 아니었나 어느새 이렇게 올랐을까 가끔 허탈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식재료 가격 상승에 자영업자들 역시 부담을 호소했다. 서울 은평구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55)는 "고깃값이 많이 오르지 않았나. 우리 같은 작은 식당들은 단골 장사라서 가격을 함부로 올리지도 못한다. 수입산도 다 올라서 의존되는 게 없다"며 "남는 게 있어야 하니 값을 올려야 하는데 우선 지켜보고만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가지로 책임을 돌릴 게 아니라 복합적인 대책이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푸념했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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