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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국 내 韓국적자 106만명 거주…코로나 보호대책 비상걸린 정부

2020/03/30 14:24:43매일경제
미국 내 106만명에 이르는 한국 국적자들이 코로나19 감염 리스크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매일경제 취재 결과 현재 미국에 거주하는 재외 한국동포는 무려 254만명으로 이 중 42%인 106만명이 기업 주재관 등 한국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 국가 중 가장 많은 한국인이 미국에 체류하고 있음에도 문재인 정부는 아직까지 종합적인 재외국민 보호대책을 수립하지 않고 있다.

30일 매일경제신문이 2019년 기준 재외동포재단의 전세계 재외동포 현황 자료를 확인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미국 내 재외동포는 254만6982명에 달했다.

이 중 미국 시민권자인 148만 2056명을 제외하고 기업 주재원, 유학생, 장기 체류자 등 한국 국적의 체류자는 106만4926명에 이른다.

재외동포법 상 분류되는 재외동포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외국에 장기체류하거나 영주권을 취득한 사람 ▲국적을 불문하고 한민족 혈통을 지닌 사람으로써 외국에서 거주·생활하는 사람 등 두 가지 범주를 포함하고 있다. 106만명은 이 중 전자에 해당한다.

그간 문재인 정부는 한국에서 신천지 교인들을 발단으로 뒤늦게 폭발적으로 증가한 코로나19 감염 사태를 막느라 재외국민 보호 대책을 선제적으로 수립하지 못한 상태였다.

중국 우한과 이탈리아 등 심각한 발발지역에서 입국 희망자들을 파악해 본국으로 소환시키는 '전세기 대책'이 사실상 선제 수단의 전부에 해당한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3월 초부터 코로나19 진단테스트 역량을 강화한 뒤 최악의 대도시 인구밀집 지역인 뉴욕시를 중심으로 방대한 감염 확진자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재외동포재단 보고서를 보면 뉴욕주 내 한국동포는 42만1222명에 달한다. 이 중 한국 국적자는 19만9999명으로 전체의 47%에 달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미국 최대 한인동포 밀집지역인 로스앤젤레스(LA)의 경우 무려 67만6709명의 한국 동포가 살고 있다.

LA 전체 동포 중 한국 국적자는 25만918명으로 LA와 뉴욕주 두 지역만 합산해 45만917명의 한국민이 점증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공포를 목도하고 있다.

미국에서만 경기도 수원시 전체인구(119만명)에 맞먹는 106만명의 한국 국적자가 체류 중임에도 현 정부의 재외국민 보호 대책 수립 움직임은 아직 가시화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지난 29일 매일경제신문이 LA 내 7000명 이상 한국인 유권자가 마스크도 없이 4월 1일부터 LA총영사관에서 재외국민 투표를 할 것이라고 보도()한 다음날인 30일에서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주뉴욕·로스앤젤레스·보스턴·샌프란시스코·시애틀·시카고·애틀랜타 등 미국 전역의 선거사무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조차도 현지 한국인들의 활동 범위를 제한하는 수동적 조치일뿐, 정작 재외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마스크 등 보호장구 공수 등 선제적 대책은 전무한 상태다.

가장 걱정인 점은 현 청와대 내에서 재외국민 보호 정책을 인지하고 있는지 여부조차 감지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일례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전화통화를 했지만 미국 내 체류 중인 재외국민 등 한국동포 보호대책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24일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배포한 서면브리핑 내용을 보면 총 23분의 대화에서 ▲의료장비 지원(트럼프 대통령 요구) ▲미FDA 신속승인(문 대통령 요구) ▲한국의 코로나19사태 호평(트럼프 대통령) ▲한·미 통화스왑 체결 평가 ▲주요 20개국(G20) 화상정상회의 ▲일본 도쿄올림픽 연기 관련 대화만 오갔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내 한국민들을 잘 보호해달라"는 취지의 재외국민 관련 대책은 강 대변인 서면브리핑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해외에 파견돼 근무하는 한국민들의 보호대책이 일본 도쿄올림픽 의제보다 못 하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는 대목이다.

정부의 비현실적인 마스크 규제완화 대책도 미국 내 직원과 가족과 친지를 둔 이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기업이 미국에 파견 중인 직원의 안전을 위해 보건·수술용 마스크를 지원하고 싶어도 발송인이 부모와 자녀, 배우자로 한정돼 보낼 수 없다. 설령 직계존비속이 보내더라도 한 달을 기준으로 최대 8장밖에 허용되지 않는다. 또 이를 발송하기 위해 우체국을 방문할 때는 사전에 발급한 주민등록등본과 가족관계증명서를 보여줘 직계 여부를 확인받아야 한다.

30일 매일경제신문이 실제 서울 시내 한 우체국을 방문해 미국과 일본 등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을 위한 마스크 발송 실무 절차를 확인한 결과 이 같은 원칙이 그대로 현장에 적용되고 있었다. 더구나 미국에 가장 빠른 항공 특송인 '국제특송(EMS)'을 이용하더라도 미국에 도착하기까지 앞으로 한 달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A우체국 관계자는 "항공 운항편 감소로 현재 미국과 일본 모두 EMS 발송 시 도착 때까지 한 달이 소요된다"며 "일본은 도쿄·오사카 단 두 곳에만 발송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단지 대한민국 정부만의 책임 문제가 아니다.

미국 현지에 한국 직원들을 파견 보내 가전·반도체·자동체·유화 등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삼성·SK·현대차 등 국내 기업들의 주재원 안전 관리도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현재의 급격한 감염자 증가세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4월 12일 부활절을 기점으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존스홉킨스대는 현재의 감염세가 정점에 도달하는 중간 과정도 아닌 "이제 시작(at the beginning)에 불과하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현지 주재원들이 미국 내 급격한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의료시스템이 붕괴돼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불의의 사고를 당할 경우 등을 대비해 법적 배상 문제를 포함해 사전 보호조치 등 포괄적 대책을 수립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최소한의 보호장구인 마스크 지급마저 정부 규제로 회사 차원의 공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편 30일 오후현재 미국 내 코로나19 감염자는 14만 2500명으로 방역당국의 진단역량이 확대됨에 따라 기하급수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열흘 전 미국 콜럼비아대 제프리 샤먼 교수 연구팀이 내놓은 암울한 전망과 동조화하는 흐름이다.

샤먼 교수는 확산 초기 데이터를 가지고 향후 2주 간 확산 규모를 시뮬레이션해 오는 4월 초까지 감염확진자가 65만명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급속한 확진자 증가세가 바이러스 생존 환경에 불리한 여름철인 오는 7월 말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미국 버지니아주의 경우 아예 모든 학교의 이번 학기를 종료한 상태다.

4~5월 확산세를 볼 필요도 없이 코로나 확산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내린 조처다.

[이재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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