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현장르포] 벤츠 무인자동차 'F015' 직접 타보니.. "사람은 할 일이 없네"

2015/03/26 18:06:15파이낸셜뉴스
앱으로 車 부르고 목적지 선택하면 끝…사람은 할 일이 없네요

건널목 서있는 보행자에 "먼저 지나가라" 말까지..

운전할 일 없는 주인은 운전석 180도 돌려 사람들과 얘기 나누고 게임하거나 영화 감상

흡사 우주선 같기도 한 벤츠 무인자동차 'F015'의 외관


【 샌프란시스코(미국)=김성환 기자】 "이 앱을 켜고 지도상 위치를 정해주고 호출합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피터 레만 선임 연구원이 익숙한 솜씨로 아이폰 화면을 조작했다. 10시 방향 20m쯤 떨어진 곳에는 벤츠가 개발한 4인승 콘셉트카 F015가 대기중이다. 차의 앞뒷면을 둘러싼 발광다이오드(LED) 표시등이 초록색에서 푸른 색으로 바뀌었다. 은색 차량이 반원을 그리며 돌더니 기자가 있는 곳에 멈춰선 후 4개 도어가 서서히 열렸다. 여기까지는 앱으로 호출하는 '우버 택시'를 부르는 것과 흡사했다. 딱 하나 다른점은 운전자가 없다는 것이다.

■다가와 태우고 주차까지 스스로

지난 22일(현지시간) 메르세데스 벤츠는 샌프란시스코 알라미다의 옛 해군기지 활주로에서 무인자동차 'F015 럭셔리 인 모션'의 실제 주행성능을 증명해 보였다. 현재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독일, 일본 브랜드의 다양한 무인차들이 실제 도로에서 주행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F015는 벤츠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5 국제가전쇼(CES)'에서 선보인 콘셉트카다. 양산형은 아니지만 무인차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한 획을 그은 차라는 평가다. 벤츠는 이 차를 기반으로 2030년까지 양산형 자동차를 보급한다는 청사진을 가지고 있다. 일부 완성차 업체들은 고속도로 전용주행등 제한적인 무인주행이 가능하기까지는 5년정도가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F015는 기존 세단처럼 운전대가 달려있어 수동모드와 무인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선임연구원이 무인주행모드를 선택하자 운전석과 조수석을 180도 돌려 뒷좌석에 앉은 승객과 마주볼 수 있게 됐다. 차가 공도를 도는 동안 승객들은 중앙에 설치된 소형 테이블 모양의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게임을 하거나 영상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운전석 대시보드를 포함해 모든 도어의 안쪽과 전후면에 울트라고화질(UHD) 터치스크린이 둘러처져 있다. 메뉴에서 파리 풍경을 선택하자 루브르 박물관 입구를 포함한 파리의 거리가 360도 파노라마로 펄쳐졌다.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아이맥스 형태로 영화를 관람하거나 외부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 주변 영상을 볼 수도 있다.

'컨덕터(conductor)'모드를 선택하면 차의 주행 스타일을 직접 바꿀 수 있다. 안락함을 선택하면 느리고 푹신푹신한 승차감을, '다이나믹'을 선택하면 서스펜션이 딱딱해지고 주행속도도 빨라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피터 레만 선임연구원은 "이 차는 번거로운 센서를 최대한 배제하고 내부의 버튼을 없애 터치스크린만으로 조작이 가능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의 눈동자를 추적하는 아이트래킹, 허공에서 모션을 취하는 동작만으로 내부 온도 등을 직접 조절하는 제스처 기능 등을 모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차는 공도에서 20여분간 약 4km를 주행한 후 기자를 탑승했던 곳에 안전하게 내려줬다. 벤츠의 무인자동차 기능은 기존 차량에 탑재했던 자동주행 기술을 모두 응용해 통합한 것이라는게 선임연구원의 설명이다.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따라가는 디스트로닉 기능과 자동주차기능, 위성과 지상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활용한 위치파악 기능 등 10여가지 주요 기술이 녹아들어가 있다.

무인주행중에 운전석과 조수석을 180도로 돌려 뒷자리 승객들과 얘기를 나눌수 있는 내부 모습

■LED·레이저 프로젝터로 보행자와 소통

F015는 무인차 주행성능 뿐 아니라 보행자와 소통하는 기능을 강화시킨 것이 특징이다. 2년 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S500에 탑재해 선보인 무인차에는 없던 기능이다.

가령 무인차 주행 중 보행자가 지나갈 경우 F015는 라디에이터 그릴에 표시된 LED와 스피커, 레이저 포인터를 이용해 보행자와 소통한다. 푸른색 LED를 통해 보행자에게 사인을 보내고 레이저 프로젝터를 이용해 보행자의 앞에 초록색 건널목 화면을 만들어준 후 "먼저 지나가라(pleas, go ahead)"고 말을 건다. 보행자가 차량을 배려해 먼저 지나가라는 표시를 수신호로 보내도 이를 인지하고 지나치는 것이 가능하다. 레이저 프로젝터는 보행자에게 차의 주행 방향을 미리 알려주는 역할도 담당한다. 무인자동차 전용 구간을 스스로 찾아 내고, 사람들이 간단히 막대로 설치한 안전구간을 인지해서 우회통과하는 기능까지 탑재돼 있다.

후방 범퍼부분을 통째로 차지하고 있는 LED 게시판은 전방에서 일어나는 교통체증, 돌발사고 등을 감지해 뒤따라오는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찰스 가와시마 안전기술 선임개발자는 "인간은 750만km를 갈때마다 실수를 한다는 통계가 있다"면서 "자동차가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자율주행기술은 사람의 실수를 줄이고 운전기술이 없는 사람도 차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등 미래에 여러가지 혜택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ks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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