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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타격에도 실탄 아낀 한국은행…"좀 더 지켜보자"
2020/02/27  11:06:02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장세희 기자] 결국 한국은행은 실탄을 아끼는 쪽을 택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 타격은 인정했지만, 해답이 금리인하는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4월에도 금리인하 기회가 있는 만큼 좀 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이미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수준으로 떨어져 있고, 집값 상승 등 금리인하로 인한 부작용도 한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확산 속도, 보호무역주의 및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상황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 확산 정도와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 가계부채 증가세 등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정도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한 영향과 금융안정 사이에서 고민이 깊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미 시장은 한은의 금리동결을 예상했었다. 지난 14일 이주열 한은 총재가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시장에 던졌기 때문이다. 당시 이 총재는 거시경제금융회의를 마친 뒤 코로나19에 따른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에 대해 "앞으로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겠지만 신중한 입장일 수밖에 없다"며 금리인하에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그는 또 "추가 금리인하에 따른 부작용 또한 있기 때문에 신중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 내부에서도 이 총재의 발언은 이례적으로 명확한 메시지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최근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자 다시 인하론이 고개를 들었으나 결국 한은은 동결을 선택했다.


◆금리인하보단 피해 기업 타깃 지원= 이날 한은의 결정은 금리인하로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잠재울 수는 없다는 회의론이 작용했다. 이인호 한국경제학회장은 "전염병때문에 경색된 경기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춘다고 해서 올라오진 않을 것"이라며 "나중에 쓸 실탄을 아끼기 위해서라도 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한은이 금리인하 대신 금융중개지원대출(금중대) 한도를 5조원 늘린 것도 이 때문이다. 광범위하게 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는 금리 인하와 달리 피해를 입은 특정 업체를 타깃으로 삼아 지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미 기준금리가 시장에서 보는 실효하한(0.75~1.00%)에 근접해 있다는 점도 추가 금리인하가 어려웠던 이유로 꼽힌다. 이미 한국의 기준금리는 미국과 역전된 상태로, 여기서 추가로 금리를 내리긴 사실상 어렵다.


금리인하에 따른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우려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정부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금리를 내리면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의결문에서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소폭 확대됐고, 주택가격은 서울 이외 수도권을 중심으로 비교적 높은 오름세를 나타냈다"고 한은은 밝혔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금융안정에 포커스를 맞춘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해 금융안정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증가세에 다시 불이 붙으며 소득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가계 빚에 대한 우려도 컸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의 가계신용 잔액은 1600조원, 지난해 4분기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12조6000억원에 달한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3분기 96.6%로 전 분기(95.6%)보다 상승했다.


◆'코로나쇼크' 장기화땐 금리인하 불가피= 다만 한은이 연내에 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위축이 경제지표로 속속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잠정 집계한 수출은 263억달러로 전년동기보다 12.4%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조업일수를 감안한 일평균 수출액은 16억9000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9.3%나 감소했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96.9로 전월대비 7.3포인트 하락했다. 4년8개월만에 최대 하락이다.


한은의 목표치(2.0%)에 한참 못 미치는 낮은 물가 역시 금리인하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디플레이션 시대로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한은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대 중반으로 높아졌다"고 밝히긴 했지만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0%로 동일하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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