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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株소설]S&P500엔 13년간 축적된 '머슬 메모리'가 있다
2022/01/24  05:00:00  이데일리
- 올해 나스닥 13% 하락…기술적 조정장 진입
- "그래도 채권 시장보단 낫다" 등 '버틴다' 평가
- 긴축해도 위험 선호도 살아 있다면 '상승'
- "코스피 과거 4번 긴축 조정 후 강력한 반등"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감지할 ‘머슬 메모리’가 많이 있다.”(a lot of muscle memory dictating what’s going on out there)

박살이 나고 있는 아크 인베스트먼트의 수장 캐시우드는 자신은 기술주 일변도 투자 스타일을 바꿀 의향이 없다며 ‘뻔뻔하게도’ 이같이 말했습니다. 21일(현지시간) 기준 올해 들어서만 대표 상장지수펀드(ETF)인 아크이노베이션(ARKK)은 약 26%가 빠졌습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오래 한 사람이라면, 몇 달 정도 운동을 못한다 해도 다시 시작만 하면 금세 예전 몸 상태를 되찾게 됩니다. 바로 형상기억합금과 같은 머슬 메모리가 있어 가능한 일입니다. 캐시우드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본다면, 그녀의 ‘신기술 찾기’ 능력은 여전하고 ARKK도 긴축이란 높은 파고가 지나간 뒤엔 금방 좋은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겁니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바이더딥이란 믿음

미국주식엔 바이더딥(Buy the dip)이란 말이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주식에서 13년째 이어져 오는 현상이자, 주식을 지탱해주는 가장 큰 힘으로 평가됩니다. 저가 매수하라는 별것 아닌 저 짧은 문장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건 ‘별다른 이유가 없어도’ 주식시장이 하락의 구렁텅이에서 알아서 빠져나오는 힘으로 지목되기 때문입니다.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이론과는 거리가 멉니다.

1월이 다 끝나기도 전에 나스닥은 벌써 연초 대비 약 13% 하락해 기술적 조정 국면에 들어왔습니다. 다만 아직 200일 이동평균선 저 멀리까지 떨어지진 않았습니다. 이번 주 들어 200일선은 저항선이 되고 있지만, 그전까진 강력한 지지선이 되기도 했습니다. 미국채 10년물은 1.9%대에도 육박했었고, 2년물은 1%선을 기준으로 위아래로 움직입니다. 시장이 예상하는 올해 기준금리 인상 횟수는 3~4회에서 4~5회로 일주일 만에 급변했습니다.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가 끝나는 3월 기준금리 시작은 거의 기정사실이 된 듯합니다. 시장에 위험선호 심리가 굳건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그나마 버티고 있는 것으론 해석됩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종목홈) 연구원은 “그래도 최근 주식시장이 채권 시장보다는 낫다”며 “최근 변동성 확대는 긴축에 따른 경기 부진보단 가격 부담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러나 성장주들의 가격 부담은 점차 진정될 것이고, 경기 우려도 오미크론을 지나면 완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연준이 금리 올려도 시장이 받아들인다면”

바이더딥은 경제학적 이론보단 사람들의 심리에 관계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주식에 대한 믿음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모진 풍파가 닥쳐도 시장 참여자들이 겁도 없이 저가매수를 한다는 얘깁니다. 사실 이론적 베이스가 없다곤 할 수 없는 게, ‘경제 구성원들과 경제는 이성적이지 않다’는 생각을 가진 행동경제학으론 설명되기 때문입니다. 노벨상 수상자들이자 행동경제학의 대가들인 조지 애커로프와 로버트 쉴러 박사는 ‘야성적 충동’이란 책에서 자신감, 공정성, 부패와 악의, 화폐 착각, 이야기 등 정성적 잣대로, 그동안엔 교과서적 이론만 가지곤 이해하기 어려웠던 경제 의문들을 풀어냅니다.

‘자본주의 경제가 망하지 않는 이상 미국주식은 계속 우상향할 거야’, ‘경기가 크게 악화하면 결국 연준이 나설 수밖에 거야’ 등의 이야기가 시장에 뿌리내린 지는 오래됐고, 이를 기반으로 한 자신감 또한 꽤 오래됐습니다. 적어도 S&P500이 추세적 상승을 시작했던 2008년 이후부터는 그렇습니다.
이같은 관점에서 보면 연준이 언제 얼마나 빨리 금리를 올릴지 그 자체보단 연준이 빨리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시장참여자들의 바이더딥 심리가 사라질지가 더 중요한 질문이 됩니다. 연준이 금리를 너무나 빨리 올린다고 해서 자본주의가 망하진 않을 듯합니다. 신뢰도 측면에서 보면 긴축 선언을 얼마 한지 안 된 연준이 다시 완화 모드로 돌아서긴 쉽지 않지 않겠으나, 통화 정상화를 연착륙시킬 만한 능력이 없다고 볼 근거가 명확하진 않습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종목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금리를 올려도 시장이 이를 받아들일 수준에서 완만히 진행한다면 텐트럼(발작)은 없을 것”이라며 “미국채 10년물과 연방기금금리의 차가 100~200bp 사이에 있다면 시장과 연준이 안정적으로 소통을 하고 있는 것으로, 큰 문제 없다고 봐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불행 지수’ 등 위험선호도 측정 시도도

위험 선호도가 살아 있다면 시장이 취약해도 주식이 오를 수 있단 사례는 코스피에서도 발견됩니다. 1980년 이후 5번의 경기 침체 이후 회복 과정에서 코스피는 총 4번의 추세적 상승을 보였습니다. 해당 사례는 모두 중간에 주식이 횡보하는 기간이 있었는데, 대부분 양적 완화를 단행했던 중앙은행이 긴축을 시도했던 시기와 겹칩니다. 중요한 건 긴축으로 횡보 구간을 거친 이후의 상승 구간이 이전의 상승 구간처럼 가파르고 꽤 오랜 지속됐단 것입니다. 긴축을 해도 처음 충격만 있었을 뿐이지, 양적 완화 때 지녔던 위험선호도는 유지됐던 셈입니다.

이은택 KB증권 주식 스트래티지스트는 “4번의 사례에서 긴축 조정 이후 증시는 공통적으로 6~12개월간 강력한 반등 랠리를 보였는데, 반등 강도는 긴축 조정 이전 반등 상승 속도와 유사했다”며 “이는 긴축이 눌렀다면 긴축이 풀었던 것으로 ‘결자해지’의 개념으로 설명된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사람들의 위험 선호도를 실체가 없는 이야기에서 보이는 숫자로 만들려는 시도도 있습니다. 계산을 통한 시장 분석과 전망에, 어떻게든 사람들의 심리를 녹여내기 위한 노력인 셈입니다. 경제성장률과 실업률 간의 상충 관계를 말해주는 오쿤의 법칙으로 유명한 아서 오쿤은 ‘불행 지수(miserable index)’라는 위험 선호도와 관련된 지수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을 변수로 넣어 만든 지수인데, 이 역시 참고사항일 뿐 정확한 것으로 평가되진 않습니다.

보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에쿼티리스크프리미엄(ERP)도 시장의 심리를 수치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ERP는 주식이 채권보다 위험하기 때문에, 이만큼은 더 벌 수 있단 보장이 돼야 주식을 하겠다는 개념으로 설명됩니다. ERP를 구하는 식은 주식 수익률에서 무위험채권 수익률 뺀 값에다 시장 민감도를 말하는 베타계수를 곱하는 것인데, 수익률 모두 과거 데이터를 동원할 수밖에 없는데다 베타계수도 정확하다고 볼 순 없단 한계가 있습니다. 애초 ERP의 정의가 ‘얼마 정도 더 수익을 낼 수 있다면 채권에서 주식으로 넘어올래?’에 대한 사람들의 답변이란 점에서 수치화 시도는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시장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심리를 읽어내기 위한 더듬이를 쫑긋 세우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주식 투자를 시작한 개인의 86%는 올해도 주식을 늘린다고 했고,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엔 440만명이 114조원을 쏟아부었습니다. 적어도 개인들의 위험 성향이 사라졌다고 말할 순 없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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