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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갤러리] 목탄으로 토해낸 '속 깊은 얘기'…이재삼 '달빛'

2020/01/27 00:35:06이데일리
- 2011년 작
- 검은 공간에 드리운 극적장치 '달빛'으로
- 어둠 속 보이지 않는 '침식된 풍경' 비춰
- 수행하듯 수없이 목탄 문질러 얻은 화면

이재삼 ‘달빛’(사진=갤러리그림손)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철저히 차단한 빛, 갇혀버린 듯한 공간. 그나마 어슴푸레 소나무숲의 형체를 더듬을 수 있는 건 연한 달빛 덕이다. 얼핏 숯가마 안을 들여다보는 것 같기도 하다. 겹쳐 세운 나무의 긴 허리들만 보이니. 멀리 달린 가지와 잎은 이미 어둠에 녹아버린 듯하다.

작가 이재삼(60)이 화면에 옮겨놓은 적나라한 ‘어둠 숲’. 작가는 목탄으로 그림을 그린다. 목탄작업이 드문 일은 아니다. 특별한 건 작가의 테마다. 시커먼 목탄으로 시커먼 시공간을 빼내는 거다. 이를 두고 작가는 “내게 목탄의 검은 빛은 검은 색이 아닌 검은 공간으로 존재한다”고 말한다.

연작 중 한 점인 ‘달빛’(Moonscape·2011)은 작가의 검은 공간에 드리운 극적인 장치를 포착한 것. 말 그대로 ‘달빛이 채색한 전경’인 셈이다. 덕분에 빛과 어둠을 나누는 단순한 이분법에선 벗어났다. 대신 블랙홀 같은 풍경에 푹 잠긴 ‘속 깊은 얘기’를 토해놨다. 마치 수행하듯, 가늠할 수 없는 시간 동안 목탄을 문지르고 문질러 얻은 화면이고 얘기다.

3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10길 갤러리그림손서 여는 기획초대전 ‘달빛녹취록’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목탄. 162×90㎝. 작가 소장. 갤러리그림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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