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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中 헝다가 대체 뭐길래?…2008 글로벌 금융위기 재연되나
2021/09/26  11:11:07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투자자들은 중국 에버그란데의 파산이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일으킨 리먼사태의 재연으로 이어질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가디언지는 최근 심각한 유동성 위기로 파산 위기에 내몰린 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을 두고 시장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350조원 대의 빚덩이를 안고 있는 헝다가 채권 이자 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아시아 기업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처럼 헝다그룹 파산설로 중국 부동산 경기의 침체가 우려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했던 '리먼 브라더스' 파산 사태와 유사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Q. 헝다그룹은 어떤 기업인가?

A. 헝다그룹은 허난성의 빈농 출신인 쉬자인 회장이 1997년 설립한 중국내 2위 규모의 부동산 개발업체로서 홍콩 증시에 상장된 기업이며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이다.



헝다는 한때 자산 규모로 중국 최대 부동산 업체의 자리를 차지한 경우도 있었다. 지난해에만 780억달러(약 91조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280개가 넘는 중국 도시에서 1300여개의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이다.


헝다그룹은 그동안 1980년대 한국의 전형적인 부동산 재벌의 사업방식을 답습해왔다. 오직 차입에 의존하며 사업 규모를 키우고 그렇게 마련한 자금으로 다른 사업 영역에 진출하면서 이른바 문어발식 확장을 해온 것이다. 또 정경유착을 통해 은행에서 거액의 돈을 빌려 토지를 대량으로 매입해 이 토지에서 수많은 건설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등 공격적인 사업 방식을 추진했다.


헝다는 전기차 사업(헝다자동차), 축구 구단 운영(광저우FC), 테마파크(헝다어린이월드), 영화 & TV드라마 제작사(헝텅네트워크), 음식료 사업(헝다빙천), 보험업(헝다생명), 인공지능 & 빅데이터 (헝다하이테크) 등 다른 사업 영역까지 무차별적으로 확장하면서 기업 규모를 키워왔다.


이렇게 기업 규모가 급격하게 커지면서 헝다그룹은 중국 내에만 2000개에 달하는 자회사를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28조원 규모의 인공섬 건설 프로젝트인 '오션플라워 아일랜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이 섬 위에 테마파크와 쇼핑몰, 박물관 등을 건설 중이다.



Q. 헝다그룹은 왜 위기에 직면했는가?

A. 헝다그룹의 문어발식 확장은 회사의 비약적인 성장을 도모했지만, 문제는 대부분 차입에 의존해왔기에 부채 규모가 그만큼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는 점이다.



결국 부채 규모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에 달하는 350조원으로 불어나면서 헝다는 전 세계 부동산 업체 중 최대 규모의 부채 규모를 가진 업체라는 불명예를 얻게 됐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이 발발하면서 중국 부동산 경기가 하강 국면에 들어섰고 이는 헝다의 유동성 위기를 더욱 키웠다.


또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해소하겠다는 목적으로 지난해부터 강력한 부동산 대출 규제를 단행하면서 헝다그룹의 차입 경영이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이처럼 헝다가 대출할 수단이 사실상 막히고 막대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서 채권 이자도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헝다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달러 채권 이자 8350만 달러(약 993억원)와 위안화 채권 이자 2억3200만 위안(약 425억원)을 채권 보유자들에게 지급해야 했지만 이 중 달러화 채권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채권 이자도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서 헝다그룹의 채권은 사실상 '휴지 조각'이 되버렸다. 시장조사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24일 기준 헝다의 5년물 채권 금리는 546%를 찍었다.



헝다의 주가도 홍콩증시에서 올 1월 고점 대비 86% 폭락했다. 이와 더불어 막대한 부채로 직원들에게 급여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가디언지는 전했다.

Q. 중국 당국이 헝다 위기 해결에 나서고 있는가?

A. 이처럼 헝다가 사실상 파산 위기에 내몰리며 중국 정부가 구제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외신에 따르면 현재 당국은 헝다의 파산도 용인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이 거품 경제 해소와 자국 기업의 막대한 부채 문제 해결을 최우선순위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헝다그룹을 무조건적으로 구제해 줄 명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매티 베킨크는 "중국은 그동안 기업의 막대한 부채를 해소하는 데 주력해왔다"라며 "지금 발생한 헝다 위기가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당국이 각 지방 정부에 헝다의 디폴트 가능성과 그에 따른 '후폭풍'에 대비할 것을 요청했다"라며 "정부가 헝다의 채무 조정을 꺼리고 있다는 신호"라고 보도했다.


정부가 헝다 파산이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한다는 전제 하에 헝다의 디폴트도 감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WSJ은 이어 "지방정부와 국영기업들은 헝다가 일을 질서 있게 처리하지 못할 경우 막판에 가서야 개입하도록 지시받았다"고 보도했다.


중국 국영 글로벌타임스도 이날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대마불사'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당국이 사회경제적 파장을 통제하기 위해 헝다의 핵심인 부동산 사업 부분을 떼어 국유기업으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홍콩 명보는 23일 경제 전문 매체 아시아 마켓스 보도를 인용해 중국 당국이 헝다를 부동산 부문 등 3개 법인으로 나누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수일 내 관련 발표가 날 수 있다면서 이 경우 핵심인 부동산 개발 부문이 국유기업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Q. 헝다그룹발 위기로 전세계 증시가 떨어지고 있는 이유는?

A. 헝다그룹의 파산이 세계 2위 규모의 경제 대국인 중국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클 수밖에 없다.


지난 8월 중국 내 주택 거래량이 전년동기 대비 20% 떨어졌다. 또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중국의 8월 제조업 PMI가 50.1을 기록해 전월 50.4에서 내려간 것은 물론 지난해 2월 35.7 이후 18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중국 경기 회복이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초대형 부동산 업체인 헝다가 디폴트 사태를 맞게 되면 경제 전반에 연쇄 효과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헝다가 파산하면 실물경제에 큰 충격을 주고, 은행권으로도 본격 전이될 수 있다. BBC에 따르면 현재 헝다는 중국 내 171곳의 은행과 121곳의 금융 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린 상태다.


또 수천여개에 달하는 협력업체의 줄도산, 수십만 명의 고용 불안이 금융 위기를 야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함께 헝다의 달러 채권이 200억달러(약 24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헝다가 디폴트 사태를 맞을 경우 이 채권을 보유한 수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손실도 눈덩이로 불어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전세계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실제로 헝다 파산설이 나오면서 지난 20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S&P500 지수는 1.8%하락했으며 공포지수라 불리는 빅스(VIX)는 25.7까지 상승해 지난 5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또 20일 하루동안 홍콩 증시에서 항셍지수는 3.3%나 추락했으며 독일 닥스 지수는 2.3%, 프랑스 CAC 지수는 1.7% 떨어졌다.


WSJ은 중국 헝다그룹 도산 우려가 전 세계 시장에 영향을 미치며 뉴욕 증시도 낙폭이 깊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헝다가 23일 지급해야 하는 달러채 이자를 내지 못했다는 소식이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헝다는 30일간의 유예기간 동안 이자를 지급하지 못한다면 디폴트 처리될 수도 있다.



Q. 헝다가 2008 금융위기 사태의 재연을 불러일으킬 것인가?

A. 이처럼 시장에서 불안 심리가 확산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헝다그룹의 파산이 2008 글로벌 금융위기를 일으킨 '리먼 브라더스' 파산 사태와는 다소 다른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먼저, 2008 리먼 사태 당시에는 미국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채권이 전 세계 수많은 국가의 투자자들에게 팔렸고 미국 부동산 거품 경제가 붕괴하자 이 채권을 보유하던 다른 나라의 투자자들까지 영향을 미치며 글로벌 금융위기를 야기했다.


하지만 헝다그룹 위기의 경우 헝다의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 대다수가 중국 현지인이라는 점에서 헝다의 파산에 따른 피해가 2008 금융위기보다는 작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중국 정부 역시 헝다그룹 파산에 따른 경제 위기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기에 헝다발 사회경제적 파장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지난 20일 S&P는 보고서를 통해 "헝다 위기가 자국 경제에 구조적인 리스크를 가져다 줄 만큼 사태가 커질 경우 중국 당국이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헝다의 파산이 2008 금융위기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부동산 경기 침체가 소비 감소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헝다의 파산은 중국인들의 해외 제품, 서비스, 원자재 수요를 위축시키고 이는 세계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중국은 100여개 국가와 무역하고 있으며 미국의 대중 수출액은 지난해 기준 1240억달러(약 147조원)에 달한다.



실제 헝다발 위기가 중국 경제의 침체를 야기한다면 경제 위기가 다른 국가로도 전이될 위험이 있다. 록펠러글로벌패밀리의 지미 창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이 헝다 파산으로 심각한 경제 문제를 겪는다면 이것이 글로벌 경제에도 전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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