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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증시 버블일까?...영화 '빅쇼트'로 보는 금융위기 [영화로운 경제]
2021/01/24  06:01:02  매일경제


[영화로운 경제-1]

지난해 3월께부터 최근까지 국내 주식 시장은 그야말로 타오르는 '불장'이었습니다. 3월 19일 최저점인 1400대를 기록했던 코스피는 어느새 코로나 사태 직전 수준을 회복하나 싶더니 단 몇 달 만에 전고점을 돌파했고, 이제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버블 단계에 접어 들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와 '아직 정상화 과정일 뿐'이라는 반박이 맞물려 논쟁도 뜨겁습니다.

주식 시장에 폭락의 그림자가 드리웠던 지난해 3월께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경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를 물어보니, 많은 이들이 '빅쇼트'를 꼽았습니다. 어떤 사람은 "지금 자산 시장이 버블인지 궁금한 차에 빅쇼트를 보니 더 흥미로웠다"고 했고, 다른 이는 "작년 3월 주식 시장이 급락할 때 그 영화가 바로 떠올랐다"고 했습니다.

'빅쇼트'는 실제로 발생했던 2008년 금융위기를 사실적이면서도 흥미롭게 풀어내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받은 작품입니다. 영화 속 금융위기는 현재의 상황과 닮아 보이기도, 달라 보이기도 합니다. 혹시 지금 증시를 포함한 세계 경제는 결국엔 꺼져 내릴 거품을 만들어 내고 있는 건 아닐까요? '빅쇼트'는 이런 질문을 품고 한번쯤 다시 꺼내볼 만한 영화입니다.


집값 '버블'을 포착한 공매도 투자자들…영화 '빅쇼트'

헤지펀드 매니저인 마이클 버리 박사는 2008년 금융위기의 원인이 된 미국 주택 시장 `버블`을 미리 간파하고 공매도 투자에 성공해 8억달러(한화 약 8800억원) 이상의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사진=영화 빅쇼트 공식 스틸컷

영화 제목인 빅쇼트의 '쇼트(Short)'는 공매도를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크게 공매도에 베팅했다는 정도의 뜻입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몇몇 투자자들이 버블을 만들어내고 있는 시장 구조를 알게 된 후 공매도를 통해 큰 수익을 올린다는 이야기 입니다.

의사 출신이면서 대인 관계가 서툰 '괴짜'로 그려진 헤지펀드 매니저 마이클 버리(크리스천 베일 분)는 2005년 3월 어느 날 시장을 분석하던 중 주택 시장에 거품이 끼어 있지 않을까 의심하게 됩니다. 바로 '집값'과 '금리'의 변화 때문이었습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얼어붙은 금융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수년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집값이 오름세를 지속하자 대출금 상환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까지도 주택 시장에 몰려들었는데, 이 현상이 과도하다는 걸 간파한 겁니다.

당시 형성됐던 버블은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의 상황과 비교해볼 만합니다. 아마 지난해 집값이 계속 오르는 걸 보고 '이자도 싼데 대출해서 집을 사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분들 있으실 겁니다. 소위 30대 '영끌'족이 생겨난 이유이기도 한데요, 이렇게 모든 대출을 끌어다 집을 사려고 하는 사람이 많았던 지난 1~2년간 만약 은행이 집값의 대부분인 90%까지 대출을 해줬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아마 집을 사는 사람이 훨씬 더 많아졌을 겁니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믿음이 어느새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버블을 만드는 동안은 모두가 행복했다
2008년 금융위기 직전 상황이 그랬습니다. 충분한 소득이나 재산을 가진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출을 받아 너도나도 집을 샀습니다. 그런데 은행들은 적은 이자를 받는 대출을 30년 장기 고정금리로 해주니 썩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사람들에게도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을 해주기 시작합니다. 가장 낮은 신용등급이 바로 '서브프라임'이었습니다. 그런데 은행들은 이들에게 돈을 빌려주면서도 별로 걱정하지 않습니다.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으니 돈을 못 갚을 땐 담보인 집을 팔면 손해를 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담보대출 중엔 LTV(주택담보대출비율)이 90% 이상에 달하는 경우가 수두룩했습니다.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에게 해주는 주택담보대출인 `서브프라임모기지`는 금융위기가 현실화할 때까지 급증했다. /그래픽=이지윤 인턴

신용등급이 높은 주택담보대출이 보통 20~30년 고정금리로 이뤄졌던 것과 달리, 서브프라임모기지는 기본 금리가 높을 뿐 아니라 변동금리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당연히 대출 영업에 대한 인센티브도 더 컸습니다. 그래서 은행과 대출을 연결해주는 모기지 브로커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닥치는 대로 영업하기 시작합니다. 소득이나 직장이 없어도, 부채가 많아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대출을 막 해준 겁니다.

빅쇼트에도 이런 장면이 등장합니다. 주택 시장에 정말 버블이 존재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시장 조사에 나선 주인공들에게 일정한 소득이 없는 한 스트리퍼는 대출을 받아 집 5채와 콘도를 갖고 있다고 당연하다는 듯 말합니다. 심지어 반려견의 이름으로 대출을 받은 경우도 등장하는데, 실제로 신분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대출을 해주는 일들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미국 부동산 경기는 금융 위기 전 수년 간 호황을 누렸다. 그러는 동안 가계부채 비율과 집값은 급등했다.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가 겪은 상황과도 닮은 측면이 있다. /그래픽=이지윤 인턴

이런 비정상적인 시장에서도 대부분의 경제 주체들은 문제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대출 판매인(모기지 브로커)은 많은 보너스를 챙겼고, 빚을 내 집을 여러 채 산 사람은 집값이 올라 부자가 된 기분을 느꼈습니다. 대출을 마구 찍어낼수록 대출을 해준 은행과 이 대출들을 파생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금융기관들도 막대한 부를 축적해 나갔습니다. 버블을 마구 만들어내는 동안은 구성원 모두가 행복했던 겁니다.


거품의 원흉, 복잡한 금융 상품
집값, 금리와 함께 버블을 만들어낸 또 다른 요인은 바로 복잡한 금융 상품이었습니다. 주택 시장 활황세를 기반으로 금융 시장에 큰 자금이 흘러들어오게 만든 파생 상품들인데요, 영화에서는 보드게임인 '젠가'를 이용해 이 구조를 설명합니다. 젠가는 직육면체 블록들을 탑처럼 쌓고, 무너지지 않도록 한 조각씩 빼내는 놀이입니다. 여기서 블록이 쌓인 탑은 파생금융상품인 주택저당증권(MBS)과 부채담보부증권(CDO)을 뜻합니다. 블록 하나하나는 이를 구성하는 수많은 서브프라임모기지 대출들 입니다.

다소 어려운 개념이지만 쉽게 설명해보면 이렇습니다. 은행들은 모기지 대출을 해서 돈을 벌긴 하는데 20~30년씩 원금과 이자 회수를 위해 기다려야 합니다. 그래서 이 대출을 수백~수천 개 묶어 손실 위험을 낮춘 다음, 다시 쪼개서 금융상품으로 파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한 사람이라면 빚을 혹시 안 갚을 수도 있지만, 수천 명이라면 몇몇 사람이 빚을 갚지 않더라도 큰 손실을 입지 않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은행들이 집을 담보로 해준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투자 은행들이 가져와 한꺼번에 묶은 뒤 MBS로 만들어 투자자들에게 팔기 시작합니다. 결국 대출받은 사람이 이자를 갚으면, 은행이 아니라 MBS를 가진 사람들에게 지급되는 구조입니다.

이 과정에서 '트랜치(Tranche)'라는 기법이 적용됩니다. MBS를 위험 등급에 따라 조각 내어 파는 겁니다. 선순위 트랜치를 산 사람은 비교적 적은 이자를 받지만 먼저 받고, 가장 후순위인 트랜치를 산 사람은 높은 이자율을 적용받는 대신 대출 부실 등 손해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손해를 떠안게 됩니다. 이런 구조를 적용하면 빚을 갚지 않을 확률이 높은(신용등급이 낮은) 꽤 위험한 대출들을 수천 개 묶더라도 손해를 나중에 보는 선순위 트랜치들은 AAA 같은 높은 신용등급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기초 자산인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여전히 불안한데도 안전한 투자 상품처럼 보이게 된 겁니다.

이제 은행은 대출을 해주자마자 투자은행에 넘기고 원금을 회수해 다시 대출을 해주는 식으로 계속해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은행이 대출을 가져오면 투자 은행은 또 MBS로 묶어 팝니다. 이러면서 금융기관은 수수료 등 수익을 계속해서 창출했습니다. 갑자기 1년에 수천억 달러씩 금융계로 자금이 유입된 이유였습니다.


금융 기관은 저신용자 <b>대상</b>(<a href='http://paxnet.asiae.co.kr/stock/home?abbrSymbol=001680' target='_new'><span class='newslink'><U>종목홈</U></span></a>)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묶어 MBS를 만들고, MBS의 조각과 잡다한 대출을 묶어 CDO를 만들었다. 안 팔린 CDO 조각들을 묶어 다시 CDO를 만들기도 했다. /그래픽=이지윤 인턴




한술 더 뜬 월가...조지 소로스도 몰랐다는 파생상품 'CDO'
월스트리트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잘 팔리지 않는 고위험 MBS 조각들을 다시 묶어 부채담보부증권(CDO)으로 만듭니다. CDO도 MBS와 원리는 비슷합니다. 각종 대출을 묶어 위험도를 낮추고 트랜치로 조각 내 파는 겁니다. CDO는 고위험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기반으로 한 MBS뿐 아니라 기업 대출, 자동차 대출, 신용카드 대출 묶음 등 온갖 채권들을 묶어 구성됐습니다. 만약 CDO의 조각들이 안 팔리면 다시 CDO에 집어넣었습니다. 이런 상품은 CDO²(CDO 스퀘어드)라고 불렀습니다.

정리하자면 저신용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을 묶어 MBS를 만들고, MBS의 조각과 잡다한 대출을 묶어 CDO를 만들었다는 겁니다. 거기다 CDO 조각들이 묶여 CDO²를 만들기까지 했으니, 1억원짜리 모기지가 몇억 원짜리 상품으로 둔갑하며 돈을 마구 찍어낸 격이었습니다. 이렇게 너무 복잡한 자산들이 얽히고설켜 도저히 기초 자산의 가치를 가늠하기 힘든 수준이었고, 기초가 되는 대출들이 부실해지면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CDO들은 연금이나 보험사 같은 기관투자가들을 포함해 전 세계 투자자에게 팔려 나갔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국민연금이 이런 상품을 수천억 원씩 사들인 셈입니다.

충격적인 것은 내로라하는 당시 전문가들 역시 CDO에 대해 잘 모를 정도였다는 사실입니다. '세계 3대 투자자'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는 2008년 금융위기의 실상을 고발한 다큐멘터리 영화인 '인사이드 잡'에 출연해 "CDO가 뭔지 잘 몰랐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버블을 먼저 포착한 이들은 항상 있었다...일생일대의 '공매도'

`버블`을 포착하고 2008년 금융 위기에 앞서 공매도 투자에 나선 `빅쇼트`의 주인공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마이클 버리(크리스찬 베일 분), 벤 리커트(브래드 피트 분), 자레드 베넷(라이언 고슬링 분), 마크 바움(스티브 카렐 분). /사진=영화 `빅쇼트` 공식 스틸컷

버리 박사는 경제 활성화에 따라 금리가 오르면 빚을 제대로 갚지 못할 사람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그는 "2007년 대다수 대출 고정금리 기간이 끝나면 채무불이행이 시작될 거고, 그 비율이 15%를 넘기면 끝장"이라고 단언합니다. 그가 이런 판단에 근거해 투자자들 반대를 무릅쓰고 돈을 벌기 위해 활용한 투자 기법이 '공매도'입니다. 흔히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높은 가격에 팔았다가, 값이 떨어지면 다시 사서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기관 등 시장에서 안정적이라고 믿는 주택 시장에는 공매도 수단이 마땅히 없었습니다. 그래서 버리 박사는 특정 상품을 직접 금융기관들이 만들도록 제안하고 이것을 사들입니다.

이 상품이 바로 신용부도스왑(CDS)입니다. CDS는 일종의 보험에 가깝습니다. 평상시 금융기관에 보험료(프리미엄)를 납입하다가 보험에 가입한 대상(회사, 국가, 상품 등)이 부도가 나면 보험료보다 큰 보험금을 받는 겁니다. CDS가 보험과 다른 점이 있다면 보험은 보험 대상을 소유한 사람만 가입할 수 있지만 CDS는 아무나 계약할 수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우리집 화재 보험은 나만 들 수 있는 건데, CDS라면 아무나 우리 집에 대한 보험을 들 수 있습니다. 집에 불이 나면 CDS를 구입한 사람들 모두가 보상을 받게 됩니다. CDS는 이런 특성 때문에 투기 목적으로 많이 활용되는 등 변질되기도 했습니다. CDS는 결국 상품의 가치를 예측해서 미리 사고파는 개념이 파생상품을 통해 발전된 모습이고, 일종의 공매도 투자 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 금융기관들은 주택 시장이 무너질 것이라고 전혀 생각지 못했기 때문에, CDS 판매가 보험료만 챙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영화에서 수억 달러치 CDS를 판매한 금융기관 직원들은 CDS를 구매해 간 버리 박사를 비웃으며 환호성을 터뜨립니다.

(이후에도 금융회사들은 여전히 정신을 못차립니다. 이 CDS를 묶어 다시 CDO를 만든 건데요, 이걸 '합성 CDO'라고 불렀습니다. 한마디로 '도박 결과에 대한 도박을 하기 위한 상품'을 만든 거라고 보면 됩니다.)


증시 '버블'일까…마이클 버리의 경고는 '현재진행형'
결국 금리가 오르고 담보 대출을 갚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지자 주택 시장은 무너져 내립니다. 2007년 1월 모기지론 연체율은 최고를 기록했고, 채무불이행률이 치솟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상품들도 줄줄이 손실을 입습니다. 상황이 진정됐을 땐 부동산 가치는 물론 연기금, 퇴직금, 예금, 채권을 합쳐 5조달러(약 5500조원) 상당이 증발해버립니다. 미국에서만 800만명이 직장을 잃었고, 600만명이 집을 잃었습니다. 미국 금융 시장을 주도하던 그 유명한 '리먼브러더스' 주가는 2008년 9월 15일 0을 찍습니다.


크리스티 경매에서 팔린 리먼 브라더스의 현판 /사진=매경DB

최근 증권 시장에선 버블 논란이 끊이지 않습니다. 유명 투자자나 학계 전문가, 금융 기관 등이 '거품론'에 대한 상반된 의견들을 끊임없이 내놓고 있습니다.

영화 주인공으로 그려진 실존 인물 마이클 버리 박사도 공매도 투자자답게 '거품론'을 꾸준히 제기해왔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증시가 폭락했을 땐 재빨리 투자에 뛰어들어 성공적으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 그는 지난해 12월 "테슬라의 주가가 터무니없다"며 공매도 사실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버리 박사는 지난 7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내 마지막 '빅쇼트'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면서 "거품이 커지는 순간을 즐겨라"라고 말했습니다. 버리 박사는 7일 하루 동안 테슬라 시가총액이 제너럴모터스(GM) 전체 시가총액인 600억달러만큼 불어났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테슬라는 시장에서 최고의 미래 가치를 지닌 기업으로 평가 받으며 주가도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이런 기업의 주식을 공매도하고 있다니, 그는 이번에도 전반적인 시장 기대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베팅하고 있는 셈입니다.


"안다"고 확신할 때가 가장 위험하다
"곤경에 빠지는 건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다. 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 때문이다."

'빅쇼트'는 '미국 소설의 아버지' 마크 트웨인이 남긴 이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이 실수 때문에 결국 버블은 터지고 맙니다. 2008년 금융위기의 시작은 '주택 시장은 단단하다' '집값은 오른다'는 간단한 믿음이었습니다. 아마 우리도 마찬가지일지 모릅니다. 최근 2~3년간 국내 주택 시장을 지켜봤다면 '주택 가격이 폭락하고 빚을 못 갚는 사람이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주식이나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빚투'가 유행하는 등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투자의 시대'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듯한 요즘, 나름의 확신을 갖고 투자에 뛰어드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영화의 시작이었던 마크 트웨인의 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아무리 자신이 전문가이거나 분석에 능한 사람이라고 해도 말이죠.

금융위기가 현실화하기 시작하던 2007년 8월, AIG 금융상품부 대표였던 조지프 카사노는 투자자들과의 콘퍼런스 콜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이 상황은 정말 이해가 안 됩니다. 어떤 이유로든 단 1달러도 손실이 날 수 없다고 생각했다니까요."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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