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양 서둘러야 하는데”...한·미 금리차, 서울 집값에 韓 7월 동결 가능성 커져
한국·미국 기준금리 격차, 2.00%p로 유지 한은 추가 금리인하 시 자금 유출 가능성 서울 집값·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집중할 듯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8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연준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이 0%대로 예측되는 등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한국은행이 다음달 통화 완화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 1·3·5월에 이어 또다시 기준금리를 동결해 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인 2%p로 유지돼서다. 최근 서울 집값 상승세에 가계대출도 급증하고 있어 한은이 금융안정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숨고르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중론 견지한 파월 의장...“관세 효과 매우 불확실” 19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지난 17∼18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로 유지했다. 연준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렸던 올해 1월 FOMC 회의를 시작으로 3월, 5월에 이어 이날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그대로 동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준에 금리 인하를 수차례 압박하고 있으나, 연준은 그대로 ‘마이웨이’에 나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정책 조정 검토에 앞서 경제의 향후 전개 과정에 대해 더 많이 파악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며 관망세 유지를 시사했다. 특히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영향에 대해서도 "4월에 정점에 달했다가 이후 감소했다"면서도 "그럼에도 올해 관세 인상은 가격을 상승시키고 경제활동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경제전망예측(SEP)에서 연말 금리는 3.9%로 제시되며 종전처럼 연말까지 2번의 금리 인하가 시사됐다. 그러나 연내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란 의견이 4명에서 7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내년 인하 횟수 전망은 2회에서 1회로 축소됐다. 한국은행도 미국의 6월 FOMC(공개시장운영위원회)에 대해 연방준비제도가 통화정책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날 박종우 부총재보는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파월 의장이 미 관세정책 영향 등을 고려해 정책을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는 태도를 견지한 데다 연준 위원들의 전망도 크게 엇갈리고 있어 향후 통화정책 경로와 관련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다. ■韓·美 금리차에 가계대출 리스크까지...한은, 7월 동결 전망 연준의 동결로 시장에서는 한은의 다음달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인 2.00%p에서 줄어들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기준금리를 낮출 경우,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창용 총재도 지난 12일 한은 창립 75주년 기념사를 통해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중반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미국의 금리인하 속도 조절에 따라 내외 금리차가 더 커질 수 있고 무역 협상 결과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커서 외환시장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금리 인하와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집값 상승 기대가 맞물리면서 최근 가계대출이 급증하는 점도 걸림돌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은 지난 12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50조792억원으로 집계됐다. 5월 말(748조812억원)보다 1조9980억원 늘어난 수치로, 일평균 가계대출 증가액(1665억원)이 지난해 9월(5조6029억원) 이후 8개월 만에 월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한 지난달(1612억원)보다도 많다. 이에 다음달 10일로 예정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시점까지 가계대출 증가세가 안정되지 않을 경우, 한은이 우선 금리를 묶고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효과 등을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지호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집값 상승세가 서울 전역으로 번진 상황에서 3단계 스트레스 DSR 외에 추가적인 거시건전성 규제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며 “지난번 금통위에서 4분의 금통위원이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기는 했으나, 의사록을 보면 신중한 경로를 가져가겠다고 언급한 만큼 7월에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서기는 쉽지 않은 국면”이라고 말했다.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美 연준 예상대로 기준금리 동결, 하반기 인하 가능성은 열어놔
트럼프 압박에도 연준 트럼프 취임 후 4차례 연속 동결파월 의장 "금리 조정 검토 전 기다릴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제롬 파월 의장이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무리한 후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또다시 동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4차례 연속 동결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연준에 금리 인하를 종용했다. 연준은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었지만 이를 서두르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한미 금리차 2% p 유지 18일(현지시간) 연준은 이틀간 열렸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무리하고 기준금리를 4.25%~4.5%로 동결했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2.50%)과 미국 간 금리차는 상단 기준으로 2.00% p를 유지하게 됐다. 연준 제롬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고하기 때문에 연준의 다음 조치를 결정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FOMC가 끝난 직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조정을 검토하기에 앞서 경제의 향후 전개 과정에 대해 더 많이 파악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인플레이션이 우리가 예상한 수준에 도달하거나 그렇지 않을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에 미칠 불확실한 상황 때문에 연준이 금리 인하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파월 의장은 "올해 관세 인상은 가격을 상승시키고 경제활동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연준은 이날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을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양국의 충돌은 연준의 금리 결정에 또 다른 변수가 됐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로 파생될 수 있는 에너지 가격 상승 가능성 역시 연준의 금리 인하를 가로막는 또 다른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 결정이 정치적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점도 연준의 금리 동결에 영향을 줬다. 이날 공개한 점도표에서 연내 금리 인하 2회 전망 때문에 앞으로도 연준은 연방 정부의 재정 적자 관리를 위해 기준 금리를 결정하지 않고 노동 시장과 함께 안정적인 인플레이션을 유지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파월 의장이 노동 시장이 악화되거나 관세 인상에도 물가 상승이 상대적으로 강하지 않을 것이라는 더 강한 지표를 확인한 후에야 기준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연준 위원들이 이날 공개한 수정 경제전망(SEP) 상 점도표(dot plot)에서 연내 금리인하 전망 횟수는 2회(중간값 기준), 기준금리(중간값)는 3.9%였다. 올 연말까지 2차례 0.25% p씩 금리 인하가 있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이날 공개된 점도표를 보면 연준 위원 19명 중 연내에 두 차례 이상 금리 인하를 예상한 위원은 10명(3차례는 2명)이었다. 지난 3월의 11명보다 1명 줄었다. 또 연준 위원 19명 가운데 7명이 올해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지난 3월의 4명에서 3명이 증가했다. 이 점도표는 향후 기준 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연준은 이날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이하 중간값)를 지난 3월 1.7%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2.1%에서 2차례 연속 하향 조정된 것이다. 한편, 연준 FOMC 회의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또다시 파월 의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에 바보가 있다"라고 파월 의장을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1% p~2.5% p 정도의 큰 폭의 금리 인하를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8년에 임명한 파월의 임기는 1년 후 끝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파월을 교체하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에도 연준 파월 의장을 조롱했다. 이미지=챗GPT '이미지젠' 생성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