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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났습니다]①"남녀 고용률 격차 좁혀야…경단녀 집중지원 필요"
2019/12/11  02:22:04  이데일리
- 한국인구학회 회장 이혜경 배재대 교수 인터뷰
- "인구 감소, 재앙 아냐…출산만 강조하는 정책 안돼"
- "생산인구 감소, 생산성 높여야…여성·노인 재교육도"
- "M자형 女고용 개선돼야…경력단절 막는 정책 필요"

이혜경 한국인구학회 회장, 배재대 교수 (사진= 이혜경 교수 제공)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1명 아래로 떨어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 중에서 가장 낮다고 하지만 결혼한 부부의 출산율은 1명대 중후반 수준으로 그리 낮진 않습니다. 결국 상대적으로 출산율이 높은 결혼한 여성이 일과 가정을 함께 챙길 수 있도록 하는 지원정책을 단기간 내에 더 정교하게 만들어야 합니다.”한국인구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혜경 배재대 공공정책학과 교수는 10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절대적인 인구 수 감소보다는 인구의 구조와 질(質)을 더 중요시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생산연령인구가 줄어드는 만큼 기존 경제활동인구의 노동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그동안 생산에 참여하지 못한 여성과 고령인구가 경제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재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밝혔다.

특히 20%포인트나 돼 선진국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남성과 여성간 고용률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전형적인 `M자형`인 여성들의 생애주기별 고용패턴을 선진국형으로 바꿔야 하며 이는 결국 결혼과 출산 전후의 여성들이 일자리에서 내몰리지 않도록 하는 정책적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회장과의 일문일답.

-현재 우리나라에서 지속되는 저출산의 원인은 무엇인가△직접적으로 보면 결혼이 늦어지고 있는 탓이 큰데,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고 선진국적 현상이다. 다만 빠르게 이혼이 늘어나면서 그동안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고 나면 안정적이라고 생각했던 통념이 무너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배우자를 선택하는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또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어떤 가족 형태라도 사회가 아이를 보장해준다는 믿음이 있어 안심하고 출산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정상적 가족` 형태가 아니면 출산이 힘들다. 특히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희망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계층간 이동 통로가 막혀 있고 패자부활전도 없는 게 현실이다. 서울과 비(非)서울로 나뉘어져 있고 여러 격차들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도 너무 큰 상황이다. 더구나 어릴 때 외환위기를 경험하면서 화이트칼라의 직업 안정성도 크게 높지 않다는 학습효과가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정부 저출산대책이 줄줄이 실패한 원인은△그동안은 정부가 실시한 정책이 출산만 강조하는 식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 합계출산율이 1명 아래로 떨어졌지만 결혼한 부부의 출산율 자체는 그 정도로 낮진 않다. 반면 요즘 태어난 젊은이들이 보는 세상은 온통 결혼하기 싫고 아이를 낳기 싫은 환경뿐이다.

-그렇다면 출산율을 높이는 정책은 어떤 방향이어야 하나△앞서 언급한 젊은이들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도록 만드는 환경을 어떻게 바꿔주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대단히 복합적일 수 있다. 또 상대적으로 출산율이 높은 결혼한 부부에 대해서는 여성이 일과 가정을 함께 챙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을 더 정교하게 만들어야 한다.

-인구 감소는 결국 우리에게 재앙이 될까△국내 인구가 당장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나중에 인구가 줄어든다고 해도 그 자체로 재앙이라고 보진 않는다. 인구 감소 자체를 지나치게 위기로 느낄 필요는 없다. 인구 절대 수가 줄어드는 것에 대해 막연하게 불안해 하는데, 삶의 질(質)을 고려한 적정인구가 어느 수준인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일본도 지난 2010년 이후부터 인구 감소를 겪어왔지만 나름대로 잘 버티고 있다. 인구 감소와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해야 하지만 이런 변화를 너무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생산연령인구가 줄어드는 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 단순하게 아이를 더 낳게 하는데 그치지 않고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쪽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옮겨야 하는 이유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어떻게 하면 우리가 가진 인구의 질을 높이느냐는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생산연령인구가 줄어드는 만큼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가진 자질을 높여 노동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나아가 그동안 생산에 참여하지 못한 여성이나 고령인구가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고령인구나 경력단절여성 등을 재훈련시켜 자질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면 노동의 질도 높일 수 있다.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스웨덴이나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에서는 남성과 여성 간 고용률 차이가 4%포인트 정도이고 서유럽에서도 그 격차가 10%포인트가 안된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남성 고용률이 대략 76%이고 여성이 57% 정도라 그 차이가 20%포인트나 된다. 우리나라가 유럽 국가들과 이렇게 큰 차이를 보이는 건 결혼과 출산을 전후로 여성들이 일자리를 떠나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 여성들의 생애주기별 취업현황을 보면 20대 초중반까지 활발하게 경제활동을 하다가 결혼과 출산, 양육을 하는 20대 후반, 30대 초중반에 일을 그만 두고, 이후 자녀가 성장하는 40대 중후반부터 다시 경제활동 참가가 늘어나는 M자형 패턴을 보인다. 이런 M자형 패턴에서 그 허리가 펴지는 일종의 `엎어놓은 사발형`으로 바뀌어야만 선진국처럼 갈 수 있다. 이 허리가 단기간 내에 펴질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써야 한다. 다행히 정부도 여성 고용률을 높이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개선이 더디다. 국민 의식도 중요하다. 최근에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영화를 놓고 사회적으로 논란이 크다고 하는데, 이런 논란 자체가 의아하다. 내 아내와 딸의 문제이기도 하다.

-일본처럼 보수적인 국가도 생산연령인구가 줄면서 이민 확대에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민정책은 흔히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뒷문정책이라고 해서 미등록이민자를 비공식으로 활용하는 정책인데, 경기가 좋을 때엔 단순 여행객이나 불법체류자 등이 자국에서 근로할 수 있도록 허용하다가 경기가 나빠지면 단속해서 이들을 쫓아내는 식이다. 두번째로 일본처럼 연수생제도나 외국인 유학생제도를 활용하는 옆문정책이 있다. 세 번째는 고용허가제나 기술이민제 등 외국인근로자를 정식으로 고용하는 앞문정책이다. 인구가 1억3000만명에 이르고 선진국 진입이 빨랐던 일본은 전체 국민 중 이민자가 3% 미만으로 우리나라보다 낮은 수준이었는데, 최근 일할 사람이 부족해지면서 앞문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즉, 내국인 여성과 고령자로 먼저 보충하고도 부족한 노동력의 약 20%를 외국인으로 채우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내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지원은 어떤가.

△외국인에 대한 지원은 지나치게 쏠림이 있다. 정부 지원이 다문화가정에만 쏠려 있고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서는 소홀하다. 지나친 가족주의나 혈통주의 탓일 수 있다. 실제 외국인 근로자 중에서도 단순근로인력을 들어왔다가 상당수가 한국에 남아 가정을 꾸리기도 한다. 보편성의 원칙에 맞춰 우리나라에 기여하는 외국인에 대해서는 지원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이혜경 한국인구학회장은...

△이화여대 문학사(영여영문학 전공, 사회학 부전공) △미국 UCLA대 사회학 석사 및 박사 △배재대 사회대학 학장 △대전광역시 여성정책자문관 △고용노동부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법무부 외국인정책실무위원회 위원 △여성가족부 가족정책 자문위원 △한국이민학회 회장 △현 한국인구학회 회장, 배재대 공공인재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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