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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칼럼] 대한민국 체육계, 환골탈태 해야
2020/08/07  00:07:07  매일경제

우리 현대사에서 스포츠 선각자라 불릴 만한 지도자로 여운형 선생을 꼽을 수 있다. 그는 YMCA 야구단에서 활동했고 1925년 상하이에서 야구팀 코치를 맡기도 했으며 수영, 투포환, 철봉체조 등 다방면의 운동 경기에 능했다. 각종 스포츠 협회의 회장을 지내면서 스포츠를 장려하는 연설과 기고 활동을 벌였고 해방 후 초대 조선체육회장을 역임했다.

해방 후 서울에서 미소 군정의 수뇌들이 어린이에게서 꽃다발을 받고 인사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여운형은 꽃을 받지 않은 채 어린이를 번쩍 들어 안고 청중석으로 걸어갔다. 청중의 환호 소리가 남산을 진동시켰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스포츠맨 여운형이 약자 존중과 신사도라는 스포츠 정신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광경이었다.

철인3종경기 최숙현 선수가 가슴 아프게 삶을 마감해 선배 세대 모두에게 깊은 회한과 공분을 남겼다. 일차적으로 체육계가 속죄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구조적 악의 환경을 방치해 온 국가공동체의 책임 또한 막중하다. 암적 증상이 위중했는데도 처방은 립서비스뿐이었다. 최근 5년간 물의를 빚은 체육계의 신체 구타와 성폭행만 보아도 근본적 수술이 필수였다.

여자 테니스 김 모 선수가 초등학생 시절 여러 차례 성폭행을 가한 코치를 10여 년이 지난 2016년 고소했다. 성범죄 코치는 10년형을 선고받았다. 여자 유도 신 모 선수가 고교 이후 코치에게서 20여 차례 이상 성폭행을 당했다고 사직당국에 고발했다. 올림픽 빙상 금메달리스트 심석희 선수는 6세 때부터 조 모 코치에게 신체 구타와 17세 이후엔 성폭행을 당해 왔다고 밝혔다. 코치는 구속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남자 선수들의 경우 폭행 구타가 일상적이다. 올림픽 빙상 금메달리스트 이승훈 선수, 역도 국가대표 사재혁 선수, 야구 베테랑 외야수 이택근 선수… 후배 폭행 사건들이다.

체육계가 이미 자정능력을 상실했다는 것이 학계와 언론을 비롯한 시민사회의 진단이다. 대한체육회와 그 가맹 종목단체들을 중심으로 한 체육계는 외부 수술에 맡겨져 환골탈태해야 한다. 대한체육회는 연간 예산 3000억여 원의 95% 이상을 정부와 공적 기금에서 지원받는 준공공기관이다. 생활체육이 국민 삶에 미치는 무게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엄청난 조직과 예산, 국민 실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해서라도 그 지도부는 종전처럼 단순히 재력이 있다거나 또는 성공한 체육인이라고 해서 맡길 일이 아니다. 대한체육회장은 자율적으로 선출하도록 보장돼 있지만 민주적 통제와 투명한 공공의 감시 아래서 공조직을 책임져 본 경륜가가 적임이다. 그 투표인단도 체육인만이 아니라 일반 국민이 일정 비율로 참여하도록 개선해야 할 것이다.

대한체육회는 지난해 봄 문화체육관광부 주도로 꾸려진 스포츠혁신위원회가 작성해 전달한 일곱 차례의 혁신권고안을 대부분 거부했다. 엘리트선수를 육성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엘리트선수 육성 우선의 스포츠 정책은 1960~1970년대 권위주의 정부 아래서 구축된 국가주의와 성과지상주의에서 이어져 왔다. 스포츠는 남북 간 체제 우위 경쟁이나 개발도상국으로서 국가 위상 제고를 위해 도구화됐다. 메달 성과를 위해 폭행도 정당화됐다. 체육특기자제도, 메달리스트의 병역특례와 연금혜택, 학교 수업 기간의 전국소년체전, 합숙소 훈련제 등이 뿌리내렸다.

이는 북유럽과 영국 등 스포츠복지 선진국들이 학교체육과 국민생활체육에 바탕한 엘리트체육 정책을 균형 있게 발전시켜 온 것과 정면 배치된다. 학교체육에서 "공부 안 하는 학생 선수와 운동 안 하는 일반 학생"의 문제를 해소시켜야 한다. 특히 전국의 지역민이 생애주기별로 평생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국민생활체육 활성화 정책에 큰 비중을 두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스포츠복지 사회의 "모두를 위한 스포츠(Sports for All)"로 가는 길이다.

[김재홍 공익법인 정 이사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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