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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랑 작가 "'평범한 퇴마사 안은영' 정유미, 잘 어울려"

2019/11/20 00:42:22이데일리
- '보건교사 안은영' 넷플릭스 드라마 제작
- 첫 장편소설 '덧니가 보고 싶어' 개정판 출간
- "색깔 다양한 작가로 기억되고파"

정세랑 작가는 “작가들은 그저 꾸준히 글을 쓸 뿐이지만, 환경이 아주 좋을 때도 있고 심각하게 나쁠 때도 있는 것 같다”며 “특정 나이에만 쓸 수 있는 작품들이 있다는 걸 깨달았으니 앞으로도 부지런히 써나가고 싶다”고 말했다(사진=ⓒ이상엽).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배우 정유미는 ‘보건교사 안은영’에 원래부터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배우여서 캐스팅 소식에 무척 기뻤다. 최종 완성형 드라마는 어떤 모습일지 아직 모르지만, 많은 사람의 해석이 덧붙여지며 한층 풍부해지길 바란다.”내년 첫선을 보이는 넷플릭스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의 원작자인 정세랑(35) 작가는 최근 들어 더 주목받고 있다. 1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정 작가는 “안은영은 기인처럼 보이지만 평범한 시민이며, 스스로의 직업 윤리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좋은 어른”이라며 “이 같은 캐릭터성을 지키기 위해 드라마 제작 과정에도 일부 참여했다”고 말했다.

출판사 편집자로 일했던 정 작가가 처음 장르문학(추리·무협·판타지 등 특정한 경향과 유형에 입각한 문학)을 선보일 때만 해도 문단의 분위기는 살갑지 않았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문학상 공모전에서 번번이 낙마했지만, 유쾌하고 발랄한 ‘정세랑 식 스토리’는 곧 많은 팬층을 확보하며 인기를 끌었다. 2010년 ‘판타스틱’에 ‘드림, 드림, 드림’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정 작가는 그간 소설집 ‘옥상에서 만나요’, 장편소설 ‘지구에서 한아뿐’ ‘재인, 재욱, 재훈’ 등의 작품을 선보여왔다. 2014년 제7회 창비 장편소설상을, 2016년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했다.

‘킹덤’에 이어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하는 ‘보건교사 안은영’은 정 작가가 2015년 집필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참신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고등학교 보건교사이자 특별한 현상을 보는 ‘퇴마사’ 안은영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첫 장편소설 8년 만에 수정최근 정 작가는 8년 전 썼던 첫 장편소설 ‘덧니가 보고싶어’를 전면 개정해 다시 내놨다. 장르 소설가 재화가 작품 속에서 헤어진 남자친구 용기를 아홉 번이나 죽이게 되고, 그 죽음의 순간이 용기의 피부에 문신처럼 새겨진다는 게 작품의 큰 줄기다. 이번 개정판은 어색하거나 거친 문장을 수정했고, 결말도 조금 달라졌다.

정 작가는 “8년이 흘러 불편해진 표현들은 제거하거나 바꿨다”며 “인물들에게 능동적인 에너지를 실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재화의 이야기와 소설 속 용기의 이야기가 교차로 펼쳐진다. “인생이 테트리스라면, 더 긴 일자 막대는 내려오지 않는다. 갑자기 모든 게 좋아질 리가 없다. 이렇게 쌓여서, 해소되지 않는 모든 것들을 안고 버티는 거다”(52쪽). 판타지 이야기 속에 삶의 위로와 공감을 주는 따뜻한 이야기들을 곳곳에 심어놨다.

“일상의 사건들이 소설에 침투하는 순간들이 있는데, 반대로 소설의 사건들이 일상에 침투하면 어떻게 될까 상상하다가 구상하게 됐다. 여전히 좋아하는 디테일을 잔뜩 넣어 패치워크 식으로 소설을 쓰고 있다는 점에서 8년 전과 크게 달라진 건 없다. 다만 그때는 감정적으로 더 예민했던 시기인 것 같아 이제는 흉내낼 수 없는 표현들도 있는 것 같다.”‘지구에서 한아뿐’이나 ‘옥상에서 만나요’ 등의 작품에서도 그만의 기발한 상상력이 펼쳐진다. ‘지구에서 한아뿐’에서는 지구인 한아와 외계인 경민의 사랑 이야기가 펼쳐지고, ‘옥상에서 만나요’에서는 절망을 빨아들이는 ‘남편’이 나온다.

정 작가는 “일상에서 일상이 아닌 것으로 미끄러지는 이야기를 좋아한다”며 “다양한 직업을 가진 지인들과 교류하고, 대중교통을 애용하고, 새로운 경험에 마음을 열면서 소재와 영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작품이 사랑받는 만큼 각종 강연회를 통해 독자들을 만나는 시간도 많아졌다. 정 작가는 “가장 힘들 때 한결같이 응원해 준 독자들을 직접 만난 게 큰 힘이 됐다”며 “책을 내고 나서 소설 속 인물과 이름, 직업이 모두 같은 분들이 연락해 온 적이 있었는데 지어낸 인물이 현실에서 그렇게 닮을 수 있다는 사실에 정말 깜짝 놀랐다”는 일화를 전했다.

내년에는 오랜만에 장편소설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 작가는 “문학계가 공정하고 투명해서 신인들이 잘 자리 잡을 수 있는 환경이면 좋겠다”며 “색깔이 다양해서 하나의 꼬리표를 붙일 수 없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정세랑 작가(사진=ⓒ목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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