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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가 당최 뭐래요? [추적자추기자]
2021/01/17  00:44:44  매일경제
[추적자 추기자_주린이 탈출기] 연초부터 달아오르던 주식시장이 이번주 조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너무 뜨거웠던 탓일까요. 개인 투자자들의 참전으로 확산된 동학개미운동은 해를 바꿔 이어지고 있지만 기관과 외국인들의 '팔자' 분위기로 팽팽한 긴장감이 흘러 넘치는 요즘 국내 주식시장입니다. 그런 와중에, '공매도 재개'라는 뜨거운 감자로 주식시장이 웅성이고 있습니다. 아니 돈내고 사고 돈받고 팔면 되는 것 아니였나요? 공매도가 뭐죠?

공매도(空賣渡)는 그 단어의 뜻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말그대로 주식보유 없이 주식을 빌려 파는 것입니다. 추후 주가가 하락하면 싼 값에 되사 빌린 주식을 갚아서 차익을 실현하는 매매기법입니다. 주식이 하락해야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시장 하락장에 재미를 볼 수 있는 투자법이죠. 복잡하니 예를들어 설명해볼까요. 알짜기업인 A전자의 주가가 현재 10만원입니다. 그런데 해당기업의 밝혀지지 않은 문제가 도사리고 있었죠. 하락을 예상한 투자자는 공매도에 나섭니다.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일단 공매도 주문을 냅니다.(10만원짜리 주식을 빌려 사는 셈이죠) 이후 실제로 주식이 6만원으로 떨어질 경우 공매도 투자는 성공하는 것이죠. 이때 투자자는 6만원에 해당 주식을 사서 빌린 주식을 갚고 4만원의 차익을 얻습니다. 이해되시나요?



이러한 원리로 작동되는 공매도는 두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무차입 공매도(naked short)와 차입 공매도(covered short)입니다. 무차입공매도란 대상(종목홈) 주식이나 자산을 빌리지 않고 공매도하는 것으로 공매도 실행자와의 신뢰에 기반한 거래인 셈이죠. 말 그대로 약속만으로 이뤄지다보니 부작용이 많아 국내에서는 현재 금지돼 있는 제도입니다. 2000년 4월 우풍금고 사건이 그 계기가 됐죠. 코스닥 시장이 활황이던 2000년, 우풍신용금고가 성도이엔지의 주식 34만주를 공매도했으나 이중 절반에 가까운 15만주가 결제불이행 문제로 이어지며 사회적으로 논란이 일었습니다. 공매도 주문을 했으나 대주주 및 일반 주주들의 적극 매입으로 실제 거래할 수 있는 주식 자체가 모자라면서 결제 자체가 불가능해진 셈이죠. 뿐만 아니라 주가 역시 상한가를 계속 기록하며 실제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투자가 무지막대한 손실로 이어지며 결국 우풍신용금고는 다른 곳에 인수됐습니다. 공매도로 무리한 시세차익을 얻으려한 우풍금고와 시세조정 세력간 다툼으로 큰 손실이 발생한 셈이죠. 이 사건으로 인해 현재까지 무차입공매도는 금지돼 있습니다.

이와 달리 차입공매도는 일단 주식 또는 자산을 빌려야 한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일반 매매는 실제 주식 소유자와 매수 희망자의 거래라면 공매도는 대차거래를 통해 소유주가 아닌 사람으로부터 주식을 빌려 팔고 나중에 낮은 가격에 사들이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그 중 대차거래는 증권사가 자산운용사나 투자자문사에 주식을 빌려주는 식의 거래이고 대주 거래는 증권사가 개인에게 주식을 빌려주는 거래를 뜻합니다. 통상적인 대차거래는 거래액 단위 자체가 큽니다. 시장 혼란을 막기 위해 50억 이상의 금융 투자 상품 잔고를 보유하고 계좌 개설 후 1년이 지나는 등 전문 투자자 조건을 갖춘 경우에만 가능하죠.

그렇다면 공매도는 왜 필요한 걸까요? 복잡한 방식에, 시장혼란만 가중시킬 것만 같은 공매도는 오히려 주식시장의 안정적 운용에 도움이 됩니다. 주식은 사고 팔고가 이어지는 거래의 연속입니다. 하지만 주식이 오를 것이라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계속 주식을 매입해 가격을 올리는 식으로 본인들의 의사를 반영시킬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계속 올라만 갈 것입니다. 반면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 생각하는 투자자들은 이러한 의사를 시장에 반영시킬 방법이 사실상 없습니다. 이미 하락을 예상하는 사람들은 주식을 이미 팔아서 시장에 영향을 줄 수없기 때문이죠. 오르고 내리고가 반복되면서 균형이 잡혀야할 주식시장은 결국 주식 상승을 바라는 사람들의 의견만 반영돼 시장 왜곡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죠. 즉 시장 버블을 야기할 가능성이 큽니다. 공매도는 이렇게 하락에 베팅하는 사람들의 의사를 효율적으로 반영시켜주고 시장의 지나친 불균형을 해소하는 순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시장에 거래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공매도는 일반 거래와 달리 선매도 후매수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매도와 매수간 거래 활성화의 윤활유가 되기도 하고 거래가능성을 높이는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또한 앞서 언급드린대로 회사의 문제점이 발견되거나 위기를 예측하며 하락에 베팅하는만큼 회사 경영에서도 긴장감을 조성하고 균형발전을 위한 견제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보면 또 장점만 있는 공매도를 왜 현재 막아둔 것일까요?

공매도가 시장 왜곡을 해소하는 힘보다 시장의 균형을 깨트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우선 공매도 특성상 주식을 빌리는 과정에서 채무불이행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이미 설명해드렸습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매도가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이슈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장 특성상 실제보다 더 치명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소위 작전세력이나 의도를 갖고 공매도를 활용할 경우 있지도 않은 루머로 기업과 경영자에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히거나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죠. 실제 이러한 미공개정보를 사전에 입수한 내부자가 공매도를 하거나 대량 허수성 공매도 호가로 인위적으로 시세 조정에 개입하는 등 문제점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코스피가 지난 15일 2% 급락한 채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렇다보니 작년부터 올해까지 동학개미운동을 펼쳐온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재개의사를 밝힌 금융당국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주가 하락을 조장하고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은만큼 공매도 금지를 더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이죠. 국내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당시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를 시행한 적이 있습니다. 2008년에는 10월 1일부터 2009년 5월 31일까지 8개월간 전 종목의 공매도가 금지됐죠. 2009년 6월 1일에 비금융주만 공매도 금지가 해제됐습니다. 2011년에는 8월 10일부터 11월 9일까지 3개월간 전 종목의 공매도가 금지된 적이 있습니다. 이후 2011년 11월 10일부터 비금융주에 대한 공매도 금지 조치가 풀렸고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 금지 조치는 2013년 11월 14일, 약 5년 만에 해제됐습니다.

현재 국내 시장의 공매도는 지난 2020년 3월 13일 코로나19바이러스의 대유행으로 시장이 출렁이면서 전면금지된 상태입니다. 작년 3월 12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1조954억원으로 2017년 통계작성 이후 사상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아시다시피 당시 국내 코스피는 1400포인트까지 하락하며 시장에 카오스를 불러일으켰죠. 공매도 금지는 올해 3월 15일까지 유효합니다. 금융위원회는 더이상의 연장없이 기존 방침대로 공매도를 재개하겠단 입장을 천명한 상태죠. 금융위는 불법공매도 처벌 강화와 시장조성자 제도 개선, 개인의 공매도 접근성 제고 등 제도 개선을 통해 공매도를 연착륙시키겠단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다만 현재 정부여당과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죠. 정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예정대로 공매도를 재개한다면 수많은 동학개미들이 피눈물을 흘릴 것"이라며 "이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고 공정한 기준을 확립하는 것이 우선이다"며 재개 반대 의사를 밝혔습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공매도 제도가 영원히 금지될 수는 없는만큼 제도 정비 후 재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입니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공매도 재개가 될 경우 최근 급히 가격이 오른 주식을 중심으로 조정이 불가피하긴 하겠지만 전체 코스피 지수가 크게 뒤흔들릴 정도로 영향이 크진 않을 것"이라며 "그만큼 국내 기업의 내실도 탄탄히 다져졌고 향후 기업 실적 개선도 기대가 큰만큼 코스피 시장의 펀더멘털 강화가 더 중요해질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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