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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포렌식 회계감사 지침' TF 가동…10월쯤 윤곽
2019/08/26  05:40:05  이데일리
- 깐깐해진 외부감사 부담 덜어줄 `당근`될까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안진회계법인은 지난해 4월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감마누(종목홈)(192410)와 종속회사 등에 대해 디지털 포렌식조사용역을 의뢰받았다. 조사결과 감마누가 제시한 법인인감 관리대장에 기재된 법인인감증명서 발급 개수와 법원등기소 내역상 확인되는 발급 개수의 차이는 총 281개에 이르렀다. 또 감마누와 종속회사 사이에 작성된 주식양수도계약서 등 54개 문건이 법인인감 사용대장 목록에서 누락된 것으로 조사됐다.이런 디지털 포렌식 기법을 회계부정조사에 활용하는 적정 방안을 도출하는 임시 협의체가 출범했다. 금융당국이 지난 3월 깐깐해진 외부감사 부담을 덜어줄 유인책 중 하나로 제시, 최준우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이 지난 6월 재차 공론화한 바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금융감독원, 한국공인회계사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코넥스협회, 대형 회계법인 등과 ‘회계부정조사 지침 제정 태스크포스(TF)’를 킥오프했다고 25일 밝혔다. TF 발족 열흘 후인 지난 23일부터는 한국공인회계사회를 중심으로 실무작업반이 가동되기 시작했다.

실무작업반이 오는 10월까지 초안을 만들면 TF는 이를 보완해 연내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애초 디지털 포렌식조사 가이드라인으로 알려진 명칭은 회계부정조사 지침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디지털 포렌식조사보다 폭넓은 내용을 지침에 담겠다는 것으로, 지침은 자율규제에 해당한다.

복수의 TF 관계자는 “디지털 포렌식조사를 비롯해 회계부정조사가 오·남용되면 기업경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논의가 막 시작된 터라 이해당사자 간 의견을 수렴하는 중이니 시간을 두고 지켜봐 달라”고 말을 아꼈다.

회계부정조사는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22조(부정행위 등의 보고)에 근거해 이뤄진다. 신(新) 외감법에 따르면 외부감사인(회계법인)은 회계처리기준 위반을 발견한 경우 이를 내부감사기구(감사 또는 감사위원회)에 통보해야 한다. 내부감사기구는 회사의 비용으로 외부전문가를 선임해 위반사실 등을 조사하도록 하고, 결과를 증권선물위원회와 외부감사인에 제출해야 한다.

보고 의무를 어긴 외부감사인에게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므로 회계법인이 눈에 불을 켜고 감사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기업이 느끼는 부담이 극심하다는 것이다.

‘기소돼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임에도 자체 조사를 요구’하거나 ‘기업에 회계부정이 없다는 사실을 입증할 것을 요구한다’는 게 현장 목소리다. 특히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디지털 포렌식조사 요구에 응할 경우 “감사비용 부담이 막중하다”고 토로한다.

디지털 포렌식은 PC나 노트북, 휴대전화 등 각종 저장매체 또는 온라인상에 남아 있는 디지털 정보를 분석해 범죄 단서를 찾는 수사기법이다. 이를 활용하면 현미경 감사가 가능하지만 수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계부정조사는 외감법 개정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국내에 처음 시행되기 시작해 인식수준이 낮다. 반면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회계부정조사 역사가 길다. 이에 TF는 상견례를 겸해 미 증권거래법을 회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TF는 선진국 베스트 프랙티스(최선 관행), 국내에 이를 선 적용해온 대형 회계법인 실례를 접목해 지침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일단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내부감사기구에 통보하고 ‘기업 경영진의 자진시정을 우선 유도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경영진의 조치가 충분하지 않은 때 내부감사기구는 경영진과 조사에 필요한 정보, 비용 등이 합리적인 수준인지 사전에 협의하고 이를 문서로 만들도록 했다.

한 TF 관계자는 “부정조사비용을 가장 줄일 수 있는 방법은 기업 경영진이 외부감사인, 내부감사기구, 외부전문가에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기업 경영진의 인식을 바꾸려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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