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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현실화된 임금發 인플레...이러고 물가잡을 수 있나
2022/08/19  05:00:00  이데일리
일부 대기업들의 과도한 임금 상승세가 물가 불안을 부추기는 임금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상위 20대 민간기업의 반기보고서 분석에 따르면 올 상반기 임직원에게 지급한 급여 총액(22조 1210억원)은 작년 같은 기간(18조 9043억원)에 비해 1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7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6.3%에 달하는 등 인플레 압박이 가중되는 가운데 임금 상승이 물가를 자극하고 다시 임금을 끌어올리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심각한 것은 매출은 크게 늘었어도 정작 고용 창출은 정체 상태라는 점이다. 이 기간 매출은 25.9% 증가한 반면 고용 증가율은 1.2%에 그친 것이 그 증거다. 대기업들이 이익을 많이 내도 일자리 늘리기보다는 기존 직원들의 월급 봉투 불리는 데만 주력했다는 얘기다. 중소기업은 원가상승과 매출부진으로 한계 상황에 몰리는 사례가 늘어나도 대기업은 고용 없는 성장, 고용 없는 임금 잔치를 벌이며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는 꼴이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과 같은 통화정책을 동원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실물 부문에서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임금 인상을 자제하는 일이다. 나라 경제에서 전체 소득의 70%를 근로자의 임금이, 30%를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의 사업소득이 차지하고 있어서다. 인플레에 대응하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 수요억제라는 점을 감안할 때 임금이 안정세를 유지해야 물가가 잡힐 수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노동계 반발을 무릅쓰고 경제단체를 찾아 임금 인상 자제를 요청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근로자가 320여만명이다. 임금 수준이 대기업 근로자의 절반에 불과한 중소기업 근로자는 임금 인상은커녕 일자리 지키기도 버거운 경우가 허다하다.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은 경영난 속에서 이미 폐업했거나 겨우 버티더라도 고객 감소로 매출이 급감한 곳도 많다. 대기업 근로자들은 자신들이 인플레 위험에 상대적으로 덜 노출돼 있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지금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여유있는 계층부터 고통 분담과 욕구 자제에 앞장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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