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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알못 가이드]남원정부터 금박김까지, 소장파가 궁금해?

2020/02/22 07:00:10이데일리
- 임미리·조국 내전 논란에 금박김 재등판
- 앞서 천정신 트리오는 우리당 창당 주도
- 보수 진영서는 남원정, 박근혜에 쓴소리
- 진박·우리당 트라우마에 설 자리 좁아져
- 당내 균형추 잡아주는 필수불가결 존재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6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참석해 미소를 보이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정치권에는 특유의 문화, 제도가 존재합니다. 정치 기사에도 어렵고 난해한 정치권 고유의 용어들이 비일비재합니다. 하지만 분량 제한 때문에, 때론 당연히 독자들이 알고 있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설명이 생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정치를 알지 못하는 독자’도 쉽게 관련 기사를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정알못 가이드’를 연재합니다.[편집자주][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이번 총선을 조국 수호 선거로 치를 수는 없다.”(금태섭)“당의 균형 감각이 왜 갑자기 흔들리는지 모르겠다.”(박용진)“스스로 청년 정치를 해 왔는지 되물어 보길 권한다.”(김해영)조국 전(前) 법무부 장관 정국 당시 소신발언을 하면서 초선 소장파 금·박·김으로 불렸던 금태섭·박용진·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에 다시 쓴소리를 쏟아내면서 돌아왔습니다. ‘민주당만 빼고 찍자’는 칼럼을 개재했던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고발과 ‘조국 백서’ 저자인 김남국 변호사의 금 의원 지역구(서울 강서갑) 경선 도전 등 당이 총선을 앞두고 자칫 중도층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을 맞이하면서입니다.

이런 소장파 트리오의 역사는 의외로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고 이어져 왔습니다.

◇민주화 이후 정풍운동 주역·개혁 상징1987년 민주화 이후 역대로 초·재선 의원들은 정풍운동의 주역이었고 개혁의 상징이었습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재선의원이던 지난 2000년 고(故) 김대중 대통령 앞에서 동교동계 좌장이던 권노갑 고문의 2선 후퇴를 주장하면서 정풍운동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습니다. 이후 같은 재선이던 천정배 대안신당 의원, 신기남 전 민주통합당 의원과 천·정·신으로 불리며 열린우리당 창당의 중심이 됐습니다.

물론 이들의 행동이 꼭 박수를 받기만 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정권을 창출했는데 왜 당을 깨느냐는 얘기가 있었다”며 “하지만 이런 의견에도 천·정·신 세 명이 주도적으로 우리당 창당을 추진한 것”이라고 당시 상황에 대해 귀띔했습니다.

이후 2004년 총선에서 탄돌이(노무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당선)라고 불리며 당선된 108명의 우리당 초선 의원들도 대통령과 당 지도부를 향해 자신의 소신을 거침없이 쏟아냈습니다. 이들은 108번뇌라 불리며 당 지도부에는 눈엣가시처럼 여겨졌을지 모르나 의원 각 개인은 헌법기관이고 자신의 소신의 따라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전형이었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지나치게 당·청 갈등이 공개적으로 노출되면서 현재의 여당은 이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는 기류가 강합니다. 정권교체 이후 인사 문제 등 청와대발(發) 악재가 터졌을 때 여당 내 공개적인 비판이 잘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우리당 트라우마 때문”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탄핵 이뤘지만, 초선들 제 목소리 못 내한나라당(미래통합당의 전신)에는 남·원·정 트리오가 있었습니다. 2018년 지방선거 패배 뒤 “정치권을 떠난다”며 정계 은퇴를 선언한 남경필 전 경기지사와 지금은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원희룡 제주지사(통합당 최고위원), 정병국 통합당 의원이 그들입니다.

이들은 당내 최대 계파 수장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당시 한나라당 대표)에게도 거침이 없었습니다. 재선 최고위원이던 원 지사는 공개적으로 “박근혜 대표의 이념적 편견은 병”이라고 하면서 당내 파문을 불러오기도 했습니다.

민주당 최고위원이 이해찬 대표를 겨냥한 셈인데 약 15년 전에 저런 얘기를 했다는 것을 상기해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시민의 힘으로 직접 대통령 탄핵까지 이뤄냈지만 오히려 정당 내 민주주의는 천·정·신과 남·원·정이 활동했던 당시보다 과연 나아졌는 지 의문도 듭니다.

탄핵 이후 현재까지 보수 진영이 새누리당에서 자유한국당·바른정당·통합당으로 분열과 통합을 거치는 동안 초선들이 전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게 일반적인 정치권의 시각입니다. 오히려 20대 총선 진박(진실한 박근혜) 공천 이후 할 말 하는 소장파의 설 자리는 좁아지기만 했습니다.

◇문자 폭탄과 항의 전화에 시달리는 현실현 집권세력이라도 딱히 후한 평가를 주기도 어렵습니다. 조 전 장관 정국부터 최근까지 금·박·김이 나름의 목소리를 내면서 당의 균형추를 잡아주고는 있지만 이들에 대한 여권 내부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실제로 이들 세 의원은 당 주류와 다소 결이 다른 입장을 내놓을 때마다 스스로를 문파(文派)·문팬으로 부르는 극성 친문(문재인) 지지자들의 문자 폭탄에 시달리는 게 현실입니다. 의원실 역시 항의 전화로 일하기 어려울 정도의 상황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고 합니다.

의원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도대체 입장이 뭐냐 똑바로 설명해달라”는 정도의 요구는 애교 수준이라는 전언입니다. 하지만 금·박·김이 당이 균형 감각을 잃지 않게 해주고 중도층을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필수불가결한 존재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민주당도 ‘조국 내전’ 논란을 일단락 짓기 위해 금 의원 지역구에 공천 신청을 했던 김 변호사를 청년 인재 자격으로 다른 전략선거구 등에 우선배치하기로 했습니다. 금 의원과 김 변호사를 동시에 배려한 조치로 선거를 앞두고 중도층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온 판단이라는 분석입니다.

앞으로 이들 금·박·김 소장파가 21대 총선에서 생환해 소신발언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할 만한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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