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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홍콩 금융시장·중계무역 혼란이 한국에 미칠 파장
2020/06/01  00:02:06  매일경제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강행하자 미국이 홍콩에 부여했던 특별대우를 박탈하려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9일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를 폐지하는 절차를 시작하라고 행정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뒤에도 자치권을 행사한다는 전제 아래 미국은 1992년 홍콩정책법을 제정해 비자 발급이나 관세·투자·무역 등에서 홍콩에 중국 본토와 다른 특별대우를 유지해왔다. 이는 홍콩이 아시아 금융·무역·물류 허브 역할을 하는 결정적 토대였는데 그것이 지금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홍콩은 다국적 기업들이 아시아 지역본부를 가장 많이 두고 있는 도시다. 그런 지역본부만 현재 1500여 개에 달한다. 홍콩 수출액은 한국에 이어 올해 3월 세계 7위를 기록했다. 프랑스·이탈리아보다 많은 수출액이다. 홍콩은 수입하는 물량 89%를 재수출하는 중계무역 거점이다. 한국에서 홍콩으로 수출하는 제품은 하역료·보관비용을 추가해 무려 114%가 제3국으로 수출되는데 그중 98%는 중국으로 향한다. 홍콩의 무관세, 낮은 법인세 그리고 안정된 환율 제도와 편리한 항만·공항이 그 비결이다.

이제 미국이 홍콩에 부여했던 특별대우가 박탈 또는 축소되면 당장 홍콩에 본사나 지역본부를 둔 금융회사·수출기업이 대거 다른 국가로 이탈할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최근 홍콩발 사무실 이전이나 이민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특별대우가 사라지면 홍콩을 통한 중계무역도 미국이 중국 본토에 부과하는 최대 25% 추가 관세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한국이 홍콩에 수출하는 물량 중 미국으로 재수출되는 비중은 1.7%에 불과해 관세로 인한 즉각적 타격은 적다 해도 홍콩이 한국의 4위 수출 대상국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미·중 양국의 정책 변화를 정부가 신속하게 파악하고 기업에 전달함으로써 파장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홍콩이 그동안 발휘해온 경쟁력의 본질을 파악하고 우리 것으로 만드는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코로나19 대응에서 그랬던 것처럼 외국 기업들이 한국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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