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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진단] 참을 수 있는 `동맹`의 가벼움
2019/09/18  00:07:19  매일경제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외교는 체코슬로바키아 태생 소설가 밀란 쿤데라의 책 제목처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다. 트럼프 외교는 지난 70년간 국제사회에 세계경찰로서, 세계시장으로서 공공재를 제공해왔던 미국의 물질적 과부하와 정신적 피로감이 누적된 결과이다. 그동안의 기여에도 국제사회의 불충분한 인정과 존중에 대한 미국의 인내심 소진과 분노의 대폭발이다. 하지만 트럼프의 때리면서 웃고, 웃으면서 때리는 감정 기복형 과잉 외교는 섬?한 블랙코미디를 연상시킨다.

미국의 문제는 그간 세계 리더십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었던 유니버설 '가치'를 너무 쉽게 내팽개치고 있다는 데 있다. 미국의 적대적 타깃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지 존경심 때문에 국제사회가 미국 리더십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미국 리더십을 수용하는 이유는 지난 70년간 미국을 대체로 긍정하기 때문이다. 국제사회는 미국이 싫은 것이 아니고, 미국의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리더십이 싫은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이후에도 미국이 계속 탐욕스러운 자기애(自己愛)적 모습을 보인다면 트럼프는 재도약이 아닌 본격적인 쇠퇴의 상징이 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론 당장에 미국 이외 대안이 없어서이다. 경쟁 중인 중국이 미국처럼 자체 글로벌 가치와 모델을 만들어내려면 아직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또 중국은 동맹 불(不)체결 정책을 견지하고 있지만, 기실 동맹을 안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못 만드는 것이다. 오히려 중국 스스로도 신질서를 만들기보다는 미국 주도의 현 질서에 안주하고 싶어한다. 미국에는 '동맹전이'가 일어나고 있지도 않은데 미국은 새로운 도전자를 과대포장하고 두려워한다. 미국은 왜 지난 70년간 깔아놓은 촘촘한 인프라와 튼실한 네트워크에 자신 없어 하는가.

사실 현 한미동맹에 대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동맹의 가치관 혼란이다. 한국은 유교주의 전통이 강해 국가 사이에도 의리와 신뢰를 중시한다. 동맹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가장 이용하는 게 오히려 동맹이라며 관계를 무역수지와 방위비 '돈'으로만 평가하고 있다. '숭고한 혈맹'적 한미동맹 역사에서 우리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상황이다.

미국의 한미 군사훈련 중지마저도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였다기보다는 비용 때문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2~26일 유엔 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한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한미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나갈 방향에 대해 지혜를 모을 것이라 했다. 이때 중장기적으로 한국은 미국의 '긍정의 힘(positive power)' 동맹임을 환기시켜야 한다. 평창올림픽 이후 한반도에서의 변화는 미·북의 현실적 타산법도 작동했지만 한국의 긍정의 힘 외교도 컸다. 어떤 때는 다소 이상주의적이면서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상황의 진전을 이끈 동력이었다. 미국의 부담을 덜어주는 한국, 선제적으로 문제해결책을 제시하는 한국, 동맹국 중 가장 선의와 진정성을 가진 한국, 이런 한국이야말로 미국에 가치 있는 동맹이며, 한국도 미국이 마찬가지이길 기대한다고 강조해야 한다.

당장에는 트럼프 변수를 최대치로 활용해야 한다. 한반도에서 트럼프는 귀인(貴人)이며, 트럼프가 오고 나서 한반도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내 김정은과의 회담을 기대할 때 한국은 촉진자로서의 '맞춤형' 역할을 해야 한다. 한반도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결정타이기는 어려워도 빛나게는 할 수 있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라면 한국은 대리운전이라도 해야 한다. 그래야만 기능과 형태는 달라질 수 있어도 동맹의 미래는 유의미하게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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