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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을 한결같이 … 칠순의 로커 `에어로스미스`

2020/02/22 06:01:28매일경제
[스쿨오브락-142] 50년. 강산이 다섯 번 변해야 하는 시절.

20대 중반에 직장생활을 한 새내기가 한 직장에서 50년을 살아남았다면 아마 그는 최고경영자(CEO)로 보낸 시간만 족히 10년은 훌쩍 넘을 것이다. 임원으로 보낸 시간이 직원으로 보낸 시간보다 더 길 확률이 높다.

한 분야에서 50년간 활동하면서 잊히지 않기란 힘들다. 누군가는 채 50년을 살지도 못하고 세상을 뜬다.

그런 면에서 '젊은이의 장르'인 록을 50년간, 그것도 같은 그룹의 이름으로 해왔다면 다른 건 다 제쳐놓더라도 이것 하나로 인정을 해야 한다. 아메리칸 하드록의 대명사 '에어로스미스(Aerosmith)' 얘기다.


지난해 말의 일이다. 에어로스미스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0년 투어 계획을 알렸다. 젊은이들도 쉽게 소화하기 힘든 고된 스케줄이었다. 6월 13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시작해 16일 스위스 취리히를 찍는다.

21일은 벨기에의 한 도시에서, 3일 뒤인 24일에는 체코 프라하로 간다. 이후로도 3~6일 단위로 파리 마드리드 리스본 빈 맨체스터 부다페스트 등 유럽의 대도시를 빼곡히 돈다. 7월 27일 독일을 마지막으로 한 달 보름에 가까운 투어 스케줄이 끝나는 구조다.

2020년은 그들에게 의미 있는 한 해다. 1970년 결성된 그들은 결성 50주년을 맞아 투어를 계획했다. 오랜만에 사진으로 본 그들은 백발의 할아버지가 되어 있었다. 젊은 시절 사고 깨나 쳤던 혈기는 사라진 지 오래. 집에서 손자나 보고 있는 광경이 저절로 연상될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리더 스티븐 타일러는 1948년생으로 한국 나이 올해 일흔셋이다. 기타리스트 조 페리가 1950년생, 브래드 휫퍼드가 1952년생이다. 톰 해밀턴이 1951년생. 요새 관리 잘한 꽃노년은 그 나이에도 늙지 않을 수 있다는 반박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지만, 한때 알아주는 방탕아로 심각한 마약 중독에 시달렸던 이들의 과거를 생각하면 지금까지 무대를 휘젓는 게 이상할 정도다(보컬 타일러는 마약 중독이 심해 무대에서 실려나가기도 했으며, 중독 상태에서 오토바이를 타다가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 이들을 부르는 단어가 한때 '약쟁이 쌍둥이(The Toxic Twins)'였다는 점을 상기해보자).

하지만 이들은 결성 초기 멤버 교체를 제외하고 (물론 중간에 멤버가 대거 바뀌는 사태는 겪었지만 이내 재결성에 들어간다) 거의 50년간 멤버 구성에 변화가 없는 의리의 밴드이기도 하다. 아마 보이지 않게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는 끈끈함 때문에 여러 어려움을 이겨내고 장수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게 세간의 평가다.

이들이 남긴 업적은 이들이 '로큰롤 명예의 전당 헌액자'라는 사실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이들이 팔아치운 앨범만 1억5000만장에 달한다. 12개의 멀티 플래티넘 앨범, 18개의 플래티넘 앨범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래미상을 4개 가지고 있고, 10개의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를 따냈다.

여기서 이들의 MTV 수상 경력을 주목해볼 만하다. 이들은 다수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며 할리우드와 깊은 인연을 맺었다. 이들의 최고 히트곡이라 불릴 만한 명곡이 이 인연에서 나온다.

영화 아마겟돈의 주제가 'I Don't Want To Miss A Thing'이다. 1997년 나온 이 곡은 이들의 유일한 빌보드 싱글차트 1위곡이기도 하다.

I could stay awake just to hear you breathing(당신의 숨소리라도 듣기 위해 깨어 있죠)
Watch your smile while you are sleeping(당신이 잠든 사이 당신의 미소를 보고 있어요)While you're far away dreaming(당신이 곁에서 꿈을 꾸고 있을 때)
I could spend my life in this sweet surrender(난 이런 달콤한 항복으로 삶을 보낼 수 있어요)I could stay lost in this moment forever(난 이 순간 영원히 길을 잃어도 좋아요)
Every moment spent with you is a moment I treasure(당신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나에겐 소중해요)후략
이 영화에는 보컬 타일러의 딸 리브 타일러가 출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에어로스미스의 곡 치고는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이 곡으로 에어로스미스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팬심을 강하게 끌어당겼다. 곡 후반부 절규하면서 터지는 타일러의 가성 샤우팅은 경탄할 만한 것이었다(최근 그의 2019년 라이브를 들었는데 늙어서 쪼글쪼글해진 얼굴과 몸으로 전성기 못지않은 샤우팅을 질러대고 있었다. 그는 젊은 시절 마약에만 수천만 달러를 썼던 문제아였지만 삶의 어느 시점부터는 확실하게 건강관리에 나선 것 같다).

이 노래가 나온 것은 그들이 활동한 지 거의 30년이 가까운 시점이었다. 이때도 이미 노장 밴드의 저력을 보여준 셈이었다. 1970년 데뷔한 이들은 초반에는 롤링스톤스의 아류 취급을 받기도 했다(보컬끼리 서로 닮기도 했다). 하지만 1973년 데뷔 이후 1974년과 1976년 내놓은 후속 앨범이 연이어 뻥뻥 터져주며 이들은 비교적 어린 나이에 손쉽게 주류의 반열에 올랐다. 이때 실린 토이즈 인 더 아틱(Toys in the Attic), 백 인 더 새들(Back in the Saddle) 등의 노래는 가장 미국적인 정서에 충실한 본토 하드록으로 분류될 만하다.

이 시기 이들의 대표곡은 1973년, 1975년 두 번에 걸쳐 발매된 '드림 온(Dream On)'이라 할 것이다. 두 번째 나온 버전에서는 싱글차트 6위까지 올라갔다.

Every time I look in the mirror(거울을 볼 때마다 난 매번)
All these lines on my face getting clearer(내 얼굴의 주름을 지우려 했지)
The past is gone(과거는 가버렸어)
It went by like dusk to dawn(아침 새벽에서 저녁 황혼까지 가는 것처럼)
Isn't that the way?(다 그런 거 아니야?)Everybody's got their dues in life to pay(모두 이 세상을 살아가며 대가를 지불하는 것을 해)
Yeah, I know nobody knows(난 아무도 모른다는 것을 알아)
Where it comes and where it goes(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I know it's everybody's sin(모두에게는 나름의 죄가 있다는 것을 알아)
You got to lose to know how to win(당신은 패배를 경험해야 이기는 방법도 알 수 있지)Half my life's in books' written pages(내 반평생은 페이지마다 쓰여진 책에 있어)
Live and learn from fools and from sages(살아, 어리석음과 지혜로움으로부터 배우며)you know it's true(당신은 진리을 아나요)
All the things come back to you(모든 것이 당신에게 되돌아온다는 것을)후략
이 시기 이들의 영향력은 무수한 후배 가수들이 인정할 정도다. 1976년 나온 록스(Rocks) 앨범은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이 자신의 음악에 가장 많이 영향을 미친 앨범 중 하나로 꼽은 작품이다. 힙합 가수 에미넴(Eminem)은 드림온(Dream On)을 리메이크하기도 했고 헤비메탈 보컬의 끝판왕 '로니 제임스 디오(Ronnie James Dio)'와 속주 기타리스트 '잉위 맘스틴(Yngwie Malmsteen)' 합작한 드림온 버전은 심지어 원곡보다 뛰어나다고 생각될 정도다. 건즈앤로지스, 키스, 본 조비 등의 뮤지션도 이들이 미친 영향력을 드러내 내세울 정도다.

1971년생인 김경호가 1집 '마지막 기도'로 데뷔한 게 1994년이다(비록 이 앨범은 상업적으로는 실패했지만). 김경호가 데뷔 50주년이 되려면 2020년을 기준으로 아직 24년의 세월이 더 필요하다. 이제 막 반환점을 돈 것에 불과한 셈이다. 이렇게 놓고보면 에어로스미스의 50년 세월의 가치가 한층 피부로 다가온다. 김경호가 데뷔 50주년에도 여전한 노익장 샤우팅을 들려주기를 기대하며, 또한 에어로스미스의 50주년 올해 2020년을 응원하고 싶다. 이들이 전설이 아니라면 또 누가 전설일 수 있을까.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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