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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느려도 너무 느린…'유열의 음악앨범'

2019/08/23 17:12:12미디어SR

[미디어SR 김예슬 기자]명곡은 탁월하나 클리셰는 아쉽다. 음악, 소재, 연기 등의 전체적 균형은 좋으나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노래처럼 우연히 만난 두 사람 미수(김고은)와 현우(정해인)가 오랜 시간 엇갈리고 마주하길 반복하며 서로의 주파수를 맞춰 나가는 과정을 그린 감성멜로 영화다.

영화의 소갯말처럼 두 사람은 영화 내에서 계속 엇갈리고 또 다시 만난다. 한 번 마주치면 우연, 두 번 마주치면 인연, 세 번 마주치면 필연이라는 말처럼 미수와 현우는 1994년, 1997년, 2000년, 2005년 등 10여년에 걸쳐 운명적인 만남을 반복한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즉 '운명 로맨스'로도 포장될 수 있는 영화다.

다만 이 운명적인 만남에는 한 가지 약점이 있으니, 바로 개연성이다. 두 사람의 첫 만남부터가 개연성이 떨어지는데, 이는 로맨스라는 장르로 잘 포장될 만하다. 그러나 로맨스라는 장르를 차치하고 보더라도 직관적인 서사보단 감성적인 흐름이 강조돼 마음으로 이해하고 봐야 하는 지점이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수 많은 클리셰가 어우러지며 익숙함에서 오는 재미와 뻔함에서 오는 아쉬움을 아슬아슬하게 오간다.

'유열의 음악앨범'의 첫 시작은 1994년 10월 1일, 동명의 라디오 프로그램인 '유열의 음악앨범'이 첫 방송을 시작한 날이다. 배경이 배경인 만큼 3040 세대의 공감대를 자극할 만한 요소들이 종종 등장하는데, 천리안 PC통신과 윈도우95, 폴더 휴대폰 등이 90년대의 향수를 느끼게 한다. 다만 기본 서사에서의 개연성이 부족하다 보니 어설프게 90년대에 기대어 가려는 시도로 비쳐지기도 하는 약점이 있다. 특히 해당 소재들이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 '고백부부' 등 몇몇 인기 복고 콘텐츠들에서 충분히 봤던 소재들인 만큼 더 이상 새롭지가 않다.

기본 서사는 부족하고 우연성에만 기대다보니 관객들로 하여금 답답함을 느끼게 한다. 특히 5G로 통하는 '빠름'의 가치가 미덕이 된 요즘 시대에 '유열의 음악앨범'이 추구하는 느린 멜로는 호불호가 갈릴 법하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94년부터 2005년 사이에 발표된 주옥 같은 명곡들은 영화를 풍성하게 살려주는 역할을 한다. '유열의 음악앨범' 측은 미디어SR에 "음악 선정에 큰 공을 들였다"며 영화 제작기간동안 가장 신경을 쓴 부분으로 꼽기도. 그런 노력이 무색하지 않게 다양한 노래들이 상황에 맞게 적절히 삽입되며 듣는 귀를 즐겁게 한다. 다만 장면과 가사가 지나치게 절묘한 느낌으로 어우러지도록 배치한 BGM의 평면적 활용이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다.

우연과 서정성에 기댄 로맨스를 보강해주는 것은 배우들의 연기다. 영화에 그대로 녹아들어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치는 김고은과, 극 내에서 '잘생겼다'는 대사로 수차례 포장되는 정해인의 비주얼은 볼거리 중 하나. 주연 배우로 스크린에 첫 도전하는 정해인은 특유의 감정연기를 세밀하게 표현해냈다. 정해인의 팬들에겐 아쉽지 않은 영화가 될 전망이나, 오랜만에 선보이는 한국형 감성 멜로를 기다렸던 관객은 약간의 갈증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두 배우가 10대 후반부터 20대까지를 오가는 모습을 선보이는 것은 관전포인트로 꼽을 만하다. 러닝타임 122분. 12세 관람가. 오는 2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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