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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위기 어떻게 대응했나] 금융위기, 통화스와프·금리 인하 6회(3.25%포인트)…IMF(외환위기), 금 모으기 운동 등 민간 협조 눈길
2020/04/04  15:13:19  매경ECONOMY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는 한국 경제에 치명타를 입혔다. 그러나 정부와 민간(국민·기업)은 매번 해결책을 찾아냈다.


▶대표적인 정부 정책 무엇▷초강도 개혁으로 구제금융 조기 졸업IMF 외환위기 당시 IMF는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대가로 기업·금융·노동·공공 등 4대 부문 개혁을 요구했다. 정부는 IMF 권고사항에 따라 부실 금융기관과 기업을 구조조정했다. 당시 대우그룹이 해체되고 LG반도체가 현대전자에 흡수합병되는가 하면 제일은행은 미국계 사모펀드 뉴브리지캐피털에 매각되는 등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정부 역시 구제금융 신청 이전보다 인원을 20%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노동 부문은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정리해고 제도를 도입하고 파견근로자 보호법을 제정했다.

국내 주식시장은 외국인에게 전면 개방됐다. 1997년 26%였던 외국인 주식 투자 한도는 IMF 구제금융 신청 이후인 1997년 12월 55%로 늘었다. 1998년 5월 일반 기업은 외국인이 100% 지분 보유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 도산, 대규모 정리해고 등 부작용이 적지 않았지만 한국은 초강도 조치를 견딘 덕분에 2001년 구제금융에서 조기 졸업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유동성 확대에 주력했다. 당시 정부는 기준금리를 2008년 10월부터 2009년 2월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연 5.25%에서 2%로 인하했다. 더불어 단기 자금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은행과 증권사 환매조건부채권(RP)을 사들여 16조8000억원을 공급했다. 국고채 매입, 통화안정증권 중도환매를 통해서도 1조7000억원을 투입했다. 여기에 중소기업에 낮은 금리로 빌려주는 총액한도대출(현 금융중개지원대출)을 늘리고 채권시장안정펀드와 은행자본확충펀드를 조성했다.

외화 유동성 공급을 위한 대책도 이어졌다. 가장 먼저 꺼내든 카드는 은행권 외화차입 지급 보증이다. 국내 은행이 원활하게 외화를 차입할 수 있도록 2009년 6월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외화차입에 대해 3년간 1000억달러 한도로 지급을 보증했다.

미국, 중국, 일본과 각각 300억달러 규모 통화스와프 협정도 맺었다. 외화 유입을 촉진하기 위해 외국인이 국채와 통안채에 투자할 때 이자소득에 대한 소득세와 법인세를 면제하는 제도도 도입했다. 이 밖에 해외에서 국내로 1만달러 이상 송금 시 국세청 신고 의무 폐지, 재외동포 예금 계좌 개설 절차 간소화 등 지원책이 동원 됐다. 2009년 28조원 규모 추경예산안을 발표하는 등 재정지출 역시 늘렸다.

코로나19 위기는 과거 위기와 달리 전염병이 촉발한 사태다. 매일 확진자 수와 거주 지역 등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방역, 마스크 공급에 힘쓰는 등 질병 확산 확률을 낮추는 데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다.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정책도 여럿 도입됐다. 지난 3월 24일 제2차 비상경제회의를 열고 100조원 규모 민생·금융안정 패키지를 발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3월 19일 열린 제1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발표한 50조원 규모 패키지보다 지원 규모를 두 배 늘렸다. 이번 대책에는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 금융지원금 29조원, 중소·중견기업 자금지원금 29조원, 채권시장안정펀드 20조원, 회사채 신속인수제도, 단기 자금시장지원금 11조원, 증권시장안정펀드 10조7000억원 등이 포함됐다. 이 밖에도 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한시적 공매도 금지, 임대료 인하 지원 등의 안을 내놨다.

▶기업·국민은 어떻게 대응▷금 모으기 운동 351만명 참여IMF 외환위기 때에는 국민 역할이 돋보였다. 줄어든 소득 내에서 알차게 소비하기 위해 물건을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는 ‘아나바다’ 운동을 펼쳤다. 금 모으기 운동은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국민이 금으로 된 물건을 모아 국가에 헌납한 캠페인으로 총 351만여명이 참여해 금 약 227t을 모았다. 이 금은 해외로 수출돼 부족한 외화를 확보하는 데 쓰였다.

코로나19가 확산되자 국민은 ‘사회적 거리 두기’ 방침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외출을 자제하고 다른 사람과 접촉을 최대한 줄이는 식이다. 주요 기업은 재택근무제나 부서별 교대 순환근무제를 통해 사무실 밀집도를 최소화하는 중이다.

주요 기업이 코로나19 피해를 최소화하고 의료·방역활동 등을 지원하기 위해 기부 행렬에 동참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삼성그룹은 300억원, 현대차그룹 50억원, LG그룹 60억원, SK그룹 54억원, 포스코그룹 50억원을 쾌척했다. 대학생이 코딩 교육 전문업체와 협업해 약국별 마스크 재고를 알려주는 앱을 개발하는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대응도 눈길을 끈다.

▶위기 이후 사회 어떻게 바뀌었나▷비정규직·하향 취업 늘어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는 한국에 적지 않은 여파를 몰고 왔다.

IMF 외환위기 이후 비정규직이 보편적인 근로 형태로 자리 잡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외환위기 직후인 2003년 460만6000명(전체 근로자 수 32.6%)이었던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2010년 568만명(33.3%), 2019년 748만명(36.4%)으로 늘었다. 정규직은 2003년 954만명(67.4%)에서 2019년 1307만명(63.6%)으로 늘었으나, 전체 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감소했다.

비정규직이 늘어난 탓에 공무원을 비롯해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졌다. 지난 2017년 외환위기 20주년을 맞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외환위기가 현재까지 이어지는 문제로 ‘비정규직(88.8%, 복수응답)’과 ‘공무원, 교사 등 안정적인 직업 선호 현상(86%)’이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지난해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희망하는 자녀 직업 1위로 공무원이 선정된 것이 그 사례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질문한 결과 남성과 여성 모두 가장 선호하는 배우자 직업으로 공무원이나 공기업 종사자를 선택했다는 점 역시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글로벌 금융위기 역시 취업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하향 취업이 늘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하향 취업은 취업자 학력이 일자리가 요구하는 학력보다 높은 경우를 가리킨다. 예를 들어 대학 졸업장이 굳이 필요하지 않은 소매판매직이나 서비스직에 대학 졸업자가 근무하는 것. 오삼일 한국은행 조사국 모형연구팀 과장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대졸자 하향 취업률은 금융위기 이후 가파른 상승 추세를 보이며 최근 30%를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또한 한국 사회에 적지 않은 유산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언택트(untact·비대면) 문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창업컨설팅학과 겸임 교수는 “코로나19는 안 그래도 주 52시간제, 홈코노미, 배달앱 확산 등으로 주목받던 언택트 소비를 활성화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예방 방법으로 손 씻기, 문 손잡이나 엘리베이터 버튼 등 소독 강화가 강조돼온 만큼 향후에도 개인 위생관리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도 설득력 있다.

[김기진 기자 kjkim@mk.co.kr, 박지영 기자 autumn@mk.co.kr][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 2052호 (2020.04.01~2020.04.07일자) 기사입니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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