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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 안전-비핵화 교환' 시사…北응답 '촉각'

2019/10/17 12:07:25아시아경제

데이비드 스틸웰 신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장관을 예방한 뒤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문제원 기자] 지난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협상 후 회담 재개 시점으로 제안된 2주가 임박하며 미국이 북한 안전보장과 비핵화의 교환 가능성을 시사하며 북ㆍ미 대화의 향배가 주목된다. 미국 고위관계자가 협상 진전을 위한 제안을 내놨지만 북한이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한반도가 다시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16일(현지시간)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ㆍ태평양 소위원회 청문회에서 밝힌 내용은 북한의 최근 요구사항을 적극 고려한 '맞춤형 제안'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2월 하노이 북ㆍ미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이후, 제재완화와 더불어 '안전보장'을 최우선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달 초 실무협상 결렬 이후에는 지속해서 체제 안전보장과 직결된 한미군사 공조, 남한의 군사력 증강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6일에도 논평을 내고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을 '명명백백한 북침공격연습'으로 규정하며 "상대방을 겨냥한 위험천만한 침략전쟁훈련이 계획되고 있는 속에서 대화와 평화를 논할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북한이 스틸웰 차관보의 제안에 전격 화답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타임테이블을 고려하며, 자신들의 요구를 최대한 관철시키려 하고 있다. 오히려 미국이 안전보장에 이어 제재완화까지 내놓게 하기 위해 압박을 더 가할 가능성이 높다.


1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을 오르며 '우리는 제재에 굴복하지 않고 자력갱생으로 잘 살아갈 수 있다'고 강조한 것도 북한의 전략 변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자 신문 1면에도 김 위원장의 전날 백두산 등정 관련 소식으로 채웠다. 장문의 사설과 주민들의 반응 등을 담은 기사를 쏟아내며 김 위원장 백두산 등정의 의미를 대내외적으로 선전했다. 신문은 이날 사설에 "혁명의 승리는 사상과 정신력의 승리, 담력과 배짱의 승리이다"라면서 "지금 적대세력들은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 발전권을 말살하려고 악랄하게 날뛰고 있다"고 주장했다.


'생존권'과 '발전권'은 북ㆍ미가 실무협상 재개를 전후로 줄곧 강조해온 부분이다. 백두산 등정이 북ㆍ미협상과 무관하지 않음을 스스로 밝히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서 신문은 "원수들과의 첨예한 대결전에서 사소한 양보나 후퇴는 곧 자멸의 길"이라며, 팽팽한 북ㆍ미협상 줄다리기에서 북한의 양보는 결코 없을 것임을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조선중앙TV가 16일 보도했다. 이날 중앙TV가 공개한 사진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김여정(가운데)·조용원(오른쪽) 노동당 제1부부장과 함께 말을 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외신들은 김 위원장의 백두산 등정은 '중대결심'의 전조라며 북한의 행보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만약 북한이 제재완화 추구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저항 노선에 들어설 경우 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도발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강경노선을 강조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북한이 협상 시한을 올해 연말까지로 잡은 것을 언급하며 강경한 입장이 이어질 거라고 추측했다.


북한이 그동안 한미 군사 공조에 대해 강하게 비난해온 것을 고려하면 도발 빌미는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이승도 해병대사령관은 지난 15일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최근 시설물을 설치한 함박도에 대해 2년 전 '초토화' 계획을 세웠고, 올해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KMEP) 횟수도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F-35A와 한국형전투기(KF-X) 등이 총망라된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 2019)에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다.


스톡홀름 협상 결렬 선언 직후 북한이 "끔찍한 사변이 일어날 수 있다"고 협박한 바 있는 만큼, 도발 재개 시 그 수위는 전에 비해 한층 높아질 것이 유력시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샅바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미국을 겨냥한 ICBM 발사 재개가 유력하다. 실제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과 화성-15형 ICBM 등은 김 위원장이 찾은 '백두산' 엔진을 사용한다. 중대 결심을 하기 전마다 찾은 백두산을 현 시점에 방문한 것에 ICBM 발사 암시가 담겨 있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외에 최근 쏘아올린 SLBM을 재차 시험발사할 가능성도 높다. 최근 북한 어선이 일본 정부의 어업단속선과 충돌해 침몰했던 것을 고려하면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EEZ) 쪽으로 도발을 강행할 수도 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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