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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세계로 도약해야 할 우리 원자력

2017/08/13 17:13:42매일경제

산업통상자원부는 얼마 전 2022년 미국의 균등화 발전단가 제시를 통해 원자력이 재생에너지에 비해 경쟁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8차 전력수급계획 수요예측에서는 2030년 최대 전력을 7차 계획에 비해 10%나 낮추어 잡아 5차 계획 수준으로 회귀시켜 놓은 데다 설비예비율도 2%포인트 이상 하향 조정해 원전 추가 건설의 불필요성을 합리화하고 있다.

반면 지난 7일 공개된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는 미래 세계 원전 설비 용량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과 보수적인 전망을 같이 제시하며 2050년까지 적어도 320GW 용량의 신규 원전이 건설될 것으로 보았다. 낙관적 전망에서는 2030년에는 2016년에 비해 원전이 42%나 증가할 수 있다고 했다.

정부는 탈원전을 외치는데 세계적으로 신규 원전 건설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 위주로 향후 전력 증가는 필수적이고, 청정 대기 확보와 온실가스 저감에 원자력만큼 좋은 기저 발전원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면서도 13기의 원전을 추가로 건설하기로 한 영국 전력 정책의 근간이 되는 이유이기도 한다.

국토 환경이 재생에너지의 대폭 확대에 불리한 우리나라에서는 앞으로도 원자력이 준국산 청정에너지원으로서 국민의 에너지 복지와 국가경제에 계속 기여해야 한다. 세계적인 신규 원전 수요를 생각할 때 우리나라 원자력의 국가경제 기여는 더욱 중요해진다. 이는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건설 과정에서 수천 명의 우리나라 기술자 파견과 77조원의 수입으로 입증된 바와 같이 원전 수출이 일자리 창출과 외화 획득에 크게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원전 기술이 어떻게 추가 수출을 담보할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게 됐는지 살펴보자.

스리마일 사고 여파로 미국 내 신규 원전 건설 물량이 거의 없던 1987년부터 2년간 우리나라는 미국으로부터 원전 기술을 전수받았다. 그때 필자도 기술연수단 일원으로 미국 회사에 파견됐다. 이후 30여 년간 우리나라에서는 원전 17기가 건설됐다. 이 과정에서 원전 건설 기술과 경험이 엄청나게 축적됐다. 모든 원전 기기는 국내에서 제작해서 원전 기술의 완전 자립을 이루었다.

나아가 기존 원전에 비해 안전성이 10배 이상 향상된 APR1400이라는 제3세대 원전을 독자 개발했다. 첫 번째 APR1400인 신고리 3호기는 가압수형 제3세대 원전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가동되고 있다. 세 번째 APR1400인 UAE 바라카 원전 1호기는 계획된 공기와 예산 내에 건설이 완료돼 세계 원자력계의 찬사를 받고 있다.

반면 미국에서는 약 30년간 신규 원전 건설이 없었다가 2013년부터 웨스팅하우스가 완전 피동냉각 사고대처라는 개념을 구현하도록 설계한 AP1000이라는 혁신형 원전 4기를 짓기 시작했다. 그런데 미국에는 원전 기기 공장이 없어졌기 때문에 이들 원전에 필요한 핵심 기기는 전량, 즉 원자로 4기, 증기발생기 8기는 두산중공업이 제작해 납품했다.

이 AP1000 원전에는 세계 최대의 캔드모터펌프 등 처음 쓰는 기기와 설비가 많이 도입돼 건설 도중 설계 결함과 제작 오류 등이 여럿 드러났다. 또 미국에는 건설 노무비도 비싼 데다 원전작업 숙련도도 우리와 비교할 수 없이 떨어진다. 이런 여러 문제로 4년 정도의 공기 지연과 함께 건설비 급상승이 초래됐다. 이에 따라 미국 AP1000 원전의 건설비는 우리 원전 건설비의 약 3배나 될 정도로 비싸졌다. 이런 게 원자력이 미국에서 경쟁력을 잃었지만 우리나라는 그 반대인 이유다.

미국, 일본, 프랑스 원전 건설회사들이 난항을 겪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가 세계 원전 시장에서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이 시기가 역설적으로 우리나라가 그동안 이룩한 최고의 원전 기술로 세계 속으로 도약할 수 있는 천우신조(天佑神助)의 기회다. 응당 탈원전 정책은 철회돼야 마땅하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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