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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 반도체 장비 구형 모델도 안돼"…美, '슈퍼을' ASML 또 압박(종합)[新 경제안보 지형도]
2022/07/06  11:08:28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문채석 기자] 중국의 반도체 굴기 저지에 집중하고 있는 미국이 반도체 업계 ‘슈퍼을’로 불리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ASML을 또 다시 압박하고 있다. 첨단 공정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수출을 막은 데 이어 구형 모델인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도 중국에 수출하지 않도록 네덜란드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는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당장은 피해가 있을 것으론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국 우시엔 SK하이닉스(종목홈), 시안엔 삼성전자(종목홈)의 낸드플래시 공장이 각각 가동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네덜란드 정부에 로비하면서 ASML이 DUV 등을 비롯한 구형 반도체 장비를 중국에 판매하는 것을 막아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지난 5월 말, 6월 초 돈 그레이브스 미 상무부 차관이 네덜란드와 벨기에를 방문했을 당시 공급망 이슈를 논의하며 중국 수출 문제를 언급했고, ASML 본사를 찾아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도 만나 이와 관련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소식통들은 전했다.


ASML은 최첨단 공정에 필요한 EUV 장비를 생산하는 세계 유일한 회사다. 삼성전자, 미 인텔, 대만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ASML의 장비를 구하기 위해 수천억원을 싸들고 줄을 설 정도로 힘이 막강해 ‘슈퍼을’로 불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최근 유럽 출장을 다녀온 뒤 ASML에서 차세대 기술을 보고 온 것을 가장 중요한 순간으로 꼽기도 했다.



미국이 네덜란드에 수출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DUV 장비는 빛을 이용해 웨이퍼에 전자회로를 새기는 장비로 첨단 반도체 장비로 불리는 EUV 장비의 구형 버전이다. 이 장비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5나노미터(㎚·1나노는 10억분의 1m) 이하 공정 외에 다른 반도체 공정에서 주로 사용되는 장비다. 메모리반도체에서는 90% 이상이 DUV 공정을 채택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중국이 첨단 공정 경쟁 대신 구식 공정 개발로 눈길을 돌리면서 중국 업체들이 DUV 장비를 적극적으로 매입, 국내 반도체 업체들도 DUV 장비 공급난을 겪는 상황이다.


네덜란드 정부는 ASML의 대중 수출 추가 제한이 중국과의 무역 관계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아직까지 미국의 제안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네덜란드 정부는 이미 EUV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을 두고는 ASML에 허가를 내어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독일, 벨기에에 이어 네덜란드의 세번째 큰 무역 파트너국이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 시도를 저지하는 차원에서 중국에 첨단 시스템 판매 중단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만약 네덜란드 정부가 동의한다면 SMIC부터 화홍반도체까지 중국 반도체 업체들에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만경제연구원(TIER) 존슨 왕 애널리스트는 "리소그라피 장비는 중국 입장에서 가장 대체하기 어려운 장비"라면서 "해외의 DUV 리소그라피 장비가 없이는 중국 반도체 산업 전진이 중단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ASML 측은 "이러한 논의는 새로운 것이 아니며 그 어떤 결정도 나지 않았다"면서 "루머에 특별히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베닝크 CEO는 올해 초 중국에 대한 DUV 장비 판매 금지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블룸버그의 보도가 나온 이후 ASML의 주가는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시 나스닥에서 ASML은 전일대비 3.87% 하락한 432.4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정부가 일본에도 네덜란드와 같은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일본 니콘이 같은 기술을 중국 반도체 업체에 판매하고 있어 이를 중단해달라는 것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당장 생산에 큰 영향은 없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를 대비해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중국에 DUV 노광장비 수출 제한을 검토하는 것은 새로운 내용이 아니고 아직 (구체적인 시기, 제한 수준 등이)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DUV 수출 제한 조치가 이뤄지더라도 특정 품목에 한정되는 만큼 국내 기업의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메모리반도체 공정 전반적으로 쓰이는 장비인 만큼 압박이 구체화되면 이를 가볍게 넘기긴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국 견제로 당장 국내 기업이 생산 차질 등 심각한 타격을 입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EUV보다 구형 모델인 DUV 수급을 제재하는 것은 전방위로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나 다름 없어 장기화 여부를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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