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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高'에 얼어붙은 제조업 경기…먹구름 비제조업으로 번져
2022/06/29  11:29:17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문채석 기자, 유현석 기자] 경기도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업체인 A사는 최근 공장 가동 시간을 절반으로 줄였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재료 수급이 원활치 않아 불가피하게 생산량을 줄일 수 밖에 없어서다. 미리 생산해놓은 부품을 납품해야 하지만, 납품가에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반영되지 않아 오히려 수익성은 더 떨어질 처지다.


A사 대표는 "기름값까지 오르면서 추가적인 물류 비용까지 더해지고 있어 팔수록 더 손해를 본다"면서 "들어오는 수익은 적어지는데 금리까지 치솟아 대출 이자 갚기도 빠듯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국내 기업들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원자재 수급 차질 등으로 기업 경기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데다 환율·물가·금리 모두 높아진 ‘3고(高) 현상’까지 맞물리면서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제조업의 부진이 비제조업으로 옮겨 붙는 현상마저 감지돼 산업 전반의 경기부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600대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7월 전망치가 92.6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월 91.7 이후 1년6개월 만에 최저치다. 4월 99.1을 기록한 뒤 4개월 연속 100을 밑돌았다. 6월 BSI도 86.1으로 2020년 9월 84.0 이후 1년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BSI가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경기 전망이 긍정적으로, 낮으면 부정적으로 전망된다는 의미다.


원자재 수급 차질에 따른 제조업 업황 부진은 비제조업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7월 BSI 전망치를 보면 제조업(90.4)과 비제조업(95.1) 모두 부진하다고 조사됐다. 제조업에선 비금속 소재·제품이 57.1로 가장 낮았다. 공급망 훼손, 우크라이나사태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원자재 수급 차질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비제조업에선 도시가스 수요 감소 같은 계절적 요인까지 겹친 전기·가스·수도가 78.6으로 가장 부진했다.





부문별 전망치를 보면 고용(103.9)을 제외한 주요 지표 모두 100을 밑돌았다. 투자(99.7), 수출(99.0), 자금사정(97.1), 채산성(95.8), 내수(95.8), 재고(103.6) 등이 모두 기준치를 밑돌았다.


자금사정(97.1)과 채산성(95.8)도 지난 4월에 각각 96.8, 97.4를 기록한 이후 4개월 연속 부정적인 상황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회사채 금리가 올랐고 증시까지 급락해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이 나빠진 데다 환율 급등에 따른 제조원가 상승 및 제품 판매 부진이 겹친 영향이다.


특히 제조업체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급속하게 얼어붙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389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3분기 경기전망지수를 조사한 결과 지난 2분기(96)보다 17포인트 감소한 79로 집계됐다.


상의는 "글로벌 공급망 병목과 1300원에 육박하는 고환율이 이어지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원자재가 안정화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고물가가 지속되면 국내 소비도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대부분의 업종이 기준치인 100을 넘지 못해 부정적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높은 원료 수입 비중으로 인해 글로벌 원자재가격 상승의 타격을 직접적으로 받은 자동차부품(69), 석유화학(63)과 비금속광물(61) 등은 최악의 경기 체감을 보였다.


상반기 실적 부진도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상반기 실적(영업이익)이 올해 초 계획보다 미달할 것으로 예상한 기업이 54.9%인 반면, 목표치를 초과할 것으로 본 곳은 3.8%에 불과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경기침체(스태그네이션)와 고물가(인플레이션)로 인한 정부 정책의 한계로 지금은 어느 때보다 기업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규제를 혁파하고, 세 부담을 낮춰 기업 경영 활력을 부여하면서 해외자원 개발 활성화 등을 통해 국제 원자재 수급을 근원적으로 개선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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