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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시즌이 겁난다"…신세계·현산, 국민연금 타깃 될까
2022/01/18  01:30:00  이데일리
- 국민연금, 오는 3월 주총 앞두고 기업들에 '비공개 서한(종목홈)' 발송
- '멸공 논란' 신세계(종목홈)에 '광주 아파트 사고' 현산까지…주가 급락
- 국민연금, 5% 이상 국내 보유 상장사 261개…9곳 '최대주주'
- "주주로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야" vs "연금 사회주의 우려"

[이데일리 김대연 박정수 기자]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이 주주대표소송 결정 권한을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최근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거나 대표 발언 등으로 주가 하락을 야기한 기업들에 또 한 번 ‘경고장’을 보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종목홈)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강로 현대산업개발 용산 사옥에서 광주 아파트신축공사장 외벽붕괴사고와 관련한 입장을 표명하는 기자회견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현산·신세계 등…논란 커진 기업들, 국민연금 다음 표적?

앞서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지난해 12월 기업 주주 가치 훼손 관련 사건의 정확한 사실관계 등을 확인하기 위해 비공개 서한을 발송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재계에 따르면 20~30여곳 기업이 서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민연금이 해당 기업들에 과거 공정거래위원회 등 행정기관이나 수사·사법기관 등으로부터 처벌이나 제재를 받은 것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것으로 보아 최근 사회적 논란과 물의를 일으킨 기업들에도 비공개 서한 등 조처를 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당장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로 인해 안전불감증 도마 위에 오른 HDC현대산업개발과 오너가의 ‘멸공’ 논란으로 불매운동을 부른 신세계(004170)와 이마트(종목홈)(139480)가 타깃으로 거론된다.

지난 6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이 들어간 기사와 함께 ‘멸공’, ‘방공방첩’, ‘승공통일’ 등 해시태그를 달아 올렸다. 이를 두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신세계에 대한 ‘보이콧(불매)’과 ‘바이콧(구매)’ 움직임이 동시에 포착되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펼쳐졌다. 이로 인해 25만원대였던 신세계 주가는 한때 23만원대로 떨어졌고,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이마트 주가 역시 14만6000원대에서 14만3000원로 밀렸다.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은 지난해 6월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구역 참사에 이어 7개월 만인 지난 11일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 현장 외벽 붕괴 사고까지 겹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현재 1명이 사망하고 5명에 대한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다.

사고 다음 날인 12일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 주가가 19.03% 급락했을 뿐만 아니라 아이파크 브랜드 퇴출 움직임까지 보이는 등 비판이 거세지자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잇단 안전사고에 책임을 지고 17일 회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주주로서 의견 내야” VS “연금 사회주의 우려”

국민연금의 보유지분율이 높은 상장사 가운데 보유목적을 ‘일반투자’로 기재한 곳들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의 보유목적은 ‘단순투자’, ‘일반투자’, ‘경영참여’로 나뉘는데 일반투자의 경우 임원의 선임과 해임, 정관변경, 보수산정, 배당확대, 임원 해임 청구권 행사 등이 가능하다.

17일 금융정보분석업체인 에프앤가이드가 지난 14일까지 국민연금의 가장 최근 공시를 기준으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는 총 261개사다. 이중 국민연금이 최대주주인 상장사는 9곳이고, 10% 이상 지분을 가진 상장사도 48곳에 달한다.

작년 HDC현대산업개발을 비롯해 기아, 현대자동차, 삼성SDI, 남선알미늄, 한올바이오파마, LG생활건강, LG화학, 셀트리온, 더블류게임즈 등 30곳 가까운 상장사의 투자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한 바 있다. 신세계에 대한 보유목적은 ‘단순투자’이지만, 필요에 따라 ‘일반투자’로 바꿀 수 있고 이마트의 경우 현재 ‘일반투자’다.

원종현 국민연금 수탁위원장은 “수탁위가 기업에 서한을 보내는 주체는 아니지만 어떤 사건이나 논란이 발생했을 때 주주로서 무엇인지 확인할 필요는 있다”며 “수탁위는 기금운용본부에서 서한을 보낼 기업의 수를 가이드라인에 따라 조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주주로서 기업의 가치가 손상되는 이슈가 발생했을 때 의견을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멸공 논란’과 같이 장기적 기업 가치와 연관되지 않은 정치적 이슈와 관련해서는 유의해야 하지만, 국민연금이 주주 입장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민연금이 주주대표소송 관련 규정 개정 작업을 시작하면서 기업들 반발과 우려가 잇따르는 가운데 해외 연기금들이 자국 기업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드문 만큼 연금 사회주의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반 주주들이 경영진에 대해 책임을 묻는 주주대표소송은 필요하지만 사실상 정부와 다름없는 국민연금이 개입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는 부분은 검경에서 다룰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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