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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진단] 反日에도 절제가 필요하다
2019/08/14  00:06:24  매일경제

작년 10월 30일 한국 대법원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판결에서 원고 승소를 선고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시작된 일본의 반도체 소재 등 3개 품목 한국 수출 규제와 한국을 '화이트국가' 명단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 의결은 한여름을 더욱 뜨겁게 달구는 이슈가 됐다. 한국에서는 반일 불매운동이 한창이고, 일본에서는 상응하는 움직임이 덜 활발해 보이기는 하나 국민 다수가 아베 신조 총리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혼돈의 상황일수록 더욱 냉정하게 현 사태의 본질과 해결책을 생각해 봐야 한다.

우선 직시해야 할 것은 한일 간 과거사와 영토를 둘러싼 반일 활동은 처음 있는 일도 아니며 앞으로도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1964년 한일회담 반대 시위는 당시 정부가 비상계엄령을 선포할 정도로 극렬했고, 이후 반일 시위가 상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일본에서는 2016년 외국인에 대한 혐오 발언을 금지하는 선언적 법률이 제정되기도 했으나 혐한을 조장하는 시위·출판 등 활동은 꾸준히 지속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 간 경제적·인적·문화적 교류는 가속돼 왔다. 대일본 수출과 수입은 계속 증가하고 있고, 작년에 상대국을 방문한 한국인과 일본인 수가 1000만명을 넘었으며, 방탄소년단과 걸그룹 트와이스는 일본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즉 한국과 일본은 때때로 서로 싸우나 실제로 죽일 듯이 싸우는 관계는 아니며 서로의 교류를 통해 상호 이익을 추구해 왔다는 것이다.

한일이 공유하는 이익은 교역을 통한 경제적 혜택, 기술 교류, 학문 교류, 문화 교류뿐만이 아니다. 정치적으로 한일은 한반도를 위시한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공조해 왔으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귀중한 가치를 공유해 왔다. 이런 면에서 볼 때 한국 내 반일과 일본 내 반한에도 절제가 필요하다. 아주 안 볼 사이, 아무런 이익도 공유하지 않는 상대라면 물고 뜯고 헤어지면 그만이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의 지난 수십 년간의 역사는 그런 사이가 아님을 증명해 준다.

구체적으로 어떤 절제가 필요할까? 첫째, 일본의 무역을 통한 보복에 대해 한국이 무역 분야에서 대응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양국이 무역 이외 분야로 대응을 확장하는 것은 미래를 위해 자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일본 상품 불매운동, 도쿄올림픽 보이콧, 관광 교류 축소, 인적 교류 취소는 피해야 할 일이다. 둘째, 정치인이나 언론이 민족주의를 부추기는 언동을 삼가야 한다. 지나친 민족주의는 제국주의 일본같이 타 국민과 자국민에게 피해를 줄뿐더러 글로벌 세계에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우리는 한국인이지만 동시에 세계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셋째, 양국 정치 지도자 모두 한일 대립 관계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 증오를 이용하는 정치는 국민을 대립과 투쟁이란 쇠락의 길로 몰고 갈 뿐이다.

절제를 유지하면서 한일 모두 대화의 장으로 나와 극한 대립으로부터의 출구를 모색해야 한다. 대화에 나서기 전 한일 지도자에게 두 가지 충고를 해주고 싶다.

첫째, 한일 간 경제전쟁은 승자가 없는 싸움이고 결과적으로 양자가 다 피해를 본다. 누가 더 피해를 보느냐를 경쟁하는 자해적 싸움에 불과하다.

둘째,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과 그 후속 사건에 관련해 절대선·절대악 개념을 버려야 한다. 강제징용 배상 판결 자체에 대해서도 이를 비판하는 한국 내 전문가들이 있는가 하면 청구권 소멸을 부정하는 일본인들도 있다.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한국 정부의 소극적 대응과 일본 정부의 무역을 통한 보복에 대해서도 시각에 따라 견해차가 있을 수 있다. 외교에서 누가 절대선이고 누가 절대악이냐를 다투는 것은 소모적 말싸움이 될 뿐이다. 이제는 서로의 인식 차이를 인정하고 이를 토대로 조금씩 자기 위치에서 물러나야 할 때다. 이제 곧 올 선선한 바람과 함께 양국 간 대화 소식도 들려오길 기대해 본다.

[최 인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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