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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IMF, 금융위기, 코로나? 뒤집어 생각해보면...
2020/03/28  07:05:59  이데일리
- [발가벗은 힘: 이재형의 직장인을 위한 Plan B 전략]

[편집자주] ‘발가벗은 힘(Naked Strength)’은 회사를 떠나 야생에서도 홀로서기할 수 있는 힘을 말한다. 발가벗은 힘을 키워야 언제든 퇴사하고 싶을 때 퇴사할 수 있고, 야생에서 자신 있게 생존할 수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삶을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다. 필자는 자신이 누렸던 대기업, 임원, 억대 연봉 등의 타이틀을 과감히 벗어 던지고, 40대 중반에 퇴사해 전문가의 길을 택했다. 그리고 야생에 소프트랜딩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데일리는 필자가 ‘발가벗은 힘’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터득한 경험과 노하우를 매주 소개한다. 이를 통해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직장인들이 시행착오를 줄이고, ‘자신만의 Plan B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35)IMF, 금융위기, 코로나? 뒤집어 생각해보면...

그간 나의 ‘발가벗은 힘’ 스토리를 전해드렸다. 그런데 앞으로는 종종 독자 여러분들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다른 이들의 사례도 공유하려 한다. 그 첫 번째 사례로 ‘실용적 커뮤니케이션 훈련’을 도우며 강사·코치·퍼실리테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한창훈 코치’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다.

그는 서른 다섯, 결혼 2년차 때 국내에서 알아주는 대기업을 퇴사했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건방지게도 두 번째 퇴사’였다. 첫 번째 퇴사는 꼭 일하고 싶은 회사를 다니기 위해서였고, 두 번째는 정말 가치 있고 즐겁다고 생각되는 일을 하기 위해서였다. 두 번째 퇴사를 할 때 그는 굳은 각오를 해야만 했다. 배수의 진을 친 느낌이지 않았을까?그는 회사를 다니며 코칭 훈련을 받는 중에 퇴사를 결정하게 되었다. 코칭이 ‘평생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이자 즐거운 일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첫 번째 퇴사할 때 동료들의 의아한 표정(왜 안정된 대기업을 박차고 나가지?)을 이미 접해서인지, 두 번째 퇴사는 담담한 마음으로 결정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가뿐한 마음으로 ‘발가벗은 힘’을 시험하는 여정에 나섰다. 이때가 2008년. 연초에 퇴사해 열심히 준비한 그는 곧 자리를 잡으리라 기대했다.

그런데 그해 여름, ‘금융위기’가 터졌다. IMF 때만큼은 아니었지만, 경제적·심리적으로 위축되는 상황이 온 것이다. 잠이 많던 그였지만, 밤잠을 설치는 시간들이 계속되었다. 당시 그는 ‘발가벗은 힘’은 온데간데 없고, 그냥 무기력하게 내던져진 느낌만 남았다고 한다. 그렇게 헤매고 있을 때, 먼저 퇴사하고 개인사업을 하는 지인에게서 연락이 왔다. 한참 통화를 하다가 안부인사를 겸해서 물었다. 금융위기 상황인데 사업이 힘드시지 않냐고. 그러자 그의 지인은 이렇게 말했다.

“어! 난 오히려 좋지. 이 참에 부실하게 운영하던 회사들이 알아서 사업을 접고 나가니까 더 좋아. 사기꾼이나 다름없는 사업자도 줄고 있고.”그 당시 지인의 대답은 이후 그가 위기의식을 느낄 때마다 힘이 되어준다고 한다. 이 말을 듣고 그는 두 가지로 생각이 정리되었다. 첫째, 실력이 있으면 외부환경과 상관없이 잘될 수 있겠구나. 둘째, 다들 나쁘다고 말하는 것이 사실은 관점의 문제일 수 있겠구나. 그에게는 큰 울림이 있는 대답이었던 것이다.

운칠기삼(運七技三)이란 말처럼, 인생은 운에 의해 결정될 때도 있다. 운이 좋을 때도 있지만, 회사의 후광을 떼고 나와 독립했는데 하필 외부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변화하는 외부환경을 탓하기 시작하면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한 코치는 ‘자신이 무엇을 추구하는지 알고 있고, 그에 걸맞은 실력을 갖추고 있다면’ 설령 환경이 좋지 않아 일이 잘 풀리지 않더라도 환경이 변할 때 기회를 잡을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생각이 정리된 그는 이후 더 열심히 준비했고, 최선을 다한 결과 기존 고객사에서 다시 찾아주고 주변에서 추천하는 사례가 늘면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그는 ‘좋은 강의와 코칭을 하는 것’ 자체가 마케팅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운이 좋아 인맥으로 연결된 강의도 실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결국 오래가지 못한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강의하는 한창훈 코치, 사진 출처: 한창훈 코치]
그는 페이스북에 ‘강의와 코칭을 한 지 10년째가 되었다’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이 글에 대해 많은 이들이 단 댓글을 읽다가 ‘어?’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간 수고하셨습니다”, “그 어려운 걸 어떻게 10년 하셨나요?” 등의 댓글이 적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강의와 코칭을 하면서 피곤하거나 힘들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거의 없었다. 이유는 일단 일이 들어온다는 것 자체가 감사했기 때문이다. 퇴사 초기에는 하고 싶어도 일 자체가 없었으니 말이다.

그가 퇴사한 이유, 힘든 상황을 긍정적인 태도로 이겨낸 이유는 세 가지다. ‘가치 있는 일,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을 찾았기 때문이었다. 퇴사 후 13년이 지난 지금, 스스로 중간 정산을 해보면 이렇다. 처음 시작할 때 코칭은 그에게 ‘가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좋아하거나 잘하는 일인가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의문이 따라다녔다. 반면 강의와 워크숍은 달랐다. ‘가치 있는 일이자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었다. 다수의 사람들을 만나 좋은 정보를 전달하고, 그들의 생각을 듣고 공감하며, 새로운 것을 함께 알게 되는 기쁨이 있는 일이었다. 그는 지금 강의, 워크숍, 코칭을 두루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퇴사 후 전문가로 독립하려는 이들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가치 있는, 좋아하는, 잘하는 것 중 적어도 두 가지는 해당되어야 독립해서 하고 싶은 일을 잘할 수 있는 것 같아요.”그리고 이런 일을 찾기 위해 그의 주관적 경험을 기준으로 세 가지를 권한다. 첫째, 나를 되돌아 볼 수 있게 해주는 책 한 권은 읽어야 한다. 둘째, 나만의 미니 자서전을 써봐야 한다. 지나간 사건에 대한 나의 반응을 찬찬히 살펴보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아는 데 힌트가 된다는 것이다. 셋째, 직접 한 번 해보는 것이다. 한 코치는 회사를 다니기 전부터 ‘영어로 하는 자기계발 모임’을 8년간 진행했다. 그 모임을 진행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강사, 코치로서의 연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경험이 훗날 퇴사라는 어려운 결정을 할 수 있게 해 준 원동력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그는 야생으로 나오려는 직장인들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회사에 남아 있는 것이 나쁘고, 퇴사하여 독립하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회사에 있으면 ‘내 뜻대로’,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데 제약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퇴사를 결정했다면, 적절한 내적 발견과 실험의 과정을 반드시 거치시기 바랍니다. 그런 과정 없이 야생에 나오면 더 큰 제약이 따를 수 있습니다.”한창훈 코치의 이야기에서 시사점을 정리해보자.

첫째, ‘가치 있는 일,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을 찾아라. 그리고 그중 적어도 두 가지는 해당되어야 독립해서 하고 싶은 일을 잘할 수 있다. 둘째, 실력이 있으면 외부환경과 상관없이 잘될 수 있고, 관점을 달리하면 상황을 새롭게 전개해나갈 수 있다. IMF, 금융위기, 코로나 등은 우리 삶을 힘들게 하지만, 내성과 진정한 실력을 키우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셋째, 퇴사를 결정했다면 적절한 내적 발견과 실험의 과정을 반드시 거쳐라. 즉 ‘발가벗은 힘’을 갖추지 않고 야생에 나오면 더 큰 제약이 따를 수 있음을 명심하라는 것이다.

한창훈 코치의 이야기에서 통찰을 얻으셨기 바란다.◇이재형 비즈니스임팩트 대표전략 및 조직변화와 혁신 분야의 비즈니스 교육·코칭·컨설팅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KT 전략기획실 등을 거쳐 KT그룹사 CFO(최고재무책임자) 겸 경영기획총괄로 일했다. 미시간대 경영대학원에서 MBA학위를 취득했으며, 미국 CTI 인증 전문코치(CPCC), ICF(국제코치연맹) 인증 전문코치(PCC), (사)한국코치협회 인증 전문코치(KPC)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저서로는 《발가벗은 힘》, 《스마트하게 경영하고 두려움 없이 실행하라》, 《전략을 혁신하라》, 《식당부자들의 성공전략》, 《인생은 전략이다》가 있고,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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