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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지 않은 길' 앞에 선 한은..한국경제 불확실성 여전"(재종합)
2019/10/17  02:52:38  이데일리
- 한은 금통위 본회의 개최
- 역대 최저금리 2016년 수준 회귀
- 성장률ㆍ물가 더 악화
- 2명 소수의견 예상 밖 평가
- 경제 불확실성 커…통화정책 방향성 찾기 '난항'
- 저물가 탓 실질금리 상승...전문가들 "금리 더 내릴 것"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다시 역대 최저인 1.25%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한은은 지난 2016년 6월에도 기준금리를 1.25%로 금리를 낮춘 바 있다. 2017년 11월 금리를 인상할 때까지 1년간 그 금리를 유지했다.지금 상황은 2016년보다 더 나쁘다. 당시 경제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은 각각 2.9%, 1.0%였다. 지금보다 높다. 지금은 2% 성장룰 달성도 불안한 상황이다. 물가는 마이너스 수준까지 내려갔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높은데다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보이는 상황에서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점치고 있다. 한국 경제가 ‘가보지 않은 길’의 목전에 다다랐다는 평가다.

하지만 생각보다 다른 목소리도 많다. 2016년 당시에는 사상 최저치로 기준금리를 내리는 결정을 내릴 때에도 한은 금통위 위원들 사이엔 이견이 없었다. ‘만장일치’로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그러나 이번 금통위는 이견이 크게 갈렸다. 2명(이일형, 임지원)의 위원이 ‘동결’ 소수의견을 냈다. 이날 채권금리가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상승한 주된 이유로 꼽힌다. 한은 내부에서도 명확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혼돈의 금통위이주열 총재 임기(2014년 4월1일 이후)동안 총 20번의 통화정책결정 회의가 있었다. 이 중에서 소수의견이 2명 나온 것은 다섯 번이다. 이 중 2015년 3월(정해방, 문우식 위원)을 제외하면 모두 최근 1년(2018년10월~2019년10월) 이내다. 최근들어 금통위 내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는 의미다.

가계부채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금융안정에 대한 우려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과 브렉시트 등 정치적 사안에 따른 대외 변수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한국은행만의 일은 아니다. 세계 경제 성장률 둔화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완화 기조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여타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위원간의 이견이 적지 않다. 지난달 유럽중앙은행(ECB)내 유일한 여성이면서 독일 측 이사인 사비네 라우텐슐래거 이사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양적완화(QE) 재개를 강력히 비판하며 사퇴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전망치를 표시한 점도표에도 5명의 위원이 인상, 7명이 인하, 5명이 현 수준 유지로 견해차가 크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처럼 우리 경제여건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위원간 이견은 자연스럽고 어찌보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과거보다 낮아진 금리정책의 경기부양 효과와 장기화된 저금리로 인한 금융불균형 누적, 서울 및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 상승 등 완화 기조를 장기간 유지하기엔 부담스러운 요인도 산적해 있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평소 금융안정에 대해 강조해왔던 이일형 금통위원은 동결에 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임지원 위원은 예상 밖”이라며 “추가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훼손하면서 금리 인하 효과가 반감됐다”고 말했다.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3.9bp(1bp=0.01%포인트) 오른 1.320%에 거래를 마쳤다.

이주열 총재 역시 이날 금통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혼재된 시그널을 던졌다.

이 총재는 현재 경기에 대해 “(최근 경제 지표를 보면) 긍정적인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이 혼재돼 있어 하나의 방향성을 이야기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통화정책방향과 관련해서도 “당분간은 두 차례의 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겠다”면서도 “금리인하 여력은 더 있다”며 추가 인하 여지를 남겼다. 또 “내년 성장률은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면서도 “미중 무역갈등, 브렉시트 등 지정학적 리스크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도 했다.

◇전문가들, 내년 추가 인하 열려 있어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내년 한은이 적어도 한차례 더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내면서 실질 금리는 외려 상승한 데다, 경제의 개선 조짐도 나타나지 않은 만큼 인하 여지를 열어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은이 금리를 한 번 더 내리면 1.0%로 내려가게 된다. 경제가 둔화를 넘어 침체국면으로 들어설 경우 0%대 기준금리 가능성도 열려 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 정부의 재정정책이 집중될 것으로 보이지만, 성장률 경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며 “내년 경제지표를 확인하고 2분기쯤 한 차례 더 인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금통위를 앞두고 진행된 이데일리 설문조사도 경제금융전문가 12명 전원이 내년 추가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점친 바 있다.

한편, 이 총재는 금리 정책이 아닌 국채매입 등 비전통적인 정책수단을 도입할 가능성에 대해 “고려할 때는 아니다”라면서도 “향후 정책여력이 더욱 축소된다면 금리 이외의 정책수단의 활용가능성에 대해서는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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