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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칼럼] 동학개미 최종승자가 될 확률
2020/05/26  06:01:31  매일경제
[김세형 칼럼] 동학개미가 1차전 승리를 거뒀다는 소식이 매스컴을 장식했다.

코로나19 난리통에 한국 증시는 3월 19일 바닥을 찍었는데 이때부터 외국인들이 내던지는 주식을 동학개미들이 사모아 주가지수가 2000을 찍은 5월 20일경 팔아서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는 1차 승전보였다.

한국증시 역사상 개미가 외국인을 꺾고 돈을 벌었다는 소식은 행주대첩만큼 쾌거다.

동학개미들은 삼성전자를 2조7000억원어치 순매수했는데 16%나 올랐고 현대차 SK하이닉스 등도 20~45%씩 올랐다.

은행예금금리가 연간 2%도 안 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두 달만에 엄청난 수익이다.

혹자는 개미들이 가장 많이 산 삼성전자의 수익률이 16%로 바닥(1457)에서 2000까지 오른 주가지수 상승률 37%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말하지만 그런 비교는 좋지 않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실물경제는 1분기보다 2분기에 더 나쁘게 나올텐데 전 세계적으로 증시를 달구는 베어랠리(bear rally)가 걱정스럽다는 커버스토리를 실었다. 동학개미가 1차전 승전보를 울리고 종합주가지수가 2000을 터치하기 직전에 나온 기사다.

코로나19 팬데믹은 1997년 IMF 위기,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능가하는 충격을 실물경제에 가하는 중이라는 통계치가 발표되고 있다.

이 같은 공황상황은 10~20년 간격으로 일어날까 말까한다. 한 사람의 일생에서 잘해야 서너번 경험하는 장면이다.

IMF위기, 2008년 금융위기당시 전 세계 주가는 정확히 반 토막 아래로 폭락했다.

이번에 코스피 2100에서 시작했다면 1000까지 떨어져야 그당시 때처럼 되는 것이다.

그런데 바닥은 1457에서 멈췄고 2주후엔 1800선으로 날아올라 버렸다. 예전처럼 1000선을 기다렸다면 매수 기회를 잃고 허탕쳤다.

기회는 폭풍우가 내리는 한밤중에 창문이 덜컹하는 찰나와 같다는 말이 있다. 10년 만에 온 기회는 그렇게 짧은 시간만 줬다.

하루에 100포인트가량 폭락하는 공포, 100포인트가 폭등하는 탐욕 속에 동학개미들이 IMF, 금융위기 때 학습효과로 이번에 뛰어들었다. 정말 스마트(smart)한 신인류다.

과거 두 차례 위기땐 바닥에서 80~100% 오른 다음에에 개미들어 뛰어들어 결국 무덤 속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그런데 이번엔 밀레니얼(millennial)들은 선배 세대와는 다르게 '공포의 시간'에 용감하게 뛰어든 게 성공의 지름길이었다.

이코노미스트나 파이낸셜타임스(FT)의 최근 장세 분석 기사를 보면 코로나19에 사용할 백신이 연말경 개발되고 3분기부터는 세계 경제가 회복세에 들 것을 예정하고 현재의 베어랠리가 진행된 것으로 분석한다. 만약 백신 개발이 늦고 2차감염이 나타나면 상황은 급변할 것이다.

주가는 기업수익을 반영한 PER로 산출된다. 올해 기업수익은 작년보다 10%만 하락해도 엄청나게 잘하는 기업이다.

그러니까 코로나 이전 코스피가 2100이 정상이었다면 코로나에 감염돼 수익력이 떨어진 주가지수는 10%가 낮은 수준이 본전이란 얘기다.

이제 그 수준에 와있다! 주식투자는 어떤 시간(적정시점)을 사는 게임이기도 하다.

그시간에 동학개미는 바닥에서 정상수준까지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

아주 냉정하게 말해 10년에 한번 오는 폭락의 사건을 노렸던 초보자에게 1라운드의 행운의 시간은 경과했다. 이제 전문가의 시간이다.

이 기간 동안 개인 순매수는 24조원가량 된다. 그리고 팔아치운 금액은 4조원이 안될 것이다. 그러므로 동학개미의 20조원 이상은 아직 시장에 잠겨 있다.

현재의 시황을 증권사더러 표현하라고 하면 '개별장세'라는 용어를 쓴다.

바닥에서 적정수준까지 반등하는 '1라운드 시간'에는 종목별 차이는 있지만 무차별 상승했다. 패자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 개별장세라고 함은 시장 에너지가 발산돼 더 이상 무차별 상승은 없고, 자칫 슬금슬금 하락하거나 극히 일부 미인주만 오른다는 뜻이다.

동학개미는 2라운드부터는 모두가 승자가 되긴 불가능하고 진짜 실력테스트를 받는다는 의미가 된다.

내가 갖고 있는 종목은 안 오르니 팔고 남이 가진 오른 종목을 뒤따라 사면 떨어지는, 작전세력에 홀리는 장세가 된다는 뜻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한국의 공금리는 처음으로 0.75%까지 낮아진 제로금리시대로 접어들었다.

부동산은 오를 것 같지 않고 그러니까 누구나 주식시장에 뛰어들게끔 여건이 갖춰져 있는 것이다.

동학개미가 1라운드를 마친 현재 10년치, 20년치 이자를 번 성공담이 퍼져나간다.

증권사에 근무하는 최고 전문가들은 "첫 투자에 대성공하면 주식투자가 쉽게 생각돼 이것이 나중에 불행으로 끝나기 십상"이라고 경계한다.

주식투자는 워런 버핏 같은 전 세계 최고 전문가들을 위시하여 뱅커,기관투자가들과 정면승부를 벌이는 제로섬게임의 장(場)이다.

동학개미인 당신은 그들과 1차 시합에서 이겼다.

그런데 머니게임장을 떠나지 않고 시합을 계속 벌일 것인가?투자금액을 빌려서 늘리고, 가족, 친구들도 함께 하자고 손을 이끌려고 하는가.

한국 주식시장에서 거래대금을 보면 보통 개인 50%, 기관투자가 30%, 외국인 20% 등 비중이다.

선진국 시장은 기관 70%, 외국계 15%, 개인 15% 수준이다.

그런데 이번 동학개미장세에서 한국은 개인 비중이 50%이던 것이 70%로 늘었다. 이건 엄청난 비정상이다.

외국인들이 21조원을 팔고 떠난 것을 개인이 다 받았다. 외국인과 기관이 숲속의 호랑이라면 초보자는 어두운 밤길을 더듬는 장님이다.

주식투자는 A라는 기업이 사업이 잘돼 앞으로 돈을 얼마나 더 벌지를 예측하여 주가에 비해 싸면 사고 비싸면 파는 게임이다. 그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한국 동학개미가 워런 버핏이나 찰리 멍거보다 보잉사 주가예측을 더 잘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워런 버핏이 던진 미국의 항공사 주식을 한국 개미들이 매입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코노미스트는 월가와 실물경제의 괴리에 대해 경고하기를 1)세계 유명 기업이 부도 발생 2)코로나 2차 감염사태 발발 3)실물경제 위기가 금융위기로 번지는 세 가지 경우엔 지난번 폭락 같은 사태가 또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내 대형 증권사에는 리서치센터장이라는 직위의 전문가들이 있다.

필자는 이글을 쓰면서 그들 여럿의 말을 들었는데 "지금은 일정 부분 차익을 실현하는 게 좋은 시점"이라는 공통 충고가 가장 많았다.

개별 장세가 전개될 때는 절대로 돈을 빌려 해선 안 되며, 곧 쓰임새가 있는 목돈으로 주식을 사서는 안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식투자로 빨리 부자가 되고 싶다"는 유혹에 빠지면 패망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이다.

동학개미들이라고 하지만 개인투자자군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프로페셔널한 큰손부터 이번에 20%가 늘어난 용감한 동학개미들, 그리고 평소의 투자자들이다.

별 경험 없이 들어온 새내기 투자자에게 동학개미란 이름을 붙여줬다면 이는 초보투자자의 다른 이름이다.

증시는 대중이 보유한 주식은 좀체 오르지 않으며 우량주를 장기 보유한다고 수익을 남겨주지도 않은 잔인한 시장이다.

동학개미가 1차전에 승리한 것은 공포의 시간을 10년 만에 운좋게 산 때문이며 길게 끌고 가면 최종적 승자가 될 확률은 낮다.

한국 증시에서 개인 매매 비중이 70%라는 것은 오합지졸의 집합이란 뜻이기도 하다. 동학개미가 영리하단 꿀발린 말에 속지 말라.

동학개미인 당신은 1승을 거뒀으니 2라운드로 가려면 기대치를 낮추고 실력을 쌓는 지적 수행 과정에 들어가는 게 옳다.

10년 만의 행운을 누렸으니 이젠 가급적 개별 종목에 직접투자하기 보단 전문가가 해주는 펀드로 하면서 공부를 하는 게 나을 것이다.

프랑스 호주 이탈리아 등 주요국이 공매도 금지를 다 풀었고 한국은 9월 중순에 해제한다는데 그러면 한바탕 난리가 날 수도 있다.

특히 개별 종목보다 더 치열한 원유선물시장인 ETN 등 파생상품은 동학개미가 얼씬거리면 원금을 다 잃기 십상이다.

이글을 쓰려고 오랜만에 유튜브 증권방송 여럿 봤는데 좋은 전문가를 경청하면 도움은 받을순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실력과 양심을 겸비한 전문가는 "최종 결정은 당신의 몫"이라는데 정말 솔직한 말이다. 그걸 알면 그가 돈을 벌지 왜 나와서 방송하겠는가.

[김세형 논설고문][ⓒ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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